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볼 거리가 없다고 투덜거리면서도 2년에 한 번씩 연례행사로 꼭 들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부산국제모터쇼죠. 한국에 단 둘 뿐인 모터쇼이지만 해외 모터쇼는 물론 서울모터쇼와 비교했을 때도 매번 볼 거리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는 하죠. 그런 만성적인 숙제를 안고 있지만 여전히 찾아가는 이유는... 뭐 그런 겁니다. 차덕후의 숙명이죠. 참새는 언제나 방앗간을 찾아갑니다.
어쨌든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도 올해는 모터쇼의 막바지가 되어서야 벡스코에 겨우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도 후기는 한 달하고도 반이 지나서야 깨작깨작 쓰기 시작하고 있죠. 모터쇼 후기 쓰려고 연차라도 내야 하는 걸까요.
첨부 이미지의 수가 약 170매에 달하기 때문에 모바일 접속 시에는 로딩지옥 또는 데이터 폭탄에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제조사 정렬 순서는 가나다순 그런 거 없고 철저히 작성의 편의성에 따른 것입니다. 덧붙여 모든 가로구도 사진은 가로 1000픽셀 크기로 리사이즈되어 있어 클릭하면 조금 더 큰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 현대자동차/제네시스
2세대 에쿠스의 후속모델이 3세대 현대 에쿠스가 아닌 제네시스 G90(내수출시명 EQ900)로 출시되면서 제네시스 브랜드가 런칭된 지도 약 반 년이 지났습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브랜드를 나누게 되면서 현대차와 제네시스 두 브랜드 각각의 성격을 어필하기 위한 부스 구성을 보였는데 사실 그 이면에는 마땅히 내놓을 이렇다 할 신차가 없었다는 사정도 한몫 한 듯 합니다.
현대자동차 부스의 메인에 오른 모델은 i20 WRC입니다. 이름 그대로 WRC(World Rally Championship)에 참가하기 위한 랠리 레이스 사양입죠. 2014년 부산모터쇼에서 1세대 i20(PB)를 기반으로 한 WRC 사양을 선보인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후속인 2세대 i20(GB)를 베이스로 삼은 모델을 내놓았습니다. 2016 시즌부터 투입되는 사양이죠.
사실 뜬금없이 이 차가 메인 턴테이블에 오른 이유는 이 차와 함께 더블 타이틀로 전시된 RM16 컨셉트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현대가 작년에 런칭한 고성능 디비전인 'N'의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한 쇼카로서의 역할이죠. BMW의 M이나 닛산의 니스모같은 역할을 맡기겠다는 것이죠. 이 때문에 현대가 BMW M을 총괄하던 알버트 비어만을 영입하기도 했죠. 덧붙여 N은 한국의 외계인 고문실 중 하나인 남양연구소에서 따온 명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이 녀석은 3도어 사양을 베이스로 개발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호몰로게이션*1 문제에 걸리면서 5도어 사양으로 개발했다는 웃지못할 후기가 있습니다. 그나저나 포스트를 한참 만들고 있는 와중에 i 시리즈 브랜드의 폐기 소식이 들리면서 이 녀석의 행보가 궁금해지더군요. 다른 이름으로 리네이밍해서 출전하려나...
*1 호몰로게이션(homologation) : 모터스포츠에 출전하기 위한 기준 승인을 의미하는데 랠리나 GT레이스같이 양산차를 베이스로 개조한 차량을 사용하는 레이스의 경우 일정 수량 이상의 판매량 또는 생산량을 가진 차량만 출전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세대 i20의 경우 3도어 사양은 호몰로게이션 신청서를 작성할 즈음에 WRC의 주관협회인 FIA에서 요구하는 생산량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어 5도어 사양으로 신청을 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i20 WRC와 함께 메인 턴테이블에 오른 녀석은 RM16 컨셉트입니다. 2012년 즈음부터 시작되었다고 알려진 프로젝트 RM은 2014년부터 실체화되어 RM14를 시작으로 매년 모터쇼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년 부스 구석만 지키고 있던 녀석이 주인공으로 올라온 것은 조금 의외군요.
