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zing terr.2010. 6. 30. 21:43


리츠 : ...여기가 어디요?

의사양반 : 아, 병원이오. 안심하세요. 아.. 지혈대를 썼고, 응급 수술을 했어요.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이거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습니다.

리츠 : 발바닥에... 감각이 전혀 없으니... 어떻게 된 거요?

의사양반 : 아... 하필이면 티눈이 영 좋지 않은 곳에 났어요.

리츠 : 그건 무슨 소리요?

의사양반 : 에...어느정도 완쾌된 뒤에 말해 주려고 했는데, 잘 알아 두세요. 선생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발을 딛을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걸을 수가 없다는 것이오. 에, 티눈이 가장 중요한 곳을 지나갔단 말입니다.

리츠 : 뭐요? 이보시오, 이보시오 의사양반!

의사양반 : 안정을 취하세요. 흥분하면 다시 출혈을 할 수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걷질 못합니다.

리츠 : 나 이렇게 오래 있을 수가 없소... 전화, 전화좀 갖다주시오!

의사양반 : 이보세요! 여긴 지금 레이저 수술실입니다. 전화는 없어요. 당신은 다른 병원에서 안 돼가지고 이리로 왔어요.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날 뻔했습니다. 에... 전화 몸에 해로우니까, 그냥 푹 쉬세요.


......



리츠 :
뭐라고, 전화가 없다고? 아니 그보다도, 조금 전에 뭐라 그랬나, 날 보고 발 불구자가 된다구?
          걸을 수 없다, 그 말인가? 환자라니, 아니, 내가 환자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에잇 환자라니!! 내가, 내가 환자라니!!
          내가... 안 돼, 안 돼!! 내가 환자라니, 말도 안 돼... 티눈 네이놈, 이건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구! 말도 안 돼...
 








아니, 내가 고자라니!!!


..........위의 텍스트를 보고 이 분이 떠오르셨다면 당신은 인터넷을 줄이실 필요가 있습니다.



- 대략 3년 가까이 된 장수티눈(...) 두 개를 뽑았습니다. 오른발, 왼발 각각 하나씩. -_-;
군대 입대하기 전에 났던 티눈인데 약국에서 파는 티눈약으로는 빠지지 않아 결국 티눈을 빼지 못하고 군 입대, 전역 후 여태까지 제 발 밑에 붙어있었습니다. 워낙 오래된 놈들이라 아프거나 하진 않고 거슬리는 정도였습죠.

헌데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롱노즈 플라이어로 티눈을 뽑은(..........) 사진을 보게 되었습니다. 뽑혀나온 티눈의 흉물스러운 사진을 보니 이걸 그대로 내버려두지 못하겠더군요. 결국 피부과행.



피부과에서는 티눈 제거를 하고 나면 상처가 아무는 데에 대략 3주가 걸리고 제거 직후 1주일 가량은 물도 닿으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출혈과 통증은 옵션.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어차피 뽑아야 할 거, 가뜩이나 잉여스럽게 지내는 지금 시기에 뽑아버리죠.
안 그래도 집 밖으로 나갈 일이 거의 없는 시기라...
여름철에 물로 발을 씻지 못한다는 것은 좀 에러이긴 하지만 절뚝거리며 밖을 돌아다니는 것보단 낫습니다.

티눈 제거수술을 받고 절뚝거리며 집으로 귀가.
하필이면 귀가 도중에 출혈이 터져서 산지 한 달도 안 된 새 신발 깔창이 피범벅이 되었습니다. OTL


CO2 레이저로 수술을 한다던데... 집에 와서 상처를 살펴보니 레이저로 티눈을 직접 태우는 것이 아니라 티눈 주변을 태운 다음 가운데에 남아있는 티눈을 뽑아내는 방식을 취하는 듯 합니다. 아마도 뿌리까지 뽑아내기 위한 조치인 듯.
그에 따라 티눈 크기보다 몇 배 넓은 상처가 발생. 그것도 양 발에 말이죠. -_-

레이저 맞기 직전에 했던 국소마취가 풀리면서 슬슬 상처 부위가 따가워집니다. 종종 출혈이 터지기도 하구요. 앗 따거.



이리하여 대략 일주일 정도는 본의 아니게 방콕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출혈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데다 발이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말이죠. 끙...





- 지난 주말에 동아리 주최로 2박 3일 MT를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통영 비진도.

........일기예보를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는데 지난 주 금요일부터 포...포풍!폭풍을 동반한 장마가 올라온다는 일기예보가 떨어졌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섬에 간다고 하니 거 참...-_-;

결국 3일 내내 비가 오긴 했지만 예상과 달리 폭풍우는 아니었고 그저 그런 비 정도에 그쳤습니다. 당초 계획과 달리 바닷물에서 보낸 시간은 극히 적었지만 공기가 맑고 경치가 좋아 비닐우비 뒤집어쓰고 궁상 떨기는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2박 3일간, 그야말로 세상과 떨어져 유유자적하며 시간을 즐겼습니다. 진로문제고 이성문제고 할 거 없이 다 잊고서 말이죠.
복귀하는 차에서는 마치 속세로 돌아간다는 심정이었습니다. [.......]

비진도에서 울산으로 돌아온 다음 날, 하늘에 해가 쨍하고 뜬 걸 보며 이를 갈았습니다. 장마 온다매 이것들아!
하여튼 기상청 예측은 믿을 수 없습니다. 뭐, 진짜 기상청 예측대로 흘러갔다면 섬에 고립되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만.




2박 3일의 여정이었던 만큼 이것저것 소소한 이야깃거리가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꼽는 최고의 에피소드는 이것.

승용차 두 대로 울산에서 통영까지 가게 되었는데 일행 일부가 경로 중간에서 합류하기로 예정되었던 터라 울산에서 출발할 당시에는 7명의 인원이 각각 4명, 3명씩 탑승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4명 중 하나가 되었습죠.


그런데..... 3명이 탄 차량에는 운전자를 제외한 두 명이 커플이었습니다. 즉, 커플+운전기사. [..............]


분명히 두 대가 동시에 출발했는데 3명이 탄 차량이 상식적으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빨리 도착해 있었습니다. 제가 탄 차량도 거의 평균속도 120km/h 가량으로 결코 느리지 않았는데 말이죠.



도착한 뒤, 말도 안 되는 질주에 대한 운전자의 눈물어린 해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뒤에 탄 것들이 사부작대는 게 눈꼴시려서 존내 밟았다."




......상식을 깨부순 폭풍질주의 정체는 솔로의 한을 담은 분노의 질주였던 것입니다.

솔로의 분노는 세상 그 무엇보다도 무섭습니다.






- 내년부터 시행된다는 새 주소체계를 홍보한답시고 릿놈이 사는 아파트의 우편함에도 새 주소 안내판이 붙었습니다.
그런데 새 주소라는 것이...



구 주소 :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양읍 대안리 417번지 미도파아파트
신 주소 :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양읍 연안222 미도파아파트






......








......강렬한 콩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지금 사는 곳이 102동이 아니니 망정이지...-┏

Posted by Litz Bla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