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zing terr.2010. 11. 23. 02:57

#0. 얼씨구?
사실 2010년도 G-STAR(이하 '지스타')가 개최되기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지스타가 부산에서 개최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여태까지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개최되는 줄로만 알고 있었기에 지스타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는데...
13일 경에 부산에 볼 일이 있어서 내려갔다가 지하철에 지스타 홍보광고가 붙어있는 것을 보고서야 올해 지스타가 벡스코(BEXCO)에서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년부터 개최지가 부산 벡스코로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여태까지 '걸스타'로 까여온 행사라고는 하지만 마비노기 영웅전, 스타크래프트2 등의 대박 타이틀이 지스타에서 공개된 전적이 있었던지라 부산국제모터쇼[링크]보다는 본업에 충실한 행사임은 분명했습니다.
거기에다 올해에는 SCEK가 그란 투리스모 5를 들고 5년만에 참가하고 블리자드가 디아블로 3을 들고 나온다는 소식에 이미 관련 커뮤니티는 개최 전부터 폭주 직전의 과열 상태.

저는 사실 게임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닙니다. RPG, 특히 한국산 게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MMORPG를 굉장히 싫어하는데다 게임 센스가 떨어져 어떤 게임을 잡아도 잘 한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굳이 지스타를 참관하게 된 이유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필요악이라고 했던 그것입니다. 걸스타. [......]
...위의 사유는 반쯤 농담이고 반쯤 진담입니다.

실질적인 원동력은 그란 투리스모 5입니다. '카덕'의 3요소[카메라덕후, 카(car)덕후, 카라덕후(...)]를 모두 가지고 있는지라 레이싱 시뮬레이터라 불리는 타이틀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일.
결국 이러저러한 이유를 갖다붙여 지스타를 참관하기로 마음을 굳히고 2010년 11월 19일, 헬게이트벡스코로 내려가게 됩니다. 



#0-1. 네놈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저는 DSLR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젠 구시대의 유물이라 할 수 있는 하이엔드인 미놀타 A200, 휴대폰 카메라보다도 떨어지는 스펙의 컴팩트인 소니 U20, 저보다도 훨씬 더 오래 사신 MF SLR인 미놀타 X-370이 전부이죠. 그리고 벡스코에서 사진촬영을 해본 경험이 몇 번 있기 때문에 제가 가진 장비로 촬영했을 경우 어떤 참사가 일어나는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빌릴까 하는 고민도 했지만 결국은 제 장비 그대로 사용하는 도박을 감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촬영 성공률을 높일 수단으로 스트로보를 추가하기로 했으나... 아뿔싸. 제 주변에는 미놀타(or 소니) SLR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고 스트로보를 가진 사람은 아예 없었습니다. 아니, 브랜드 불문하고 아예 스트로보 자체가 희귀한 물건이었습니다.
결국 주변을 수소문하여 필름 시대에 굴러다녔을 법한 낡은 스트로보 한 대를 빌릴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사둔 핫슈 어댑터가 있었기에 미놀타 스트로보가 아니라도 장착은 할 수 있었지만...
니콘 TTL이 지원된다고 쓰여있긴 하나 미놀타 기기에 니콘 TTL이 먹힐 리가 없지요. 그렇다고 스트로보에 발광량을 조절하는 장치도 없었고 바디에서 플래쉬 노출보정을 해도 먹히지 않았습니다. 어떤 조건에서도 스트로보는 닥치고 풀 발광.

......바디의 노출에 맞게 스트로보가 발광량을 조절하는 최첨단 TTL 시대에 스트로보 발광량에 맞춰 바디 노출을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오호 통재라.

이번 촬영에도 고행길이 훤히 보이는 상태에서 촬영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촬영장비인 미놀타 A200+정체불명의 스트로보. 옴니바운스가 없어서 휴지(...)를 붙여놓은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1. G-STAR 2010 관람기 혹은 촬영기
게임에 대한 조예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그에 따라 예전에 올렸던 부산 모터쇼 포스팅과는 달리 게임에 대한 분석은 거의 없을 전망입니다. 