고성능 모델은 판매량이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 자동차 제조사들이 고성능 모델 개발에 매달리는 이유는 개발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기술력 축적과 그에 엮인 다양한 부수입들 때문입니다. 현대는 RM 시리즈와 i20 WRC를 데이터 획득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사용한다고 말하고 있죠. 실제로 RM14의 경우 벨로스터 뒷좌석에 어거지로 엔진을 구겨넣은 수준이었다면 RM15는 실제 트랙 주행으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할 정도로 개량되었습니다. 그 성과는 올해 중으로 출시될 예정인 3세대 i30의 N 사양인 i30 N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현대는 모터쇼 현장에서 N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나름 용을 썼지만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그다지 어필하지 못한 듯 합니다. 사진을 촬영하면서 엿들은 대화들을 엮어본 결론은 '튜닝한 벨로스터'였죠. 뭐... 개조한 벨로스터가 맞긴 합니다. 껍데기만 남기고 뼈와 살을 통째로 들어내서 개조했을 뿐이죠.
RM16의 언더바디와 섀시 구성을 보시면 엔진이 운전석 바로 뒤에 위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RM이 Racing Midship의 줄임말이라는 것에서 이미 힌트가 나와있는데 이 차의 구동계 구성은 FF(앞엔진 앞바퀴굴림)가 아닌 MR(미드십엔진 뒷바퀴굴림)입니다. MR 구동계는 자동차에서 가장 무거운 부품인 엔진이 차량 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무게 밸런스가 우수하지만 뒷좌석을 만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승용차에서는 보기 어렵고 고성능 지향의 스포츠카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구성입니다.
양산에 근접한 컨셉트카만 내놓던 현대가 오래간만에 머나먼 미래를 내다보는 기묘한 형태의 물건을 들고 나왔습니다. N 2025 비전 그란 투리스모라는 기나긴 이름을 가지고 있죠. 개발 모토는 앞에 선보인 N 브랜드 차량들과 마찬가지로 고성능 차량의 개발 잠재력을 보여주는 목적이라는 설명이 붙어있습니다.
이 차의 이름에서 짐작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유명 레이싱 게임 '그란 투리스모'의 신작에 수록되는 것을 전제로 제작된 쇼카입니다. 그란 투리스모 5에 등장한 레드불 X2010과 유사한 케이스라고 보면 되겠지요. 그나저나 그란 투리스모*2라면서 생김새는 아무리 봐도 1인승 레이싱 머신인 것을 보면 이름과 실제가 따로 논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군요.
*2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 : 이탈리아어로 장거리 여행을 의미합니다. 영어로 번역하면 Grand Touring 정도가 되는데 자동차 이름표에 종종 붙어있는 GT는 대개 이것을 의미합니다. 먼 옛날 귀족 도련님들의 유럽 일주에서 유래된 용어로 초장거리를 고속으로 편안하게 달릴 수 있는 고성능 고급 자동차를 그란 투리스모 혹은 GT라고 합니다. 퍼포먼스에 올인한 스포츠카와는 성격이 다르죠.
...한동안 본업을 잊었습니다. 다시 설명충 모드로 돌아가죠. 어흠흠.
2세대 아반떼(XD)의 스포츠 트림이 등장한 이후 15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 5세대 아반떼(AD)에도 스포츠 트림이 추가되었습니다. 다만 2세대 아반떼 스포츠가 단지 아반떼 5도어 노치백 사양이었다면 5세대 아반떼 스포츠는 본격적인 고성능 사양이라는 차이가 있죠. 파워트레인은 벨로스터 터보와 마찬가지로 1600cc 감마 T-GDI 엔진이 탑재되었습니다.
4세대(MD) 시절에 출시된 아반떼 쿠페가 기본형 아반떼와의 차별화 실패로 소리소문 없이 망했던 전적 덕분인지 아반떼 스포츠와 기본형 아반떼의 외형 차이는 상당히 큰 편입니다.
이 차의 출시와 동시에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통칭 'KSF')의 아반떼 챌린지 부문 출전차량으로 결정되면서 많은 아마추어 레이서들의 선택을 받기도 했죠. 이 사진에 보이는 녀석도 그 출전차량 중 하나이고요.
