Automobile garage2019. 4. 25. 00:43

#0. 올해도 킨텍스... 정녕 킨텍스 직통 교통편은 없는가?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매년 모터쇼를 보러 다니는지라 올해도 카메라 가방 하나를 어깨에 걸고 킨텍스로 향했습니다.

 

자고로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하는 전시회 행사는 주말에 헬게이트가 열리는 것을 수도 없이 경험했기 때문에 월요일에 연차 1장을 던지고 울산에서 고양 킨텍스, 그리고 다시 울산으로 복귀하는 당일치기 일정을 만들었습니다. 킨텍스 좀 드나드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수도권에 거주하고 자가용 자동차가 있다면 접근성이 그럭저럭 나쁘지 않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지옥과도 같은 접근성을 자랑하는 곳이죠. 그나마 2024년 경에 GTX 킨텍스역이 생긴다고는 하는데 아직은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운동보다는 야근과 더 친한 평범한 회사원이 체력 같은 걸 고려하지 않은 일정이었기 때문에 후에 지옥행 익스프레스를 타게 되는 것을 이 때는 알 길이 없었습니다.

 

 

 

그런고로 예매한 티켓을 들고 킨텍스로 향했습니다. 이 때가 4월 1일... 그러니까 만우절인데 왜 이제서야 모터쇼 후기를 만들고 있는지 여쭤보신다면 먹고 살기 바빠서라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나저나 서울모터쇼는 1전시장과 2전시장을 각 1회씩만 재입장을 허용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관람 스케줄 관리에 상당한 난관을 겪었습니다. 거 재입장 한다고 전시된 차가 닳는 것이 아니거늘 이런 거 가지고 야박하게 구는 건 상당한 불만입니다.

 

 

 

 

 

#1. 국산차 브랜드

 

▶ 현대/제네시스

매년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공개)를 선보이며 모터쇼 조직위원회의 체면을 살려주었던 현대였지만 올해는 달랐습니다. 코드네임 DN8으로 알려진 8세대 쏘나타의 최초 공개가 올해 서울모터쇼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019년 서울모터쇼 개최 직전에 자체 공개행사를 열어 모터쇼 시점에서는 이미 월드 프리미어가 아니게 되었죠.

 

 

현대가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수많은 모터쇼 부스를 만들어왔지만 이번만큼 컨셉이 확실한 적이 있었을까 싶습니다. 모든 역량을 8세대 쏘나타의 소개에 쏟아부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쏘나타+브랜드 이미지 메이킹 모델에만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그만큼 현대가 쏘나타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라고나 할까요. 메인 스테이지는 빌트인캠 등 쏘나타에 새로 적용된 기술을 홍보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쏘나타 외의 차종은 N 디비전 소속 모델들과 넥쏘가 전부일 정도로 그랜저, 아반떼, 싼타페, 팰리세이드, 포터, 스타렉스 등 현대차의 내수 시장을 먹여살리는 볼륨모델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부스 면적의 거의 대부분을 쏘나타에 할애했지만 그 중에서도 이미지 리더로서 내세운 모델은 쏘나타 터보입니다.

터보 모델과 기본 모델의 디자인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던 이전 세대 LF 뉴 라이즈와는 달리 DN8부터는 상당히 과격한 디자인의 에어로 킷을 장착하면서 한 눈에 봐도 터보 모델임을 인지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물론 전시 모델의 색상이 워낙 강렬한 탓도 있겠지만요.

 

엔진은 1.6 T-GDI가 올라가는데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다른 차종들과는 달리 204마력에서 180마력으로 디튠된 상태로 탑재됩니다. 사실 한 가닥 할 것 같은 외관과는 달리 흔히 볼 수 있는 다운사이징 모델이죠.

 

현대는 서울모터쇼에 뒤이은 2019년 북미 오토쇼에서 쏘나타 N과 N 라인의 출시를 공표했는데 여기에는 i30 N과 벨로스터 N에 탑재된 2.0 털곱등이 엔진을 더 강화해서 사용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쏘나타 라인업의 은근한 효자인 쏘나타 하이브리드도 8세대부터는 상당히 재미있는 아이템을 달고 나왔습니다. 바로 루프에 솔라 패널을 탑재해서 주행 및 주차 중에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죠.

 

물론 솔라 패널의 면적이 넓지 않아 충분한 전력 충전은 어렵겠지만 발전기, 배터리 등 전력 계통의 부하를 덜어줄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의 효율적인 운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라면 솔라 패널의 수명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겠죠.

 

 

 

 

 

 

 

DN8은 중형 세단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노란색을 커뮤니케이션 컬러(광고 등에 사용하는 대표 컬러)로 내세웠습니다. 기존에 중형차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의미가 강하게 담겨있는데 이 컬러가 공개되자마자 네티즌들이 도색을 꽃담황토색으로 비틀어 광고판과 탑 캡을 입히고 쏘나타 택시로 만드는 장난을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상 쏘나타가 해가 거듭할수록 일반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가장 큰 원인이 이것이라고 봅니다. 본인의 차와 똑같은 택시, 렌터카 등의 플릿 모델이 도로를 뒤덮는 것을 탐탁치 않아하는 소비자가 많은데 현대는 매번 신형 쏘나타가 나올 때마다 이번 모델부터는 택시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보도자료를 내기 무섭게 택시가 출고되곤 했죠.

 

개인적으로는 현대가 DN8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택시 전용 스킨체인지 모델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토요타 재팬 택시와 현재는 단종된 포드 크라운 빅토리아가 그 좋은 예시죠.

 

 

 

 

여담으로 쏘나타의 주간주행등은 원래 크롬 라인을 따라 후드 전체를 가로지를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간주행등 관련 규정 상 허용되지 않아 주간주행등이 크롬 라인과 이어지도록 그라데이션으로 마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디자인 포인트가 된 것은 사실입니다.

 

 

 

 

 

 

 

쏘나타와 N 디비전을 제외한 유일한 출품 모델인 넥쏘는 자동차가 아닌 그 무언가 취급이었습니다. 현 정부의 수소경제 추진 기조와 미세먼지 이슈를 다분히 노린 전시죠.

 

수소연료전지가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고압탱크에 저장된 수소와 함께 대기 중의 순수한 산소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흡기 계통에 강력한 에어필터와 포집장치를 부착합니다. 이를 통해 FCEV(수소연료전지 전기자동차)가 주행할수록 대기 중의 미세먼지가 줄어든다는 홍보를 하고 있지요. 위 사진은 미세먼지 정화 시연을 위한 전시물인데 평일이라 그런지 시연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세계에는 잘 알려진 외계인 고문실이 있습니다. 미국의 51구역(→스컹크 웍스), 독일의 슈투트가르트가 그 좋은 예시죠. 한국에는 서울 우면동, 대전 유성구와 함께 화성 남양읍 등에 외계인 고문실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는 남양연구소에서 스러져간 외계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자사의 고성능 자동차에 N이라는 표식을 붙였습니다.

 

N 디비전의 모태가 되는 모델은 i20 WRC입니다. 10년만에 WRC에 복귀한 이후 꾸준히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데 현대로서는 외계인을 쥐어짜내 삥뜯어낸 각종 기술의 실험대로 이 녀석을 적극 활용하고 있죠.

 

 

 

 

작년에 전시된 i20 WRC는 실차가 아닌 레플리카였지만 올해 선보인 녀석은 실제 경기에 투입된 차량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군데군데 상처가 남아있지요. 큐레이터에게 레플리카 여부를 질문했을 때 '전장을 달리고 돌아온 차'라는 답변을 받았는데 아무렴요. WRC는 전쟁입니다.

 

 

 

 

 

 

 

벨로스터 N은 현재 N 디비전 유일의 내수 모델입니다. 수동변속기만 탑재되는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기본형 벨로스터보다 까마득히 높은 판매량을 보이는 기이한 녀석인데 이는 그동안 한국에서 성능에 목말랐던 변태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현재는 현대기아차에서 사용 중인 건식 7단 DCT가 2.0 털곱등이 엔진의 토크를 버티지 못한다는 판단 하에 6단 수동변속기 사양만 출시되지만 습식 8단 DCT가 개발되어 내년 중으로 탑재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새삼스럽지만 N 디비전의 커뮤니케이션 컬러인 퍼포먼스 블루는 디지털 카메라로 색감 살리기 참 어렵습니다. 거기에 세이프티 카 사양이라면서 경광등이 없는 것도 특이하다면 특이하군요.