- SCEK


- 처음으로 향한 곳은 당연하다면 당연히 소니 부스였습니다. 그란 투리스모 5 시연대가 있는 그 곳입죠.
전시장에 비교적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사진에서는 적은 인원만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자 관람객들이 들이닥치면서(...) 대기 라인에서 한참동안 기다려야 겨우 시연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PS1 시절 듀얼쇼크로 그란 투리스모를 접해본 이후 처음으로 만나게 된 그란 투리스모 5.
듀얼쇼크 대신 레이싱 휠로 접한 그란 투리스모 5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파워 스티어링이 달린 승용차 스티어링 휠을 생각하고 레이싱 휠을 잡았다가 묵직한 조향감각에 내심 당황했습니다. 실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보다도 더 힘이 들어가더군요.
그래픽이야 뭐... '카 라이프 시뮬레이터'라는 표현을 폼으로 붙이는 게 아니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촬영을 시작하면서 카메라를 A 모드에 놓고 셔터를 누르니... 아이고 맙소사. 자비심 없는 스트로보가 온 천지를 밝혔습니다.
TTL이 안 된다는 문제점이 시작부터 발목을 잡을 줄이야... 결국 촬영은 전적으로 M 모드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날은 카메라를 접한 이후로 M 모드를 가장 많이 사용한 날로 기록될 겁니다. [......]




- 건담무쌍 3. 시연용 버전에서는 유니콘 건담과 갓 건담만 사용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남들은 잘만 하던데 왜 제가 하면 자쿠도 몇 마리 못 잡고 폭사하는 건지...-┏


- 이 외에도 다수의 신작과 인기작들을 시연용으로 배치했습니다. 그 중 집고 넘어갈 부분으로는 3D 디스플레이 기술, 그리고 모션캡처 기술을 사용하는 플레이 스테이션 무브(이하 'PS무브').
게임의 하드웨어가 단순히 그래픽이나 속도의 향상에 그치지 않고 오감을 통해 직접 체감하는 형태로 진보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하지만 모션캡처에 있어서는 이보다도 더 진보한 녀석이 있었으니...


-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노이즈가 눈 뜨고는 못 봐줄 수준입니다.
A200의 ISO 400 노이즈는 요즘 나오는 DSLR의 ISO 6400~12800 노이즈와 비견될 정도로 심각합니다. 이런 녀석이 한 때는 저노이즈의 대표 격이었다니... 시대의 격차를 느끼게 합니다.
ISO 200까지는 그럭저럭 봐줄 만 하지만 ISO 400부터 노이즈가 급증하는 A200의 특성상 ISO 400 이상은 실질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감도입니다. 하지만 벡스코의 조명시설은 열악하기로 사진가들에게 악평이 자자한지라 고감도를 사용하지 않으면 촬영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다보니 ISO 400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고...

결국은 아래부터 나올 부스걸 사진은 본격적으로 보정하기 전에 니트 이미지로 싹 밀었습니다.
니트 이미지로 밀어도 자욱하게 깔린 노이즈를 보니 보정 의욕이 뚝 떨어졌습니다. [......]



- 한게임


- 많은 분들께서 모델분 사진을 올릴 때 성함까지 붙여서 올리지만 저는 성함을 알고있는 모델이 거의 없는데다 모델분에게 자신있게 건네드릴 수 있는 정도의 사진도 아니기에 본 포스트에서는 생략합니다.

- 킹덤 언더 파이어 2. 꽤 오래전에 전작을 접했었는데 지금에서야 정식 후속작이 나오는 것을 보니 뭔가...
전작은 전략 시뮬레이션이었지만 XBOX로 이식된 이후로는 전략 액션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정식 후속작인 2도 전략 액션으로 등장했습니다. 전략 시뮬레이션을 좋아하는 저에게 있어서는 아쉬운 변화였지요.








- 노출부족과 어긋난 색감을 보정하기 위해 참고자료로 다른 사람들이 허윤미 씨를 촬영한 사진을 봤습니다.
......보정 의욕이 확 떨어지더군요. 장비가 딸리면 실력으로 커버하면 된다지만 장비 딸리고 실력 딸리니 이건 뭐 수습불능...
계조? 제 카메라에 그딴 거 없습니다. OTL


- 테라는 MMORPG 게임이었기에 관심 밖. 촬영에만 집중했습니다. [......]
한게임을 비롯한 대부분의 부스에서는 게임 시연대와는 별도로 촬영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예전 지스타에서 DSLR 친위대(...)들이 게임 시연에까지 지장을 미쳤던 탓인지 이번에는 아예 게임 관람객과 DSLR 친위대를 분리했습니다.
촬영 부스의 컴패니언 모델 외에도 시연 도우미, 안내 데스크 등 여러 분야로 부스걸을 나눠 게임 시연과 홍보에 좀 더 최적화된 행사 진행을 보였습니다. 부산 모터쇼와는 대비되는 모습이죠.