유로6 엔진을 올린 것 외에는 특별한 개량 없이 장수만세의 조짐이 보이고 있는 그랜드 스타렉스는 그냥 나오기는 민망했는지 캠핑카 사양으로 등장했습니다.
현대기아차 최초의 전기자동차 전용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첫 작품인 아이오닉은 20년 전통 하이브리드 명가 토요타에게 정면승부를 거는 패기를 보였으나 시장의 평가는 냉담 그 자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야 뭐 20년의 세월을 하루아침에 꺾을 수는 없으니 당장 믿을 건 위의 사진에 보이는 일렉트릭 사양이겠죠.
아이오닉과 마찬가지로 출시되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철저하게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쏠라티는 스타렉스와 마찬가지로 캠핑카 사양을 메인으로 내놓았습니다.
샤워부스, 싱크대, 와인냉장고 등 캠핑카에 넣을 수 있는 온갖 장비를 끼워넣으면서 1억 1000만원이라는 위엄 넘치는 가격표를 책정받았습니다. 쏠라티가 비싸서 안 팔리는 차라는 걸 감안하면 아예 럭셔리 노선으로 잡겠다는 의도일까요.
쏠라티에 스크린을 씌워놓은 기묘한 형태의 전시물로 앞으로 등장할 쏠라티의 배리에이션을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 눈에 띄는 모델이 구급차 사양인데 과연 스타렉스 일변도의 구급차 시장에 변화가 올 것인지, 아니면 제2의 스프린터가 될 것인지는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군요. 스프린터 구급차 사양은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119 구급대원들의 평가가 영 좋지 않죠.
사실 개인적으로는 밴 사양의 컨버전보다는 출시가 예고된 1.2톤 트럭 사양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리베로 이후로 16년만에 다시 등장하는 보닛 타입 소형트럭이라서 말이죠.
유니버스 프레스티지는 올해 9월 추석 시즌부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인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후보 중 하나입니다. KTX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고속버스 업계를 살리기 위한 국토교통부 정책의 결과물로 항공기 1등석급 최고급 시트와 편의장비가 설치되는 대신 승차정원은 기존의 29인승 우등고속버스보다 8석이 줄어든 21석이 되었죠. 부스를 버스 정류장 컨셉으로 잡은 건 재미있는데 정작 버스가 정류장의 이미지와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최고급 차량이라 뭔가 미묘한 구성이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현대 엠블럼 들어갈 자리에 행선지 안내판이 들어가니 수출사양 냄새가 풀풀 나는군요. 유니버스가 해외에 수출될 때는 대부분 위의 사진과 같이 행선지 안내판이 엠블럼 자리에 들어갑니다.
현대자동차 부스 바로 옆에 위치한 제네시스 부스에서 가장 먼저 마주친 녀석은 G80 스포츠입니다. 이름 그대로 G80의 고성능 사양으로 기본형 G80에서 뭔가 벤츠 AMG스러운 리터칭이 더해진 것이 특징입니다.
그나저나 이 덩치에 크림슨 레드를 칠해놓으니 제법 튀는군요. 도로에서 만나면 존재감이 상당할 듯 싶습니다.
뭔가 소개순서가 바뀌었군요. 기존에 2세대 현대 제네시스로 팔리던 프로젝트 DH는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이후 제네시스 G80로 리네이밍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G80와 G80 스포츠가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공개)로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포트라이트는 그다지 받지 못했습니다.
2세대 제네시스와 G80를 나란히 놓고 보지 않는 이상은 두 차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페이스 리프트라고 하기도 뭐한 이어모델 수준의 변화만 주어졌을 뿐이죠. 사실 제네시스가 별도의 럭셔리 브랜드로 분리되는 것은 1세대 시절부터 이미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1세대 제네시스(BH)가 '현대의 실수'라는 별명으로 대호평받은 것은 다 이유가 있었죠. 그것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이것저것 악재가 겹치면서 계획이 수정되어 지금으로 미뤄진 것입니다.
현대와는 별개로 제네시스 브랜드로도 제네시스 뉴욕 컨셉트라는 이름의 컨셉트카를 내놓았습니다.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현대가 작년 말에 영입한 벤틀리 총괄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의 입김이 이 차에도 들어갔을지는 의문이군요.