 

 

 

 

 

 

 

벨로스터 N 퍼포먼스 카는 그 이름과는 달리 파워트레인의 개량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N 퍼포먼스'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튜닝 파츠들의 적용 예시인데 카본파이버 에어댐, 알칸타라 내장재 등의 드레스업 파츠와 경량 단조휠, 대용량 브레이크 캘리퍼 등의 퍼포먼스 파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i30 N 라인은 경쟁모델인 K3 GT보다 완성도 면에서 더 낫다는 평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눈에 썩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기본형과의 외관 차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일까요.

 

 

 

 

현대 부스 밖에 전시되어 있었지만 어쨌든 현대차이니 여기서 소개합니다. 전기 시내버스인 일렉시티의 수소연료전지 탑재 사양인데 2018년 10월부터 울산 버스 124번을 시작으로 시범 운행을 실시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나저나 헤드라이트 베젤 디자인이 어째 대우 BS시리즈의 1세대 후기형이 생각납니다. 팬더 버스로 불린 그 시리즈 말이죠.

 

덧붙여 이번 모터쇼의 유일한 대형 상용차 쇼카이기도 합니다. 매년 모터쇼 발도장을 찍었던 만이 올해는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죠.

 

 

 

 

제네시스는 뭐... 길거리에 흔히 보이는 G90, G80, G70 패밀리만 깔아놔서 정말 볼 게 없었습니다. 하다못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차기 SUV로 예정된 GV80 떡밥이라도 살짝 뿌릴 줄 알았는데 말이죠.

 

 

 

다른 건 그렇다 치고 G90(舊 EQ900)이 페이스 리프트를 거치면서 새로 적용한 디자인은 호불호를 떠나서 제네시스라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잡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기아

현대 못지않게 기아도 선택과 집중의 부스 테마를 사용했습니다. 'RV 프로페셔널 기아'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세단 모델은 최대한 배제하고 SUV와 CUV 중심으로 부스를 구성했는데 정작 기아를 먹여살리는 쏘렌토, 스포티지, 카니발이 빠졌다는 것도 현대와 판박이입니다.

 

 

이 녀석이 공개되고 나서 모니터에 침을 뿜으신 분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모터쇼의 몇 안 되는 월드 프리미어 모델이지만 어째 심하게 친숙한 녀석, 컨셉트카이지만 컨셉트카같지 않은 모하비 마스터피스입니다.

 

파워트레인과 프레임은 그대로 유지하되 어퍼바디 플랫폼을 비롯하여 외관과 내장을 모두 교체하고 최신 ADAS(운전자 주행보조 시스템)를 적용하는 빅 마이너 체인지가 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차 자체의 완성도는 인정받았지만 10년 넘게 우려먹은 사골이라 상품성이라는 매력이 떨어졌던 모하비에게 내려진 특단의 처방이죠. 일단 기아 측에서는 팰리세이드, (곧 출시될)GV80 등 최신 SUV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사실 팰리세이드의 형제차로 텔루라이드가 있지만 이 녀석은 미국 조지아 주에서만 생산하는 미국 한정 모델이고 현재로서는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 없는지라 기아 SUV의 기함은 모하비가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적어도 S 엔진이 최신 배기가스 규제를 충족할 때까진 말이죠.

 

 

 

 

마스터피스라는 서브네임을 달면서 생긴 변화는 프런트 마스크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기아 특유의 호랑이코 그릴의 새로운 해석을 선보였는데 스파이샷을 보면 실제 양산 모델에서는 디자인의 기틀은 유지하되 저 특유의 우락부락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다소 순한 맛으로 바뀔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최초 공개 당시에는 수직 크롬 장식에 죄다 주간주행등을 박아넣는 위엄을 보여줬는데 제가 찾아간 날은 평일이라 그런지 주간주행등을 켠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풀 스킨 체인지를 공표하고 있지만 의외로 사이드 룩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간혹 프레임을 또 우려먹는다는 비난이 들리는데 프레임의 경우 의외로 설계수명이 긴 편입니다. 현대 갤로퍼에서 프레임은 그대로 두고 어퍼바디만 새로 제작해서 얹은 것이 테라칸이죠.

 

이런 프레임 장수만세는 한국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것이 벤츠의 승합차인 MB100이 1963년 첫 출시 이래로 2004년에 단종될 때까지 프레임을 단 한 번도 바꾸지 않고 우려먹은 전적이 있습니다. 굳이 이 차를 언급하는 이유는 3세대 MB100이 바로 90년대 도로를 장악한 쌍용 이스타나이기 때문입니다. 쌍용이 MB100의 OEM 생산을 하는 조건으로 벤츠가 쌍용에게 OM662 엔진을 제공하는 계약을 한 것이죠.

 

 

 

 

 

 

 

모하비 마스터피스와 함께 턴테이블에 올라간 모델은 작년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SP2 컨셉트를 살짝 다듬어 등장한 월드 프리미어, SP2 시그너처입니다. 현재로서는 3세대 쏘울과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녀석이 단종된 카렌스의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정식 출시 차명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한 상태입니다.

 

터스커, 트레이저, 트레일스터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바로 옆 동네에서 '스틱스'(...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그 강 이름 맞습니다)를 상표 등록했다가 정식 출시명이 '베뉴'로 결정된 현대 QX1의 사례를 보면 말 그대로 뚜껑 열기 전까지는 이 녀석의 이름은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2019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되었을 때 여러가지 의미에서 주목을 받은 이매진 바이 기아도 등장했습니다.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로 넘어가는 과정에서의 고민과 해법을 담았다고나 할까요.

 

최근 등장하는 컨셉트카들이 죄다 양산 직전의 파일럿 모델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오래간만에 모터쇼다운 '컨셉트'로서의 실험이 잔뜩 더해진 물건이 나왔습니다.

 

 

 

 

 

 

 

이 녀석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가장 주목을 받은 부분은 새로운 기아 엠블럼입니다. 1994년부터 현재까지 사용 중인 기아의 타원형 엠블럼은 썩 좋은 평판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매진 바이 기아에서 선보인 새로운 엠블럼이 과연 실제 양산차에도 적용될 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저는 모터쇼에서는 실내 사진을 거의 찍지 않는 편입니다. 귀찮거든요. 그런데 이 녀석의 실내는 한 번쯤 소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찍어봤습니다. 최근 유행하는 통짜 디스플레이가 아닌 21장의 디스플레이 패널로 클러스터와 센터페시아를 구성했습니다. 이런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국내에서는 애매한 포지셔닝으로 비인기 차종이지만 북미에서는 기아의 주축을 담당하는 쏘울의 3세대 모델입니다. 한국 사양은 서브네임을 붙여 쏘울 부스터로 판매되고 있지요.

 

이전까지는 패션카로서 홍보했지만 3세대 SK3부터는 MPV가 아닌 소형 SUV로 홍보 전략을 바꾸었습니다. 사실 최근의 SUV들은 정통 오프로더와는 거리가 멀기에 MPV를 SUV라고 부른다고 해도 크게 무리는 없는 상황이긴 하죠.

 

 

 

 

 

 

 

RV 테마의 부스였지만 RV가 아닌 모델도 있긴 있었습니다. GT 라인으로 섹션이 분리된 스팅어와 K3 GT가 그 주인공이죠. 사실 K3 GT는 제가 다음 차로 눈독들이는 모델이지만 지금껏 실물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국산 양산차를 보기 위해 모터쇼를 찾아간다니 이 무슨...

 

실물로 보고 상당히 맥이 빠졌는데 아닌 게 아니라 다른 좋은 색상 다 놔두고 왜 하필 화이트 컬러를 갖다놨는지 의도를 알 수 없었습니다. 각 패널을 구성하는 캐릭터라인의 조화가 상당히 강렬한 편인데 밋밋한 흰색이 이걸 다 잡아먹더군요. 레드 컬러나 GT 전용 오렌지 컬러였다면 인상이 확연히 바뀌었을 겁니다.

 

 

 

 

외계인을 갈아넣는다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는 N과는 달리 기아의 GT는 아직 이렇다 할 정체성이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GT라는 브랜드 자체는 기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제조사에서 사용하는 이름인데 GT에 대한 해석은 저마다 제각각입니다.

 

지금의 기아에서는 그다지 연상되지 않지만 국산차 연혁을 어느 정도 꿰고 계신 분이라면 현대와 합병되기 전의 80~90년대 기아는 똘끼가 철철 넘치는 공돌이 집단이었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GT 트림이 그 당시의 기아만이 보여줄 수 있었던 실험정신을 표현하는 디비전이 되었으면 합니다. DL3로 알려진 3세대 K5부터는 GT 트림이 다시 부활한다는 예측이 있는데 여기에서 뭔가를 보여줬으면 좋겠군요. 