제 카메라야 뭐... 부스 촬영에도 허덕이는 녀석이다보니 부스 외의 모델을 촬영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했습니다. OTL 










- 이 사진에서 실태가 드러납니다. 보정은 앞발로 했습니다. [......] 

- 그 외에도 꽤 많은 게임을 출품했지만 취향 밖이었던지라 기억을 못 합니다. -_-



- 마이크로소프트


- 2년만에 지스타에 참가한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의 출사표는 소니의 PS무브와 마찬가지로 모션캡처 기술을 이용한 키넥트(Kinect)입니다. 부스 구성도 사실상 키넥트에 올인한 형태이지요.




- PS무브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컨트롤러를 쥘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PS무브는 컨트롤러를 손에 쥔 채로 움직여 컨트롤러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데에 반해 키넥트는 사람의 관절을 직접 감지해서 컨트롤러를 쥐지 않아도 모션캡처가 가능합니다.
게임은 소프트웨어가 흥행을 결정한다고 하지만 하드웨어적으로는 키넥트 쪽을 더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현장에서의 반응을 보면 소프트웨어만 적절하게 받쳐주면 키넥트는 제법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덧붙여 시연 도우미들이 따라 춤추는 것이 꽤 귀여웠습니다. [......]
시연을 방해하지 않으려면 스트로보를 켜지 않아야 하는데 스트로보 없이는 셔터스피드 확보가 안 되는 상황...
결국은 못 찍었습니다. -_-




- 마이크로소프트는 별도의 촬영 부스가 없었던 대신 안내 데스크가 촬영 부스 역할을 겸했습니다. [...]

 




- 온게임넷


- 아예 5톤급 이동스튜디오 차량을 들고와서 현장촬영을 하더군요.
지미집 카메라에 역기용 무게추를 달아놓는다는 것은 이 때 처음 알았습니다. [...]




- 이거슨... 멀쩡한 사람을 가둬서 게임 끝판 깰 때까지 풀어주지 않는다는 전설의 3D예능프로그램, 켠김에 왕까지 녹화현장 되겠습니다. 이 사진을 촬영할 당시에 카트라이더를 5시간째 플레이하고 있었습니다.

......13시간만에 촬영이 끝났다고 합니다.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야... ;ㅁ;



- 네오위즈 피망


- 배경이 전광판. 이건 뭐 사진을 찍으라는거야 말라는거야... ;ㅁ;




- "아 그러니까 가리지 좀 말라니까요!"
잠시 방심하면 어김없이 옆 사람이 프레임을 비집고 들어옵니다. 여러 모로 촬영에는 악조건이었습니다.




- '보글보글'이라는 게임을 기억하신다면 저와 비슷한 세대로 80~9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일 것입니다. 타이토의 고전 타이틀로 버블보블과 퍼즐버블 두 가지 형태의 게임이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한국에서는 보글보글이라는 이름 하나로 알려졌지요.
네오위즈에서는 그 보글보글을 게임을 온라인으로 들여왔습니다. 이름하야 퍼블버블 온라인.

이 외에도 (사진에서는 빠진)SEED9 부스에서 캡콤의 고전게임 마계촌을 '마계촌 온라인'으로 부활시키고 네오위즈도 보글보글 외에도 (마찬가지로)캡콤의 인기 고전게임인 록맨을 '록맨 온라인'으로 부활시켰습니다. 고전게임의 연이은 온라인화가 의아스럽긴 하지만 옛날에 즐겼던 게임들이 옛 모습과 새로운 모습을 함께 지닌 채 다시 선보이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 덧붙여 이거슨 무보정 되겠슴다. 아이구 두야...



