제네시스의 첫 모델, G90의 바디와 섀시입니다. 현기차는 기본기가 부실하다는 평가를 의식한 것인지 제네시스 브랜드는 '본질'을 강조하고 있는데 냉정하게 보면 지금의 G90가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와 같은 초대형 세단과 경쟁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소형차 깎는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지만 수십~수백년간 기술을 쌓은 회사들과 싸워야 하는 대형차 시장은 녹록치 않죠.
▶ 기아자동차
모터쇼에 갈 때마다 매년 부스 구성에 감탄하는 기아차였지만 올해의 구성은 다소 실망스러웠습니다. 그 대신 예상을 깨는 차량을 몇 대 끼워넣으면서 모 요리만화에 나오는 그것마냥 (띠리링~)"오오?! 오오오오!!!"를 외치게 했죠.
기아 부스의 메인은 두 대의 하이브리드가 자리잡았는데 그 첫 번째는 K7 하이브리드입니다. 작년에 2세대 K5를 공개할 때와 마찬가지로 실내는 공개하지 않고 외관만 공개하는 전시를 취했는데... 사실 완전한 신차라면 몰라도 파워트레인 변경 사양에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싶습니다. 어차피 베이스는 시중에 팔리고 있는 그것에서 약간 손을 본 수준일텐데 말이죠.
메인 턴테이블에 오른 두 번째는 K5 PHEV입니다. 먼저 출시된 K5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에... 어디가 다른 거죠? 여성 모델이 깔고앉은 부분에 위치한 전기 플러그 덮개 정도?
출시 전까지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정작 출시 후에는 관심이 식은 아이오닉과는 달리 출시 전까지만 해도 반응이 시큰둥했던 니로는 의외로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습니다. 똑같은 전기자동차용 플랫폼을 사용했지만 하이브리드 시장 전통의 강자 프리우스와의 정면승부를 택했던 아이오닉은 처참하게 망했고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아닌 소형 SUV라는 관점으로 접근한 니로는 하이브리드 SUV라는 블루오션을 찾아내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먼저 데뷔한 QM3와 트랙스가 니로에게 시원하게 털려버렸죠.
다소 심심한 디자인과는 별개로 하이브리드 소형 SUV라는 카테고리는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창적인 물건이지요. 컨셉트카 시절의 개성 넘치는 디자인도 이어받았으면 더 좋았으련만...
특출난 장점은 없지만 그렇다고 딱히 모난 부분도 없다는 것이 니로에 대한 평가입니다. 다만 앳킨슨 사이클*3 엔진 특유의 소음을 잡아내지 못한다는 점은 니로와 아이오닉 공통의 숙제로 남게 되었죠.
*3 앳킨슨 사이클(Atkinson Cycle) : 고등학교 기술 시간에 배웠던 4행정 엔진 사이클인 오토 사이클(Otto Cycle)은 펌핑 로스라는 손실이 발생합니다. 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흡기/배기 시의 압축비를 다르게 하여 열효율 향상을 노린 것이 앳킨슨 사이클입니다. 특유의 복잡한 구조 탓에 토크와 출력을 높이기 어려워 자동차용 엔진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전기 모터로 엔진의 부족한 힘을 채울 수 있는 하이브리드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앳킨슨 사이클의 장점인 높은 효율이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최근 시판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엔진은 거의 대부분 앳킨슨 사이클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이 녀석이 나온다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실물로 꼭 보고 싶었습니다. (1)
사진으로만 봤을 때와 실물로 봤을 때의 느낌이 완전히 다른 차가 종종 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 있어 그 최고봉은 지금 소개하는 KCD-12 텔루라이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몇 달 전에 보도자료로 올라온 사진을 처음 봤을 때 저의 반응은 꽤나 시큰둥했습니다.
"뭐야, 이 깍두기는...?"
하지만 실물을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뭐야, 이 갓동차는...?"
대형 SUV의 본산인 미국의 디자인 센터에서 대형 SUV로 기획된 덕분에 무지막지한 떡대를 자랑합니다. 그 떡대에 직각의 미학이 뚝뚝 묻어나는 디자인을 두르고 있는 이 차의 존재감은 실물로 봐야 제대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기아 부스를 통틀어 가장 주목받은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장에서의 호응도 좋았습니다. 다만 안 그래도 큰 차에 인파가 우글우글해서 사진을 촬영하기는 매우 어려웠죠.