 

 

 

 

K3 GT의 직접적인 경쟁상대는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아반떼 스포츠입니다. 아반떼 스포츠와의 가장 큰 차이는 5도어 해치백 사양을 제공한다는 것이죠. 실제로 K3 GT의 계약 중 80% 이상이 5도어 사양이라고 할 정도로 해치백은 K3 GT의 아이덴티티가 되었습니다. 한국이 해치백의 불모지라고는 하나 기본형 K3와 가장 차별화되는 포인트라는 점에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죠.

 

유럽 한정 모델인 씨드의 3세대 모델과 상당히 유사한 패스트백 디자인을 기반으로 하기에 씨드를 한국에서 탈 수 없는 입장에서 한국형 씨드로 봐도 좋을 모델이기도 합니다.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이지만 그와 동시에 기아의 아픈 손가락인 K9입니다. F 세그먼트의 특성 상 차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면 팔리지 않는데 K9은 그런 대중차 브랜드의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죠. 그러니까 에센시스 언제 출범하는거냐 기아야...

 

 

 

 

▶ 쌍용

한국지엠의 몰락과 티볼리의 폭발적인 인기로 어느덧 국내 판매량 3위 제조사로 이름을 올리게 된 쌍용입니다. 차덕후질 오래 하고 볼 일이군요. 쌍용으로서는 90년대 벤츠엔진 시대 이후로 맞이하는 오래간만의 전성기인데 차이점이 있다면 벤츠엔진 시대와는 달리 차의 완성도로는 그다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겠죠.

 

 

쌍용을 먹여살리는 캐시카우 모델은 티볼리이지만 쌍용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이름은 단연 코란도입니다. 전작인 코란도 C가 2.0 엔진의 유로 6 환경규제 탈락이라는 예상 외의 악재를 만나면서 판매량이 곤두박질치자 쌍용은 코란도 C를 이을 새로운 코란도를 선보였습니다. 일단 차명 자체는 '코란도'이지만 홍보문구로는 '뷰티풀 코란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파워트레인은 1.6 디젤에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존의 2.2 디젤은 세금 문제는 둘째치고 유로 6C 환경규제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쌍용아, 갈 길이 멀다...

 

 

 

 

실물로 처음 봤을 때 드는 느낌은 '티볼리 중짜'입니다. 물론 '티볼리 대짜'는 렉스턴이죠. 쌍용 부활의 핵심인 티볼리를 주축으로 하는 패밀리 룩을 이어가겠다는 의도가 보이는데 한 편으로는 티볼리의 디자인 요소를 답습하여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자동차 리뷰어들의 평을 빌리자면 이전 세대 코란도 대비 확연히 개선되었다는 평이 우세하나 안전사양 옵션질로 욕을 사서 먹는 중이기도 합니다. 모닝도 깡통부터 15만원짜리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무릎 에어백을 고가의 패키지에 묶어놓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죠.

 

 

 

 

 

 

 

 

 

 

 

 

 

얼마 전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의 장축 사양인 렉스턴 스포츠 칸은 유목민족의 왕에서 따온 이름이겠지만 사양이 사양인지라 '짐칸'의 '칸'으로 해석되는 일이 많습니다. 뜬금없는 장축 사양의 등장에는 후술할 콜로라도의 한국 상륙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추측이 가장 우세합니다.

 

십여 년 간 경쟁상대가 없는 독점으로 스포츠 시리즈를 신나게 팔았지만 이제 픽업트럭의 본고장에서 미국맛 픽업트럭이 직접 들어오기 때문에 쌍용도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죠.

 

 

 

 

그리고 이런 차들이 늘 그렇듯 오토캠핑족의 수요를 노린 캠핑카 사양도 등장했습니다.

 

 

 

 

 

 

 

잘 만든 차가 잘 팔린다는 명제의 반례로 자주 인용되는 티볼리입니다. 불명예스럽게도 완성도 면에서 동급 최하로 평가되지만 판매량은 반대로 가장 높기 때문이죠.

 

쌍용도 이걸 인지는 하고 있는지 이미지 확립을 위해서 2018년부터 티볼리 스킨을 입힌 랠리카인 티볼리 DKR로 다시 다카르 랠리 도전장을 던졌는데 이왕이면 이걸 가지고 오는게 쇼카로서 어필하기에는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르노삼성

작년 모터쇼부터 르노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르노삼성은 이번 모터쇼부터는 아예 르노삼성관과 르노관으로 두 개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듯한 구성을 선보였습니다.

 

 

르노삼성이 내세운 월드 프리미어 모델은 XM3 인스파이어입니다. 언젠가부터 대세가 된 쿠페형 SUV 시장에 르노 그룹도 출사표를 던진 것이죠.

 

월드 프리미어 모델이지만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받으실텐데 아닌 게 아니라 2018 모스크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적이 있는 르노 아르카나를 뱃지 엔지니어링하고 쇼카로 꾸민 버전입니다. 국내 시장에는 QM3로 팔리는 캡처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직까지는 컨셉트 단계인만큼 상세한 사양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르노 부스에서는 르노의 클래식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60년대 유럽의 골목을 누비던 에스타페트가 그 주인공이죠. 전시된 모델은 에스타페트 출시 50주년을 기념하여 2008년에 복원된 모델로 현역 시절에는 아이스크림 판매차량으로 활약했다고 합니다.

 

 

 

 

 

 

 

이 시점에서 굳이 에스타페트를 선보이는 이유는 에스타페트의 정신적 후속작이라 주장하는 이 녀석 때문이죠. 르노의 자율주행 컨셉트 모델인 이지 프로입니다. 자율주행 승용차 컨셉트는 많이 봤지만 자율주행 상용차 컨셉트는 상당히 흥미롭군요.

 

자율주행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서 운전에 필요한 요소를 줄이고 상용차 본연의 기능에 최대한의 공간을 밀어넣은 구성이 특징입니다.

 

 

 

 

지난 해부터 한국 시장에 도입된 마스터 밴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이자 르노는 마스터 버스의 한국 시장 출시를 공식화 했습니다. LCV 카테고리의 국산차로 이미 현대 쏠라티가 있지만 이 녀석은 가격정책의 실패로 시장에서 외면받은 전적이 있는지라 르노도 가격표 산정에 많은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도입 사양은 쏠라티와 거의 유사한 사이즈인 L3H2 타입으로 측면을 보면 극한까지 밀어붙인 휠베이스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 때문에 쏠라티보다 훨씬 더 길어보이는 효과가 있죠. 한국 시장에는 15인승과 함께 틈새시장이라 할 수 있는 13인승 모델이 추가됩니다.

 

 

 

 

그리고 이런 차들이 늘 그렇듯(2) 캠핑카 사양이 공개되었는데 캠핑카 사양의 경우 월든이라는 별도의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시 모델은 그 중에서도 상급 트림인 익스페디션입니다.

 

 

 

 

 

▶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와 GM 본사의 먹튀썰이 터진 이후 급속하게 쇠락해 결국 국산차 브랜드 판매량 최하위로 내려앉은 한국지엠은 이쿼녹스가 실패로 확정된 이후 재기를 위한 새로운 동력원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한국지엠이 선택한 카드는 이번에도 북미 시장의 베스트셀러를 한국에 들여오는 것입니다. 과연 이번에는 신대륙의 위상을 한국에도 정착시킬 수 있을까요.

 

 

지난 2018년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참고출품 자격으로 등장했던 트래버스가 한국 시장 정식 출시를 선언했습니다. 야심작으로 내놓았던 이쿼녹스가 가격 문제로 시장에서 참패하자 이쿼녹스의 실패를 만회할 주자로 급히 투입이 결정되었죠. 기본적으로는 미국 공장 생산이지만 한국 도입 사양은 전동접이 사이드미러 등 한국에서 필수로 여겨지는 일부 옵션이 추가됩니다.

 

문제라면 이런 한국 전용 사양을 만드는 사이에 현대 팰리세이드가 먼저 등장해서 시장을 선점하다 못해 싹 쓸어가 버렸다는 거죠. 이래서 인생은 타이밍이거늘...

 

 

 

 

트래버스는 대형(미국에서는 중형) SUV로 분류되지만 업랜더의 단종 이후 공석이 된 쉐보레의 미니밴 수요까지 함께 커버해야 하기 때문에 SUV로서는 이례적으로 3열의 거주성을 중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의 트렌드와 살짝 비껴가는 무뚝뚝한 바디라인도 그 결과라고 보시면 무방합니다.