- 분명히 AF 포인트를 얼굴에 맞췄는데도 AF가 얼굴이 아닌 배경판에 맞아버리는 불상사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덕택에 좋은 포즈와 구도를 많이 날려먹었습니다. 심도 부족으로 배경 못 날리는 것까진 이해해도 이건 아니잖아... OTL












- XL게임즈


- 신해철 옹께서 음악 파트에 참여했다고 알려진 MMORPG, 아키에이지의 부스입니다.
테라, 블레이드 앤 소울과 함께 MMORPG 대작 후보로 손에 꼽히는 게임답게 화려함의 극을 달리는 부스를 구성했습니다만... 앞에 언급했다시피 전 MMORPG 싫어합니다. -_-



- 휴식


- 지스타 2010의 입장권은 티켓 형식이 아닌 밴드 형식으로 손목에 부착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성인 요금을 지불하면 '19' 딱지가 붙은 밴드를 받게 되는데 이 밴드 없이는 19세 미만 이용불가 판정을 받은 게임을 시연할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청소년 요금은 2천원, 성인 요금은 5천원이었습죠.

.......근데 매표소에서 신분증 검사 안 합니다. 좀 삭아보이는(...) 고등학생이 사복 입고 성인용 밴드를 구입해도 그대로 패스 가능했었을 듯 합니다. -_-


- 배고픈 지스타.
휴식공간에는 총 두 군데의 임시 카페가 입점해 있었습니다. 문자 그대로 커피와 음료가 중심인 카페라 식사 삼아 먹을 것이 없었던 상황. 결국 닥터페퍼 한 캔과 초코머핀 하나로 점심을 때웠습니다. 계산서에는 4천원 크리. 이 돈이면 밥 한 끼가 나오거늘...


- 한게임에서 마련한 휴식공간에는 여러 대의 노트북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스타벅스를 함께 입점시킨 것을 보니 인터넷 카페 컨셉으로 만들어둔 듯 한데....

...브라우저가 IE6이었습니다. 두말 않고 크롬 깔았습니다.
사용을 끝내자 직원이 크롬을 지우고 있길래 직원에게 IE6 대신 하다못해 IE8이라도 깔아둘 것울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직원 왈, 최소한의 인터넷 요건만을 구축한 것이라 추가로 깔 수 있는 권한이 없다더군요.

한국 온라인 게임의 선두주자라고 자부하는 한게임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가 IE6을 방치한다... 라...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덧붙여 직원이 크롬을 지우는 사이 제 옆에 있던 사람은 노트북에 파이어폭스 깔고 있었습니다. [.......]



- 넥슨


마비노기 영웅전의 신 캐릭터 홍보모델로 발탁된 파이터 밥 샙 되시겠습니다. 쿠워어어




- ......밥 씨, 개그 잘 하시더군요. [...]
보시다시피 미녀와 야수. 밥 샙을 실제로 보니 그야말로 거인이 따로 없었습니다.



- 폭풍설사블리자드


-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디아블로 3 a.k.a. 헬게이트.




- "오게 두어라. 서리한이 굶주렸다."
국내 법규상 실제 도검류로 분류되며 길이 1.2m, 무게 8kg 가량이라고 합니다. 이걸 어떻게 휘둘러...-_-




- 블리자드 부스는 어두컴컴한 조명과 배경 탓에 유독 끝판왕 분위기의 사진이 많이 나왔습니다. 다른 분들의 사진을 보면 스트로보 광량으로 배경을 날려버리고 모델도 뽀샤시 수준으로 뽑아내던데 제 사진은 뭐...-_-
원본 사진을 보면 광량 부족 뜬 걸 이 정도까지 살려낸 것만 봐도 용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 ......왜 사진인데도 잡지 스캔 뜬 것 같은 이미지가 나오는 걸까요. 보정 할 때마다 느끼는 미스터리입니다.







- 황미희 씨의 별명이 '마녀'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부스에서 제대로 별명 인증하셨습니다. 마녀 포스가... -ㅁ-乃







- ......580EX 쓰시는 신원불명의 모 씨, 스트로보 좀 치워주시면 안 될까요.







- 맨 밑에 보이는 외쿡인에는 신경쓰지 맙시다.
스타크래프트 2 이벤트전. 일정 주기로 경기를 진행했는데 어느 시점에 유독 사람이 몰려 누가 경기하는지를 봤습니다.



- ..........[임]이다!!!!!!!!!!!!
그렇슴다. '그 분'이라고만 적어도 누구나 알아듣는 스타크래프트의 살아있는 전설, 황제 임요환 선생입니다.

이 경기에서 [임]이 바이킹으로 불사조와 거신을 개발살내고 승기를 챙기셨습니다. 아쉽게도 "이것이 한국의 민속놀이다!"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 영업종료전시종료





- 어째 이 모습은 모터쇼 때도 봤었던 것 같은데... 벡스코 행사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가는 듯 합니다.