양산화된다면 당연히 6~7인승으로 조정되겠지만 컨셉트카인만큼 저 덩치에 4인승입니다. 현재 기아의 대형 SUV를 맡고 있는 모하비가 데뷔 10주년을 향해가는 만큼 텔루라이드가 모하비의 후속이 되리라는 예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도 텔루라이드의 양산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녀석이 나온다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실물로 꼭 보고 싶었습니다. (2)
왜건의 무덤 한국에서 오래간만에 선보이는 국산 왜건, K5 스포티 왜건(이하 'K5 SW')입니다. 유럽 시장에서는 판매가 확정되었지만 과연 이 차가 한국에서 팔릴 지는 의문입니다. 국산차인데 한국에서 못 살 걱정을 해야 한다니 이거 원... 유럽시장 전용 기아차인 씨드가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K5 SW의 조상이라고 볼 수 있는 차는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인 1998년에 출시된 파크타운입니다. 당시 기아의 주력 중형차였던 크레도스 2의 왜건 사양인데 얼마나 판매량이 처참했는지 기아 직원조차 파크타운의 정확한 단종시기를 모른다는 전설의 답변을 남기고 출시 1년도 못 되어 사라졌습니다. 먼 훗날 등장한 또다른 국산 중형 왜건인 i40 또한 판매량에서 맥을 못 추고 있죠.
K5 SW 근처에서 얼쩡거리고 있다보니 기아 직원이 찾아와 설문조사를 하더군요. 설문 결과를 종합해서 결과가 호의적이면 국내 출시도 고려한다나 뭐라나... 씨드도 그렇게 좀 들어와주면 안 되겠슴까. 네?
위에서 소개한 유니버스 프레스티지와 경쟁하게 될 기아의 프리미엄 고속버스 후보인 그랜버드 프리미엄 골드 익스프레스입니다. 이름 한 번 징하게 길군요. 파워트레인 공유 외에는 기술적인 접점이 없는 그랜버드와 유니버스인만큼 두 차의 인테리어를 비롯한 성격 또한 상당히 달랐는데 실차를 시승해본 버스 동호인들은 전장이 길어 실내공간이 더 넉넉한 그랜버드에 좀 더 후한 평가를 주고 있습니다. 물론 차량 구입은 버스 동호인이 아닌 버스 회사가 하는만큼 프리미엄 고속버스 경쟁의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요.
기아 부스에서 꽤 재미있는 물건을 들고 나왔는데 HUD를 사용해서 자율 주행을 체험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잠시 해볼까 싶었지만 줄이 너무 길어 포기했습죠.
▶ 한국GM
작년에는 그 큰 부스에 M400 스파크 빼고는 볼 거리를 눈꼽만큼도 준비해놓지 않더니 올해는 그럭저럭 모터쇼다운 구색을 갖췄습니다.
한국GM 부스의 메인을 장식하고 있는 차량은 국내 출시를 앞둔 2세대 볼트입니다. 쉐보레의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인 볼트는 1세대 시절부터 하이브리드가 아닌 '발전기 달린 전기자동차'라고 우기는 무리수를 뒀는데 기술적으로는 엄연한 직렬식 하이브리드입니다. 당장 저 위에 소개한 K5 PHEV만 하더라도 마찬가지죠.
아무튼 1세대 시절부터 한국에 들어오네 마네 말이 많았던 볼트는 2세대로 넘어와서야 한국시장 도입이 결정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PHEV 구조인지라 한국에서는 전기자동차 인증을 받지 못하는데 미국에서는 이게 전기자동차로 통과되면서 한국에서도 전기차 인증해달라고 징징거리다가 결국은 포기한 모양입니다. 뭐어... 그래도 하이브리드 보조금은 나오니 그걸로 퉁 칩시다.
덧붙여 볼트는 카마로, 임팔라와 마찬가지로 전량 미국 생산 분량이 수입됩니다.