 

 

 

 

 

 

 

 

 

 

 

 

 

출시 예고만으로도 쌍용을 벌벌 떨게 만든 콜로라도도 한국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의 자동차 판매량은 포드 F-150, 쉐보레 실버라도, 램 1500같은 풀사이즈 픽업트럭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드사이즈 픽업트럭도 어지간한 승용차의 몇 배는 팔아치우는 스테디셀러입니다. 미국이 괜히 픽업트럭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죠.

 

덧붙여 이번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은 포드와 지프도 콜로라도의 국내 상륙에 대비하기 위해 미드사이즈 픽업인 포드 레인저와 지프 글래디에이터의 국내 출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말한 미드사이즈라는 게 미국 기준 중형입니다. 한국 기준으로는 당연히 대형으로 분류되어도 부족함이 없죠. 한국 도입 사양은 2.8 디젤 엔진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작년의 ZR2 참고출품 당시 알려진 3.6 V6 가솔린 엔진은 당연히 한국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었을 겁니다.

 

문제라면 이 녀석도 미국 공장 직수입인데 미국에서 콜로라도 디젤 사양은 깡통에서는 선택이 불가능하고 위 출품과 같은 Z71 이상의 상급 트림에서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격 경쟁력 면에서 손실이 불가피하죠. 휘발유 엔진으로 내놓아서 아예 안 팔리는 것보다야 낫습니다만...

 

새삼스럽지만 저 우락부락하고 사각사각한 휠하우스를 보고 있자니 미국맛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미국뽕이 절로 차오르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것이 신대륙의 위상일지어니...

 

 

 

 

 

 

 

 

 

 

 

 

 

 

 

 

그리고 올해의 간보기용 참고출품, 신대륙의 기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풀사이즈 SUV인 타호입니다. 쉐보레에서도 이 놈보다 더 큰 SUV는 타호의 롱바디 사양인 서버번밖에 없죠.

 

한국에서는 동급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거대한 덩치 덕분에 플로어에 덩그러니 놓인 모델임에도 상당한 존재감을 자랑했습니다. 최근에는 비인기 색상으로 전락한 실버가 의외로 잘 어울리는 것도 한 몫 하고 말이죠.

 

 

 

 

 

 

 

 

카마로는 6세대 페이스 리프트부터 더이상 노란색을 커뮤니케이션 컬러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최근 전개되는 트랜스포머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범블비의 비클 모드가 5세대/6세대 카마로에서 원작인 G1을 따라 폭스바겐 비틀 1세대로 회귀했기 때문이죠.

 

 

 

 

6세대 페이스 리프트 버전의 쉐보레 엠블럼을 자세히 보면 십자가 한가운데가 뚫려있습니다. 이는 엠블럼이 라디에이터 그릴을 막아 냉각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하는데 브랜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엠블럼을 파내면서까지 냉각효율 향상을 도모한 쉐보레 엔지니어들의 고뇌가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 마스타

어디서 많이 보시던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 분이 계실텐데 자동차 정비체인으로 알려진 마스타자동차가 전기자동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마스타의 컨셉은 명확합니다. 안전규제 미달로 2021년 단종이 예고된 한국지엠 다마스와 라보의 뒤를 이어 관공서, 기업 등의 경상용차 플릿 수요를 노리겠다는 의지가 느껴집니다. 전시차량들이 죄다 현존하는 기업용 도장을 하고 있지요.

 

 

 

 

사실 이 차량들을 마스타에서 직접 개발한 것은 아닙니다. 중국의 지아위안이라는 회사에서 제작한 아이돌라 시리즈를 마스타가 들여와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이죠. 현재는 중국에서 OEM으로 납품받은 차량에 내수용 개조를 해서 출고하지만 향후에는 한국 공장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 녀석들의 이름은 픽업 사양인 마스타 밴과 승용 사양인 마스타 미니입니다. 르노 트위지와 같은 초소형 저속 전기차 카테고리에 포함되는 모델이죠.

 

 

 

 

그리고 이 쪽은 최고시속 100km/h이긴 하지만 어쨌든 80km/h를 넘으므로 고속 전기차로 분류되는 TS2입니다. 차의 체급을 보면 현재 중한자동차를 통해 판매 중인 북기은상 CK 시리즈와 유사한데 앞서 언급한 다마스와 라보의 단종 사유를 생각하자면 이 녀석도 원박스 캡오버가 아닌 1.3박스로 갔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까놓고 말해서 포터보다 더 위험해 보입니다...

 

 

 

 

그나저나 마스타 미니는 4인승을 표방하고 있지만 2열을 보면 2명은 커녕 1명이 타기도 버거워 보입니다. 마스타 직원의 귀띔으로는 형식승인 후 정식 출시 때에는 2열이 삭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하기야, 저 공간에 2명 타는 건 고문이야...

 

 

 

 

 

▶ 캠시스 / 그 외

 

 

캠시스가 지난 모터쇼에서 출품했던 초소형 전기자동차 PM100이 쎄보 C라는 이름으로 출시가 확정되었습니다. 에어컨, 히터, 창문이 달려있어 계절에 관계없이 달릴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영락없이 르노 트위지의 저격이죠.

 

의외로 캠시스의 전신인 코니자동차 시절부터 개발하던 소형 전기트럭 TX700e는 이번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TX700e는 2022년 경에 쎄보 T라는 이름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자동차 제조사는 아니었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부스 하나가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전시차에 시선이 쏠렸죠.

1994년에 단종될 때까지 단 78대만 생산된 전설의 국산차, 칼리스타가 그 주인공입니다. 영국의 팬더가 제작한 수제 스포츠카 리마가 베이스모델로 진도모피가 팬더를 인수하면서 리마에 이것저것 개수를 해서 시장에 내놓은 것이 칼리스타입니다. 그리고 진도모피의 자동차 사업부가 쌍용자동차에 매각되면서 쌍용 칼리스타로서 본격적인 양산이 이루어졌죠.

 

국산차 유일의 레트로 디자인 모델로서 특유의 외관 뿐만 아니라 코너링 등의 주행 밸런스 면에서도 우수한 스포츠카였다고 하나 자동차 문화가 매우 보수적이었던 당시의 인식으로서는 그랜저보다 더 비싼 2인승 승용차가 용납되지 않는 시기였기 때문에 극소량의 생산만 이루어졌고 그나마도 대부분 수출 물량으로 팔려나갔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수집용으로서의 가치는 다른 국산차를 아득히 초월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잘 보존된 상태로 10여 대가 생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무튼 말로만 듣던 전설의 자동차를 직접 눈으로 보게 된 것은 상당한 수확이었습니다. 물론 부스에서는 자동차 세차용품 전시대 신세였지만 이 차의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눈이 돌아갔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part 2. 수입차 브랜드

 

▶ 포르쉐

폭스바겐 AG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그룹으로 수도 없이 많은 산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번 모터쇼에 출품한 폭스바겐 AG 소속의 제조사는 포르쉐 뿐이었습니다. 그나마 오래간만에 힘 바짝 준 부스를 구성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요.

 

 

포르쉐의 대표적인 캐시카우를 꼽으라면 강남 싼타페라는 이명이 붙은 카이엔일 겁니다. 그리고 포르쉐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으로 파나메라가 자리잡고 있지요. 하지만 포르쉐를 대표하는 모델을 꼽으라면 911을 선택하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그런 911의 최신 모델인 코드네임 992, 8세대 911이 한국에 처음으로 선을 보였습니다. 턴테이블에 올라간 모델은 그 중에서도 카레라 4S 사양이죠. 외형은 7세대 991과 큰 차이를 두지 않지만 파워트레인은 말 그대로 마개조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위 모델인 카레라 S의 제로백이 3.1초로 측정되었다고 하니 말 다 했죠.

 

 

 

 

911의 상징이라면 부리부리한 개구리 눈, 그리고 특유의 쿠페 루프라인입니다. 이 덕분에 자동차를 어렴풋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몇 세대인지는 구분하지 못할 지언정 911임은 누구나 알아볼 수 있죠.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씬 스틸러, 원조 개구리인 1세대 911 타르가입니다. 보존 상태가 훌륭하고 번호판에 '포르쉐 뮤지엄'이 박힌 것을 보아 독일 슈투트가르트 본사의 포르쉐 박물관에 모셔진 녀석을 한국까지 가지고 온 것으로 보입니다. 새삼스럽지만 클래식 스포츠카가 주는 아우라는 최신 슈퍼카와는 비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죠.

 

 

 

 

 

 

 

 

 

포르쉐의 엔트리 모델인 718 시리즈, 카이맨과 박스터는 작지만 매운 고추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고 봅니다. 물론 가격표도...