#2. DSLR 시대에 하이엔드로 산다는 것
- 이번 달 말에 스트로보를 죽어라 써야 할 촬영이 예정된지라 이 날 촬영을 통해 스트로보를 손에 익힐 작정이었습니다. 그리고 A200의 한계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기에 A200의 극한을 끌어낼 각오로 임한 촬영이었습니다만... 결과는 위에 보시다시피. 스트로보가 있었음에도 예상보다 저조한 결과물에 또 한 번 좌절했습니다.

스트로보 TTL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핑계 이상의 것에 지나지 않겠지만... 솔직히 M 모드로 매번 촬영세팅을 바꿔가며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것은 힘들었습니다.
저광량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의지되는 것은 ISO라는 간단하고도 절대적인 진리를 또다시 뼛속에 각인하게 되었습니다.

- 촬영하면서 누구보다도 죄송했던 것은 모델분들이었습니다. 카메라 렌즈가 향한 것을 알아채고 포즈를 잡아주시는데...
A200은 망원+저광량 상태에서 AF가 극도로 느려집니다. 이게 어딜 봐서 AF명가 미놀타의 AF란 말인가...

DSLR이었다면 '드르륵 드득 삐빅!'으로 끝났을 AF가 A200에서는 '드르르륵 끄그극 끄극 끄르르르극 드르륵 드득 삐빅!' 수준이다보니 본의아니게 모델분에게 포즈를 긴 시간동안 강요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제 카메라를 향해 포즈 취하시느라 고생하신 모델분들에게 심심한 사과말씀을 드립니다.


- 벡스코에 내려가면 매번 고생을 합니다. 그리고 결과물에 매번 좌절하게 됩니다.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광량과 낮은 실용감도, 느린 AF, 떨어지는 촬영실력 탓에 촬영한 사진 중 건질 수 있는 것은 10% 남짓에 불과했습니다. 몇몇 부스에서는 부스 통째로 촬영물을 날려먹은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건졌다고 자부하는 사진도 다른 사람의 사진에 비하면 기술, 실력, 센스 등 모든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
사실 이번 사진도 보정하던 중 다른 사람이 올린 사진들을 보고 박탈감에 몇 번을 때려칠 뻔 했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이게 내 카메라고 이게 내 사진인데.
언젠가는 사진 밑에 성함을 넣어드리고도 부끄럽지 않을 사진을 찍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오늘도 포토샵을 켭니다.



#3. 2010년 국제게임전시회. G-STAR 2010.
- 이전의 지스타가 '걸스타'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폄하당했던 것이 싫어서였을까, 올해 지스타는 여러 모로 각오를 다졌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볼 수 있었습니다. 부스걸이 호객(...)에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고 행사의 진행과 관람객의 참여를 도울 수 있도록 배치했다는 것에서 전시회의 성격이 관객 수 늘리기에만 치중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사진이 목적이었던 사람들에게는 볼멘 소리가 종종 나오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이 전시회의 주인공은 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바람직한 변화였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부산 모터쇼도 보고 좀 배워라


- MMORPG의 천국인 한국에서 진행된 행사답게 국제 게임쇼임에도 MMORPG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습니다. MMORPG를 싫어하는 저에게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었습죠.
그 대신 상당히 의외였던 부분으로 아케이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상 외로 컸습니다. 비록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케이드 게임 부스가 제법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콘솔 게임과 PC 게임만이 게임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비시바시가 상당히 재미있어 보이더군요. -_-a

저는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리듬게임 아케이드 기기가 다수 투입된 데다 펌프잇업 차기작 프로모션이 공개되고 비매니 신작 기기가 투입되어 리듬게임 매니아들에게는 그야말로 축제였다고 합니다.


- 제가 게임을 좀 더 좋아했다면 더 즐겁게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남는 전시회였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는 하나 예전에 알려진 악명과 비고했을 때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싶은 행사였습니다. 게임 전시회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20만이 넘는 관람객을 모은 것을 봤을 때 이 행사는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겁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전 카덕입니다. 그 중에서도 자동차덕후로 지낸 시간이 대략 20년 가량입니다. 지스타의 성공을 보니 부산 모터쇼의 모습이 눈에 밟히면서 괜히 뒷맛이 씁쓸해집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던가...
Posted by Litz Bla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