트랜스포머 실사영화 시리즈의 범블비로 이름을 알린 5세대 카마로는 6세대로 넘어오면서 의외의 사양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5세대가 3600cc V6 사양의 RS 트림이었던 것과 달리 6세대는 6200cc V8 사양의 카마로 SS 트림이 한국에 들어오기로 결정된 것이죠. 아무래도 포드 코리아가 한국에 5000cc V8 머스탱 GT를 들여온 것에 자극을 받은 모양입니다.
상당히 놀라운 점은 455마력 6200cc 엔진을 얹고도 가격이 5100만원 선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가격 대비 마력만 따지면 국산차도 울고 갈 무시무시한 가성비죠. 물론 대배기량 OHV 엔진 특유의 극악한 연비가 오너를 반갑게 맞이하겠지만 애초에 이 차를 진지하게 구매선에 올려두고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점을 충분히 감안하리라 봅니다.
한국GM이 오래간만에 회심의 일격을 날렸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쏘나타 독주체제였던 중형차 시장을 엎은 쌍두마차 중 쉐보레 측 주자인 9세대 말리부입니다. 전작인 8세대 말리부와는 달리 심장병 딱지를 떼면서 국산 중형차 춘추전국시대를 여는 데에 한 몫을 했죠. 사진에 보이는 2000cc 터보 사양은 심장병 탈출을 넘어 제로백 6초 중반대를 찍는다고 하니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미국공장 수입차량인 임팔라와는 달리 말리부는 부평공장 생산입니다. 덕분에 후방 방향지시등이 평범하게 주황색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임팔라는 별도의 방향지시등 없이 제동등이 깜박거리는 미국식 방향지시등이 그대로 들어온 탓에 수많은 운전자들에게 빅엿을 선사하고 있죠. 사실 한국 법규만 보자면 미국식 방향지시등은 불법이지만 FTA의 영향으로 미국에서 생산된 차는 미국 법규만 지키면 문제없이 수입이 가능하다보니...
9세대 말리부는 사진에 보이는 2000cc 터보와 다운사이즈 사양인 1500cc 터보가 먼저 출시되었고 1800cc 하이브리드 사양이 출시 예정으로 잡혀있습니다. 문제는 하이브리드 사양이 한국의 저공해자동차 인증을 통과하지 못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죠.
집에 돌아와 사진을 편집하다가 "어? 왜 이 아가씨는 차 사진이 없지?"라고 의문을 가지다가 찾은 해답은 "아 맞다, 이 차 크루즈였지."
이 사진은 모터쇼에서 컴패니언 모델을 고용하는 가장 큰 이유를 나타내는 케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볼 게 없는 차라도 예쁜 모델을 세워놓으면 관람객을 묶어둘 수 있다는 점이죠. 관람객을 묶어놓는다는 것은 곧 다른 브랜드로 쏠릴 관심을 빼앗아 자사의 홍보에 소비자들이 귀를 기울일 시간을 더 늘리는 것이지요.
그러거나 말거나 저는 크루즈는 관심없습니다. 제 관심을 끌려면 J400을 내놓으십시오 한국지엠아.
윈스톰 시절부터 10년간 사골을 우려 이제는 뼈조차도 남아있는지 궁금한 캡티바를 보자마자 헛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2006년에 출시된 차가 아직도 모터쇼에 나온다니요... 상용차라면 모를까 이 차는 승용 SUV입니다.
▶ 르노삼성자동차
요즘들어 가장 신바람 난 국산차 제조사가 아닐까 합니다. 중형차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SM6를 필두로 새로운 패밀리 룩을 굳히는 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르노삼성 부스의 주인공이라면 단연 QM6입니다. SM6가 사실상 SM5의 후속모델이라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고 QM6와 QM5의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지만 숫자만 올라간 SM6와는 달리 QM6는 QM5보다 차체 사이즈를 키워 싼타페, 쏘렌토 등의 중형 SUV와 같은 포지션이 되었습니다. 사실 기존의 QM5는 소형도 중형도 아닌 어정쩡한 크기라 포지셔닝에 어려움이 많았죠.
전반적인 스타일링은 먼저 출시된 SM6와 패밀리 룩을 공유합니다. 다만 개성이 강한 SM6와 같은 디자인 요소를 사용하고서도 QM6 쪽이 조금 더 절제된 듯한 인상을 남깁니다.