 

 

 

8세대 911과 함께 마칸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 공개되었습니다. 이 녀석은 별도 구획에 '모셔져' 있었는데 큐레이터에게 여기에 전시된 모델이 몇 주년 에디션같은 특별모델인지 질문했더니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평범한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라는 것을 알고 제 표정이 심드렁해진 것을 읽었는지 큐레이터가 변경점을 열심히 설명했는데 이걸 보니 기본적인 질문에도 답변을 못 하던 모 브랜드의 큐레이터와 비교되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정말 사소한 차이라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918 스파이더는 포르쉐의 모든 기술을 쏟아부은 집대성 격의 모델입니다. 슈퍼카의 범주를 뛰어넘은 포르쉐 유일의 하이퍼카로 페라리 라페라리, 맥라렌 P1과 함께 하이퍼카 트리니티를 구성하고 있지요. 이 셋은 모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918의 경우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의 LMP2 클래스에 투입되었던 레이스카용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식 제로백 2.5초에 실측 제로백 2.2초라고 하는데 어떤 수준인지 상상도 안 가는 레벨입니다.

 

918이라는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918대만 생산되었는데 이 중 한국에서 배정되어 판매된 수량은 3대입니다. 어차피 못 살 차이긴 하지만 포르쉐 본사가 한국에 물량 배정을 너무 짜게 준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919 하이브리드는 포르쉐가 2014년에 르망 24시 복귀를 선언하면서 내놓은 출사표입니다. 그리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 LMP1 클래스 종합우승 3연패를 달성하고 은퇴한 위엄 넘치는 기록을 가지고 있지요.

 

 

 

 

 

 

 

 

 

 

▶ 메르세데스 벤츠/메르데세스 AMG

매년 기합 바짝 들어간 부스를 선보여 모터쇼 조직위원회의 체면을 살려준 벤츠는 박물관을 차렸던 작년만큼의 센세이션을 남기지는 않았습니다. 부스 구성 면에서는 심심했지만 전시된 쇼카 자체의 힘으로 부스를 운영했다고나 할까요.

 

 

킨텍스 입구에 걸린 기묘한 현수막의 정체는 이 녀석, 비전 EQ 실버 애로우입니다. 벤츠의 공식 코멘트로는 1938년에 등장한 W125 레이스카를 모티브로 했다고 하며 벤츠 모터스포츠의 상징인 유선형의 은색 바디는 카본파이버로 제작했다고 합니다.

 

작년에 선보인 하이퍼카 AMG 프로젝트 원과 묘하게 비슷한 구석이 보이는데 양산차인 프로젝트 원과는 달리 이 모델은 벤츠의 미래의 컨셉과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모델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파워트레인 등은 모두 비공개이지만 EQ 브랜드를 달고 나오는 만큼 전기자동차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죠.

 

 

 

 

 

 

 

 

 

 

 

 

 

벤츠의 전기자동차 디비전인 EQ의 첫 고유 모델인 EQC입니다. 다소 평범해보이는 크로스오버 SUV의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의외로 408마력의 모터를 탑재한 고성능 모델이죠. '안락함'이라는 단어를 '존나 빠름'으로 해석하는 도길갬성 넘치는 엔지니어들의 습성을 아주 잘 반영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AMG 디비전 출범 50주년 기념작이자 AMG가 서브 브랜드로 독립한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고유모델의 이름은 이번에도 AMG GT입니다. 2도어 쿠페에서 4도어 쿠페로 바뀌었을 뿐 정체성은 동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AMG식 대답이라고 볼 수 있으려나요.

 

2도어 쿠페에서도 선보였던 특유의 롱노즈 디자인의 후드와 함께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패스트백 루프 라인이 이 녀석이 평범한 세단이 아님을 어필하고 있죠. 까놓고 말해서 포르쉐 파나메라 잡으러 나온 모델입니다.

 

 

 

 

 

 

 

 

 

 

작년 초에 공개된 4세대 A 클래스는 1년이 지나서야 한국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파생모델인 A45 AMG나 GLA 등은 사정이 좀 낫지만 노멀 A 클래스는 한국에서 그다지 인기 없는 소형차죠. 이번 세대부터는 A 클래스 최초로 세단 모델이 추가되었는데 이는 미국, 한국 등 세단 타입의 선호도가 기이하게 높고 해치백 타입은 불모지인 몇몇 시장을 노리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해치백만 줄창 나오던 차에 갑자기 세단이 추가되니 옛날옛적 프라이드 베타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A 클래스의 풀 체인지와 함께 A 클래스의 쿠페형 파생모델인 CLA도 2세대로 버전 업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4세대 A 클래스의 데뷔가 1년이나 늦춰지는 바람에 졸지에 2019년식의 싱싱한 신차 CLA와 데뷔 동기가 되었지요.

 

 

 

 

벤츠 유일의 정통 오프로더이자 'G 바겐'이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진 G 클래스는 39년간 우려먹던 사골 플랫폼을 버리고 3세대로 풀 체인지를 거쳤습니다.

 

이전 세대인 W463은 현역 시절에 안전성 평가를 제대로 받은 적이 없었고 말년에는 필러 강성을 비롯한 안전성 문제로 홍역을 앓았습니다. 한국에서도 G63 AMG의 오너였던 영화배우의 사망사고로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적이 있었죠. 3세대 W464는 캐빈 안정성 확보에 이를 갈고 달려든 덕분인지 올해 실시한 유로 NCAP 테스트에서 기어이 별 5개를 받아내는 성적을 거둡니다.

 

 

 

 

 

▶ BMW/미니

2018년은 BMW에게 잊고 싶었던 한 해였을 겁니다. 폭스바겐 AG 소속의 디젤차들이 배출가스 조작 혐의로 줄줄이 판매중지를 먹고 나가떨어지는 것을 팝콘 뜯으며 구경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차고가 죄다 불타있었으니 말이죠. 소위 '독일 3사'의 일원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승승장구하던 BMW의 이미지가 선망의 대상에서 기피 대상으로 한 순간에 무너진 탓에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눈물나는 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BMW가 메인 턴테이블에 올려놓은 모델은 컨셉트 M8 그란 쿠페입니다. 8 시리즈의 부활 선언 이후로 두 번째로 선보이는 8 시리즈의 컨셉트인데 4도어 쿠페의 베이스에 M 디비전 특유의 우락부락한 근육질 라인이 잔뜩 추가되어 있습니다. 이 덕분에 앞서 소개한 AMG GT 4도어와는 인상이 상당히 다르죠.

 

아직 컨셉트 단계인만큼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정확한 제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M5 급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듭니다.

 

 

 

 

 

 

 

 

 

 

6세대 7 시리즈는 올해 초에 페이스 리프트를 거쳤지만 프런트 마스크가 워낙 충격적으로 변해서인지 BMW 코리아는 아직은 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가지고 올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듯 합니다.

 

 

 

 

그 문제의 디자인은 여기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바로 BMW 최초의 대형 SUV인 X7이죠.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이 거대화되어 프런트 마스크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인데 앞서 언급한 7 시리즈의 페이스 리프트에도 이 거대 키드니 그릴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파격적인 인상 탓에 호불호가 갈리지만 어떤 의미로든 BMW 일가의 모델이라는 점에는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을 모습입니다.

 

 

 

 

X7과 7 시리즈의 경우 부스 상단에 별도의 라운지를 만들어 고객을 응대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현장 계약분을 노리는 듯한 구성이었습니다. 하기야, 서울모터쇼는 자동차 영업소 킨텍스 지점인 게 하루이틀 일은 아니었지만요.

 

 

 

 

i 비전 다이내믹스는 BMW의 향후 방향성을 제시하는 컨셉트 모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나오는 차들은 전부 저 멧돼지 콧구멍을 넣을 거라는 거죠?

 

i 시리즈의 일원으로 공개된만큼 양산되면 i3와 i8 사이의 포지션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개된 제원으로는 어지간한 FCEV급 주행거리인 600km를 달성했다는데 무식하게 큰 배터리를 달았는지, 전력효율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는지는 아직 알 길이 없군요.

 

 

 

 

 

 

 

2014년에 처음 출시된 이래로 줄곧 BMW 부스의 얼굴마담으로 자리잡고 있는 i8은 컨셉트카 시절의 도장을 거의 그대로 가지고 왔습니다. i8은 컨셉트카와 양산차의 디자인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지라 이 녀석을 보니 2010년 초반대로 돌아가 이 녀석의 컨셉트카를 처음 봤을 때가 생각나더군요.