쏘나타 중심의 중형차 시장을 갈아엎은 선두주자를 꼽자면 단연 SM6를 꼽을 수 있습니다. 출시 이후 전문가들에게는 기본기 측면에서 이것저것 지적을 많이 받고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소비자들에게는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으며 쏘나타를 위협하는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습니다. 마치 쌍용 티볼리와 유사한 사례랄까요.
덧붙여 SM6는 르노삼성 최초의 짝수 라인업입니다. 이로써 르노삼성 출범 직후부터 내려져 온 유서깊은 떡밥인 SM4의 출시도 노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4세대 메간이 르노삼성 SM4로 들어오면 꽤 그럴싸하겠죠?
QM3에서 바디킷 장사로 재미를 본 모양인지 SM6도 이것저것 다양한 바디킷 옵션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물론 가격은...
2011년 서울모터쇼에서 트위지가 컨셉트카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만 해도 실험적인 차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냥 넘겼는데 이 차를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양산 확정도 모자라 한국 출시 확정까지 찍었습니다. 그것도 컨셉트카 시절의 외형 거의 그대로 말이죠.
어린이가 서 있는 위의 사진에서 짐작이 가시겠지만 황당할 정도로 작은 1인승 전기자동차입니다. 르노삼성 직원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 출시는 확정되었지만 자동차로 인증을 통과할지 오토바이로 인증을 통과할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아직 출시되지 않은 르노삼성의 소형차 SM1(또는 SM2)의 존재를 두고 무성한 떡밥을 남기고 있는 두 후보, 트윙고와 클리오 중 클리오가 모터쇼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올해 중으로 클리오의 국내 출시가 유력하다고는 하는데... 전시된 버전은 그 중에서도 고성능 버전인 클리오 RS 220 트로피입니다.
220이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220마력 1600cc 엔진을 얹고 있는데 국산차로 치면 액센트 정도의 덩치밖에 안 되는 소형차에 220마력이라는 괴악한 출력의 엔진을 올린 덕분에 뉘르부르크링*4 랩타임 소형차 부문 최단기록을 갈아엎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미니의 끝판왕인 미니 JCW였죠.
*4 뉘르부르크링(Nürburgring) : 독일 뉘르부르크 지방에 위치한 서킷입니다. '노르트슐라이페'라 불리는 북쪽 서킷과 'GP 슈트레케'로 불리는 남쪽 서킷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북쪽 서킷은 20.8km에 이르는 일주거리와 온갖 험악한 조건이 집약된 코스 구성 덕분에 '녹색 지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고성능 자동차의 성능 시험장으로 널리 이름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곳에서 최단주파기록을 세우는 것은 자동차 제조사들의 오랜 자존심 싸움 중 하나이기도 하죠.
얼핏 보면 조형물인 줄 알고 넘어갈 수 있지만 엄연한 전시 자동차입니다. 르노 F1 팀의 2016년 머신인 R.S. 16이죠.
▶ 메르세데스 벤츠
최근 몇 년간 힘을 너무 준 탓이었을까, 올해의 벤츠 부스는 꽤 심심했습니다.
벤츠 부스는 4대의 컨버터블을 메인으로 내놓았습니다. 페이스 리프트 사양으로 선보이는 SL 클래스도 그 중 하나죠. SL이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벤츠의 역사적인 모델인 300 SL의 계보를 잇는 모델입니다.
S 클래스 카브리올레는 이름 그대로 벤츠의 플래그십 모델인 S 클래스의 오픈탑 사양입니다. 컨버터블 사양이 나오는 차량이 대부분 스포츠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S 클래스의 카브리올레 버전은 꽤 이례적인 사례죠. 벤츠로서는 1970년대 이후 약 40년만에 다시 내놓는 럭셔리 컨버터블이기도 합니다.
▶ 폭스바겐
독일을 넘어 세계 자동차 업계를 뿌리째 뒤흔든 디젤게이트를 터뜨리면서 세계 최대의 자동차 그룹이라는 명성을 하루아침에 말아먹은 폭스바겐은 그동안 내세우던 친환경 고연비 이미지 대신 고성능을 어필하고 있었습니다. 하기야, 지금 시점에서도 친환경 어쩌고 하면 양심이 없는 거죠.