 

 

 

 

 

 

 

 

 

M4 GT4는 이름에서 연상할 수 있듯 커스터머 레이싱에 특화된 사양입니다. 기본적인 포맷은 M4 쿠페에서 가지고 오면서 M4 GTS, M6 GT3 등의 부품을 사용하여 경량화를 도모하고 서킷에서의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정비성을 높인 사양이죠.

 

 

 

 

M2의 전신인 1M과 M2는 M 디비전의 일원이지만 한 가지 딜레마를 안고 있었습니다. 바로 M 디비전에서 사용하는 S 계열 엔진이 아닌 일반 양산모델의 N 계열 엔진을 사용한다는 것이죠. 이 때문에 골수 M 팬들에게는 서자 취급이었는데 M2 컴페티션으로 넘어오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N55 엔진에서 S55 엔진으로 변경된 것이죠.

 

S55 엔진으로의 변경에는 N55 엔진의 환경규제 탈락이라는 현실적인 배경이 있지만 이를 제쳐놓고도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선택입니다. 장점이라면 엔진 성능 향상과 M 디비전으로서의 정통성 강화, 단점이라면 무게 증가에 의한 코너링 퍼포먼스의 희생이죠. 후자의 경우 카본 옵션파츠를 둘둘 두르면 어느정도 해결되지만 이걸 하고 나면 M4 뽑을 돈이 나온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M5 인디비주얼은... 뭐 넘어갑시다. 언제나 있었던 고객주문 옵션인 인디비주얼 패키지 적용 사양입니다.

 

 

 

 

 

 

BMW 드라이빙 센터의 마스코트인 이세타도 오래간만에 모터쇼에 등장했습니다. 이세타는 원래 이탈리아의 이소에서 제작한 모델이지만 BMW가 1955년에 이소로부터 공장 째로 판권을 사온 이후 경영난에 시달리던 BMW의 훌륭한 구원투수가 되었던 전적이 있죠.

 

 

 

 

BMW의 이륜차 디비전인 모토라드는... 넘어갑니다. 오토바이는 몰라요.

 

 

 

 

미니 60주년 에디션은 공식 배포자료를 봐도 도저히 뭐가 바뀌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스트라이프가 추가되고 실내외 곳곳에 60주년 기념 엠블럼이 붙어있긴 한데... 이 정도 변화만 가지고 60주년 기념이라고 하는 건 상당히 김 새는군요.

 

 

 

 

미니 JCW 델라니 에디션의 '델라니'는 1971년에 개봉한 레이싱 영화인 '르망(Le Mans)'의 주인공 이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성능이 레이싱카 급으로 강화된 사양은 아니고 카본 파츠와 레이싱 스트라이프로 스포티함을 강조한 드레스업 사양입니다. 베이스 모델을 JCW로 사용한 것은 파워트레인의 수정 없이 레이싱이라는 테마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겠죠.

 

 

 

 

미니 JCW 컨버터블은 설명 생략합니다. 분명히 셔터 날릴 때에는 이걸 찍은 이유가 있었을건데 정작 글 쓰면서 생각나는 건 아무 것도 없군요.

 

 

 

 

미니 데이비드 보위 에디션은 영국의 전설적인 록 뮤지션인 데이비드 보위가 생전에 직접 디자인한 모델로 전 세계에 단 1대만 존재하는 특별 사양입니다. 사실 말이 디자인이지 타이어와 등화류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크롬으로 래핑한 사양이죠.

 

지난 1999년에 미니 40주년 기념모델로서 영국을 대표하는 스타인 보위에게 디자인을 의뢰한 모델인데 보위가 이 차를 디자인한 의도는 주변 환경과 구분할 수 없는 차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끊임없이 주변의 모습을 반사하여 자동차가 풍경에 녹아드는 것이 보위의 의도인데... 그 덕분에 사진 찍기는 심히 난감했습니다.

 

 

 

 

 

 

 

 

 

 

클래식 미니 일렉트릭은 외관 상으로는 1세대 미니의 최후기 사양인 미니 파이널 에디션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미니 엠블럼 자리에 전기 플러그 문양이 들어있는 것만 제외하면 말이죠. 이 차의 존재 의의는 일렉트릭이라는 서브네임에 걸맞게 파워트레인을 갈아엎어 전기자동차로 개조되었다는 데에 있습니다.

 

문제라면 모터쇼에서는 단 한 번도 후드를 열지 않아 이게 겉으로만 봐서는 1세대 미니로만 보고 넘기기 딱 좋다는 겁니다. 클래식한 외관과 전기 모터가 한 자리에 어우러진 괴리를 느껴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 푸조/시트로엥/DS 오토모빌

PSA 그룹 소속의 모델들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게트삘 가득한 기묘한 디자인일 겁니다.

네. 이 양반들은 올해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508은 중형 승용차이면서도 푸조의 플래그십 위치에 있는 모델입니다. 기존의 플래그십이었던 준대형 세단 607과 중형 세단 407의 통합 후속으로 개발된 것이 508이기 때문이죠. 이번 모터쇼에서 소개된 2세대 508은 작년에 데뷔했지만 외제차들이 늘 그렇듯 환경인증을 비롯한 각종 인증이 늘어지다보니 데뷔가 반 년 정도 늦춰졌습니다.

 

이왕이면 쇼카로서 최근 등장한 고성능 하이브리드 컨셉트카인 508 스포츠 엔지니어드 컨셉트가 등장했으면 좋았을 뻔 했지만 귀하신 몸을 모셔오기에는 운영비가 부족했던 듯 합니다. 

 

 

 

 

508의 경우 세단 포지션에 있는 모델이지만 실제로는 세단이 아니라 트렁크 해치와 리어 글래스가 함께 열리는 테라스 해치백입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감이 잘 안 온다면 기아 스팅어의 사례를 생각하면 됩니다.

 

 

 

 

 

 

 

 

 

 

시트로엥에서 선보인 C3 에어크로스는 C3 피카소의 후속모델입니다. 전작은 MPV였지만 후속작에서는 크로스오버 SUV를 표방하고 나섰는데 이는 MPV가 강세였던 유럽에서 MPV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됩니다. 위에서 보셨다시피 기아도 카렌스를 단종시키고 후속모델로 소형 SUV인 SP2를 준비하고 있죠.

 

 

 

 

 

 

C5 에어크로스는 푸조 3008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입니다. 시트로엥은 이 차의 강점을 '컴포트'라고 강조하면서 모터스포츠에서 쌓은 서스펜션 기술을 동원해 진동을 최대한 억제하여 승차감을 극대화했다고 하는데 사실 이 디자인 가지고 컴포트 하나만 강조하는 건 다소 아쉬운 홍보 전략이라고 봅니다. 범퍼 하단과 사이드 스커트에는 C4 칵투스에서 처음 선보여 문콕방지용 아이템으로 호평을 받은 에어범프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시트로엥의 서브 브랜드에서 PSA 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립한 DS 오토모빌은 그 출신답게 시트로엥의 색채를 강하게 띄고 있습니다. 애초에 이름부터가 시트로엥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모델인 시트로엥 DS에서 따온 것이니 말 다 했죠.

 

그런 DS 오토모빌이 처음으로 내놓은 모델은 DS3입니다. 데뷔 당시에는 시트로엥 소속이었지만 브랜드가 분리된 이후로는 자연스럽게 DS 오토모빌의 엔트리 모델이 되었죠. 이번에 소개되는 DS3 크로스백은 DS3의 2세대 모델인데 1세대 모델이 3도어 해치백이었던 것과 달리 2세대는 5도어 SUV로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유럽 시판 사양은 가솔린 엔진 3종, 디젤 엔진 2종, 전기 모터의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있으나 국내에 도입되는 사양은 디젤 1종이라고 하는군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는 하나 다소 아쉬운 선택입니다.

 

 

 

 

 

 

 

 

 

 

 

DS 오토모빌은 유럽과 중국을 주 활동 무대로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글로벌 스탠다드보다는 유럽 전용 모델과 중국 전용 모델을 따로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소개된 DS7 크로스백은 유럽에서 DS 오토모빌 브랜드를 통해 최초로 출시된 SUV 모델입니다. DS3 크로스백과 마찬가지로 유럽 사양에는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있으나 한국 사양은 디젤 1종만 수입됩니다.

 

프랑스 자동차 제조사들이 죄다 E 세그먼트 이상의 대형 세단을 생산하지 않다보니 프랑스 대통령이 이 차를 의전차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C 세그먼트와 동급으로 취급되는 준중형 SUV로서는 최고의 영예를 누리고 있다고 봐도 좋을 듯 하군요.

 

 

 

 

 

 

 

 

▶ 재규어/랜드로버

인도 타타그룹에 전세 낸 두 영국 친구들은 이번에 처음으로 월드 프리미어를 출품했다고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습니다. 문제는 그 문제의 레인지로버 벨라 SV 오토바이오그래피가 월드 프리미어인지 모르고 지나쳤습니다. 그것만 제외하면 언제나의 재규어와 랜드로버였습니다.

 

 

뭐... 비록 월드 프리미어는 지나쳤지만 월드 프리미어이면서도 턴테이블에 올려두지 않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를 원망하기로 하고 랜드로버가 턴테이블에 올려 핵심으로 내세운 모델은 8년만에 풀체인지된 레인지로버 이보크입니다.

 

최근 급속히 보급된 어라운드 뷰의 확장판으로 차량 전면 아래의 180° 반경의 노면을 화면에 표시하는 그라운드 뷰를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랜드로버는 시내 주행 뿐만 아니라 험지 오프로드 주행에도 그라운드 뷰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과연 이 차의 오너들이 오프로드를 달릴 지는 조금 고민해봐야 할 듯 합니다.

 

2세대 이보크에는 새로운 바디 컬러가 추가되었는데 위 사진에 보이는 '서울 펄 실버'입니다. 색상 이름이 다분히 한국 시장을 의식한 작명이죠.

 

 

 

 

 

 

 

재규어 F 페이스 SVR은 F 페이스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입니다. SVO는 유사한 이름의 포드 SVT가 문자 그대로 스페셜한 차들을 만들어내던 디비전이었던 것과 달리 고성능 엔진과 고급 내장재 때려박은 그저 그런 최상위 트림만 찍어내고 있는 듯 해서 다소 실망입니다. 물론 F 페이스 자체는 훌륭한 SUV이지만요.

 

 

 

 

재미있게도 재규어의 턴테이블을 차지한 모델은 다름아닌 재규어의 엔트리 모델인 XE입니다. 랜드로버의 턴테이블 주인공인 레인지로버 이보크도 레인지로버 가문의 엔트리 모델임을 감안하면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는 판매량 확보에 유리한 볼륨 모델 중심으로 부스를 운영하기로 한 듯 합니다. 어째 브랜드 성격과는 정 반대되는 행보라고 생각됩니다만...

 

 

 

 

모터쇼에 항상 SVO 딱지를 달고 나오던 F 타입은 오래간만에 평범(?)한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 마세라티

언제나의 마세라티입니다.

 

 

마세라티는 꾸준하게 한국 모터쇼에 참가하고 있지만 항상 부스 주변에 담을 쌓아 관람객의 출입을 통제하여 제한된 수의 인원만 부스에 출입하도록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줄 서는 시간이 아까워 매번 패스하는 부스이기도 하죠.

 

 

 

 

FCA 그룹에 인수된 이후 다소 휘청이던 마세라티를 부활시킨 일등공신인 르반떼에게 마세라티는 괴물같은 파워트레인을 선물했습니다. 르반떼 트로페오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이 녀석은 마세라티 역사상 가장 강력한 590마력 V8 엔진을 얹었습니다. 어딘가의 워보이들이 환호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 무식한 엔진을 올린 결과 제로백 3.9초를 찍는 무시무시한 성능을 발휘하게 되었죠. 마세라티는 이 녀석을 슈퍼 SUV로 홍보하고 있는데... 뭐 이쯤 되면 슈퍼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충분하지 않을까 합니다.

 

 

 

 

▶ 테슬라

이번 모터쇼에 처음 참가하는 테슬라는 국산차 취급인 쉐보레를 제외한 미국의 주요 자동차 브랜드들이 이번 모터쇼에 죄다 불참하면서 졸지에 유일한 미국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어... 사실 말이 참가지 전시 부스의 규모와 구성을 생각하면 어지간한 자동차부품 제조사 부스보다도 초라한 모습이었습니다. 던져놓고 말해서 중국산 전기자동차 부스가 구성 면에서 더 우월했으니까 말이죠.

 

어쨌든 테슬라는 현재 출시된 전 차종을 끌어모았습니다. 모델 S, 모델 3, 모델 X 순서인데 모델 3이 원래는 모델 E로 출시하려다가 상표권 문제로 E를 뒤집은 모양의 3으로 출시되었다는 후일담을 생각하면 테슬라의 작명 의도를 읽을 수 있죠. 쎾... 쎾쓰!

 

실제로는 차기작으로 모델 Y를 내놓아 'SEXY'로 완성시키는 것이 진짜 의도라고 하는데 모델 Y가 아직 나오지 않은 관계로...... 뭐 그런 겁니다.

 

 

 

 

모델 X의 리어 도어는 일반적인 양산차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걸윙 도어인데 테슬라는 이걸 걸윙 도어가 아닌 팔콘윙 도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마! 갈매기가 뭐 어때서? 부산 갈매기 무시하나!

 

 

 

 

 

▶ 토요타/렉서스

20년 전통 하이브리드 장인답게 부스의 모든 차량을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도배하는 게 일상이던 토요타지만 올해는 의외로 하이브리드가 아닌 녀석들도 제법 보였습니다. 그래봤자 한 손에 꼽을 정도지만요.

 

 

기아 스포티지, 혼다 CR-V와 함께 컴팩트 SUV의 대선배 격인 RAV4는 어느덧 5세대 모델로 변경되었습니다. 5세대 라브4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딱히 느끼기 어렵지만 기술적으로는 큰 변화를 맞이했는데 토요타의 새로운 모듈화 플랫폼인 TNGA가 적용된 것이 5세대 라브4의 핵심입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지역 특화 모델을 만들어 판매하는 토요타의 특성 상 플랫폼의 파편화가 상당히 심했는데 이는 곧 개발효율의 저하로 이어졌습니다. 4세대 프리우스부터 적용되는 TNGA는 차량을 구성하는 모든 부분을 모듈화하여 각 모델의 성격에 맞는 극도의 최적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AE86 스프린터 트레노의 정식 후속작으로 이니셜 D를 비롯한 레이싱 만화 팬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86은 아쉽게도 후속 없이 단종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습니다. 그 대신 86의 뒤를 이을 경량 스포츠카로 AE86과 함께 80년대를 풍미한 미드십 스포츠카인 MR2의 부활이 조심스럽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80~90년대 자동차의 팬으로서 묘한 감정이 들게 만드는군요.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절륜한 활약을 보이며 전 세계 자동차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지만 2000년대 초 환경규제라는 이름의 일본산 스포츠카 대멸종 시기에 길동무들과 함께 단종된 수프라가 17년만에 5세대로 부활했습니다. 전시 모델은 토요타의 고성능 디비전인 가주 레이싱의 손을 거친 GR 수프라 레이싱 컨셉입니다. 2020년 시즌 슈퍼GT의 GT500 클래스에 토요타를 대표하는 주자로 출전할 예정이죠.

 

5세대 수프라는 3세대 BMW Z4와 공동 개발되어 플랫폼을 공유합니다. 이 과정에서 4세대까지의 수프라가 고성능 GT카를 표방했던 것과 달리 5세대는 Z4와 마찬가지로 퓨어 스포츠카로 성격이 바뀌어 새로운 수프라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들에게 논란의 대상이 된 모델이기도 합니다. 재미있게도 3세대 Z4 또한 Z4의 팬들로부터 고유의 색이 옅어졌다는 이유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처지인지라 토요타와 BMW의 합작이 어떤 결말을 맺게 될 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수프라의 스타일링 또한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려 팬들로부터 논쟁거리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공개 사진을 보자마자 "수프라가 돌아왔다!"라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4세대의 에센스를 제대로 물려받았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더군요.  

 

 

 

 

 

 

 

 

렉서스는 새로운 컴팩트 SUV인 UX를 공개했습니다. '가장 이기적인 하이브리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있는데 어디가 이기적인지는 모르겠고 한국에는 시판되지 않는 토요타 C-HR의 렉서스 버전이라고 보면 무방합니다.

 

토요타의 최근 개발 기조에 따라 이 차에도 TNGA가 적용되어 있는데 C-HR과 UX가 함께 사용하는 GA-C 플랫폼 덕분에 UX는 동급 SUV 중 가장 낮은 무게중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군요. 열효율을 40%까지 끌어올린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언제나의 렉서스다운 장기자랑입니다.

 

 

 

 

 

 

 

 

 

 

 

 

 

 

LF-1 리미트리스는 렉서스가 플래그십을 표방하는 SUV 컨셉트카입니다. 렉서스 특유의 스핀들 그릴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이지만 내외장 디자인의 전체적인 테마는 일본을 상징하는 여러 요소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날카롭게 각이 선 곡선은 일본도에서 따왔다고 하는 식으로 말이죠.

 

파워트레인은 현존하는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 계열에서 사용하는 모든 구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하나 현재까지 밝혀진 구체적인 사양은 없습니다. 즉, 양산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렉서스는 '80점 전략'의 대표 사례로 손꼽히는 브랜드입니다. 특출난 장점은 없지만 이렇다 할 단점도 없어 고민 없이 선택하기에는 최적이라는 의미죠. 그 80점 전략과는 정 반대로 렉서스 디자인 팀의 모토는 <100명이 그럭저럭 만족하는 차보다는 단 한 명이라도 미치도록 열광하는 차를 만들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렉서스 디자인 팀이 지향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렉서스의 고성능 라인업인 F 시리즈라고 봅니다. 바로 이 RC F처럼 말이죠.

 

 

 

 

 

 

 

 

▶ 닛산

세계 5대 자동차 그룹 중 하나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일원이지만 닛산의 경영권을 놓고 벌어진 일련의 알력다툼으로 일본과 프랑스 간의 외교논쟁까지 벌어지게 만들어 회사 분위기가 상당히 좋지 않습니다. 과연 닛산이 분위기 쇄신을 위해 내놓은 새로운 전력은 무엇일지 알아봅시다.

 

 

닛산의 턴테이블을 장식한 모델 그 첫 번째, 6세대로 풀체인지된 알티마입니다. 인피니티 QX50에 적용되어 "닛산 아직 안 죽었다!"라고 강렬한 존재감을 어필했던 가변 압축비 엔진이 탑재되며 후술할 2세대 리프와 마찬가지로 자율주행 등급 레벨 2에 해당하는 프로파일럿 시스템을 갖추는 등 닛산에서 집어넣을 수 있는 최신 기술을 거의 다 집어넣은 것이 주요 세일즈 포인트입니다.

 

제 친구 중 하나는 이 사진을 보자마자 "사진에서 전방센서 에러 경고음이 들린다."라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이 친구는 5세대 알티마를 구입했다가 잦은 전자장치 결함으로 정비센터를 들락날락하다 1년도 안 되어 차를 처분했기 때문이죠. 과연 6세대는 ADAS를 비롯한 전자장비들의 신뢰성을 얼마나 확보했을 지 주목됩니다.

 

 

 

 

 

 

턴테이블의 주인공 그 두 번째, 2세대로 풀체인지된 리프입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에 토요타 프리우스가 있다면 전기자동차 판에는 닛산 리프가 있다고 할 정도로 리프가 세계 시장에서 가지는 인지도는 압도적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1세대 리프가 세계 최초로 양산된 전기자동차이니 말이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한국산 전기자동차가 먼저 시장에 뿌리를 내린 탓인지 프리우스와는 달리 그다지 힘을 못 쓰고 있습니다.

 

...뭐, 그런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2017년 말에 데뷔했지만 한국 시장에는 2019년에서야 출시가 결정되었습니다. 한국닛산이 캐시카이의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 건으로 환경부에게 호되게 얻어맞은 이후로 환경인증 때문에 신차 출시가 늦어진 것이 하루이틀 일이 아니긴 하지만 환경부가 쌍수 들고 환영할 퓨어 EV까지 이 지경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 혼다

다른 수입차 부스들이 자동차 자체에만 포커스를 맞춘 것과 달리 혼다 부스는 몇몇 국산차 부스들과 같이 자동차에 적용되는 첨단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섹션을 따로 구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혼다 센싱'이라는 이름으로 혼다 자랑거리인 ADAS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시죠.

 

 

어코드 터보 스포츠는 외형 상으로는 노멀 어코드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혼다의 시그너처 중 하나인 시빅 타입-R의 2.0 터보 엔진을 얹고 10단 자동변속기를 물린 위엄 넘치는 파워트레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혼다의 메인 스테이지를 장식하고 있음에도 턴테이블 장치가 되어있지 않아 리어 뷰를 볼 수 없도록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10세대 어코드가 전반적으로 높은 완성도로 호평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혼다의 정신적 지주인 스포츠카 NSX와의 접점을 무리하게 만들려다 멀쩡한 세단의 뒷태를 말아먹었다는 혹평을 의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빅 스포츠는 북미형 10세대 시빅의 풀 옵션 사양인 시빅 투어링을 기반으로 북미형 시빅 스포츠 트림의 디자인 요소를 섞은 한국 전용 사양입니다. 한국에서는 어코드 터보 스포츠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스포츠 시리즈이죠.

 

1.5 터보 엔진을 탑재하여 한국 시장에서는 아반떼 스포츠, K3 GT 등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며 K3 GT를 고려하고 있는 저도 잠시 관심이 끌렸으나 변속기가 CVT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는 미련없이 포기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CVT 특유의 액셀 페달 조작을 무시하는 리니어한 엔진 응답과 인위적으로 집어넣은 변속패턴이 주는 위화감을 굉장히 싫어하거든요.

 

 

 

 

BMW와 마찬가지로 혼다는 사륜차 전문이자 이륜차 전문 제조사입니다. 이번 모터쇼에서 신형 모터사이클을 출품했다고 하는데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오토바이에 대해서는 문외한입니다. 혼다 이륜차에 대해 아는 내용은 1981년 자동차공업 통합조치 이전까지 기아산업(現 기아자동차)에서 기아혼다 브랜드로 한국에서 라이센스 생산했다 정도입니다. 아, 오토바이계의 AK-47 격인 혼다 커브는 풍문으로 들어서 압니다.

 

 

 

 

 

 

 

 

 

 

 

 

 

 

 

 

 

 

 

 

 

#3. 올해의 모터쇼가 남긴 것

 

소니 A7M3+24105G+C3EM+F60RM=2.23kg

 

이 날 2.23kg짜리 쇳덩어리가 촬영한 사진은 총 2110장, 쇳덩어리의 주인이 보행한 거리는 스마트워치 만보계 기준 28000보입니다. 집에 귀가한 시간은 만우절 다음날 새벽 12시 40분, 그 날 오전 회사에서 반쯤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매년 제네바 모터쇼~북미 오토쇼~상하이 모터쇼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라 거물급 월드 프리미어를 죄다 뺏기는 서울/부산 모터쇼이지만 그나마 이번 모터쇼에 읽을 수 있었던 흐름을 정리하자만 아래와 같습니다.

 

 

- 컴패니언 모델 배치 축소와 큐레이터 배치 증가

카메라를 들고 각 잡고 사진 찍으러 나간 사람들이라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컴패니언 모델의 배치가 줄었습니다. 국내 1위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기아차 그룹은 단 한 명의 컴패니언 모델도 세우지 않았죠. 대신 대부분의 부스에서 자동차를 돋보이게 하는 대신 자동차 자체의 강점을 설명할 수 있는 큐레이터의 배치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물론 알바생을 대충 교육시켜 세운 듯한 함량미달의 큐레이터도 몇몇 보였지만 전문성을 갖춘 큐레이터가 현장에서 직접 해설하는 정보는 모터쇼의 존재 의의를 더 돋보이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찍어온 사진만 보자면 저도 여자만 찍는 카메라 아재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요.

 

 

- SUV의 강세는 언제까지일까

SUV는 평생 내놓을 것 같지 않던 브랜드들이 SUV를 내놓는가 하면 MPV로 활약하던 차종의 후속이 SUV로 성격이 바뀌는 케이스가 부쩍 늘었습니다. 심지어 DS3의 경우 3도어 해치백에서 5도어 SUV로 정체성을 갈아엎었죠. 해치백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이런 현상이 발생할 정도로 SUV의 강세가 최근 몇 년 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도 원래는 SUV를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SUV에 공급과 수요가 집중되다보니 SUV 신차는 슬슬 식상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 초소형 전기자동차의 역습 feat. 중국

이번 모터쇼에서는 전기자동차를 출품한 부스가 많았지만 내연기관 자동차 없이 전기자동차만을 출품한 경우 한국 기업과의 합작 형식으로 중국산 초소형 전기자동차 제조사가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이 포스트에서는 마스타자동차의 사례만 소개했지만요.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기술적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고 중국에서 정부 차원으로 전기자동차 사업 육성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중국산 전기자동차가 세계 자동차 산업 전체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볼보 승용차 부문을 인수한 지리자동차의 행보가 그 대표적인 예시죠.

 

 

아무튼 연차 하루를 투자한 모터쇼 관람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내년에는 조금 더 발전한 모습을 기대합니다. 어찌 되었든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말이죠.

 

Posted by Litz Bla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