알게모르게 의외로 오래 우려먹은 차 중 하나가 1세대 티구안입니다. 그런 티구안이 9년만에 2세대로 풀 체인지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드레스업 사양인 티구안 R라인이 메인 턴테이블에 올랐습니다.
최신 트렌드에 맞게 날카롭게 다듬어졌지만 그럼에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모범적인 준중형 SUV의 라인을 갖추고 있습니다. R라인 이름이 붙은 것 치고는 조금 심심하긴 하군요.
골프 R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이 쪽도 드레스업 사양인 골프 R라인입니다.
파사트 자체는 글로벌 모델이지만 7세대부터 파사트는 이름만 같은 두 차종으로 나뉘었습니다. 코드네임 B7의 유럽형과 코드네임 NMS의 북미형이 그것이죠. 그 중 한국에 출시되는 사양은 더 크고 저렴한 북미형이었습니다. 크고 저렴하다는 키워드에서 짐작할 수 있듯 차 자체의 완성도는 북미형이 유럽형보다 떨어지죠.
그 탓이었을까, 한국에도 8세대 유럽형 파사트(B8)가 도입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출시명은 뜬금없이 파사트 GT로 결정되었는데 기존의 북미형 파사트와 병행판매를 고려한 듯한 작명입니다.
▶ BMW/미니
속칭 '독일 3사'로 일컬어지는 아우디가 속한 폭스바겐이 자멸하면서 가만히 누워있다가 떡을 주워먹은 듯한 BMW 그룹입니다.
BMW가 메인으로 내세운 모델은 7시리즈 인디비주얼 에디션입니다. BMW 인디비주얼은 고객의 요구에 맞춘 특별 주문생산을 맡는 디비전으로 7시리즈 인디비주얼은 750Li를 기반으로 BMW 그룹 창립 100주년에 맞춰 100대 한정 생산될 예정입니다.
사실 한정판이라고 해도 전용 컬러와 전용 휠을 제외하면 겉에서는 변화를 알기 어렵습니다. 인디비주얼 에디션만의 한정요소는 실내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죠.
위에서 소개한 7시리즈 인디비주얼 에디션의 원본 격인 7시리즈 프레스티지입니다. 틀린 그림 찾기를 하자면 휠 정도려나요.
수많은 골수팬을 거느리고 있는 퍼포먼스 디비전인 BMW M의 시작은 M1이라는 모델입니다. 이 때문에 1시리즈의 M 모델은 M1이 아닌 1M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죠. 지금 소개하는 M2 쿠페는 1M 쿠페의 후속모델입니다.
BMW가 홀수 시리즈는 세단, 쿠페와 컨버터블은 짝수 시리즈로 라인업을 재정비하면서 기존의 1시리즈 쿠페는 2시리즈로 변경되었습니다. 1M 쿠페의 후속이 M2 쿠페가 된 것은 이 때문이지요.
마찬가지 이유로 E92 M3 쿠페의 후속모델은 F82 M4 쿠페가 되었습니다. M3라는 이름은 코드네임 F80인 세단 사양만의 이름으로 남게 되었죠. M3 하면 쿠페 사양이 시그너처 모델이라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살짝 아쉬운 결정입니다.
M2, M3, M4 3대의 M은 개러지 컨셉으로 부스를 꾸몄습니다. 인파 때문에 그럴 듯한 사진을 건져내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군요.
i8의 흥행 성공으로 BMW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도 고성능 이미지를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아무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동력계라고는 하지만 저 차에 1500cc 3기통 엔진이 올라간다는 사실은 한 번쯤 머리를 갸우뚱하게 만듭니다.
4륜 완성차 업계 중 꾸준하게 이륜차... 그러니까 오토바이를 만드는 회사를 꼽자면 BMW를 꼽을 수 있습니다. 아예 'BMW 모토라드'라는 별개의 브랜드로 운영하고 있지요. 에... 설명을 좀 덧붙이고 싶은데 제가 오토바이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군요.
미니 클럽맨은 2세대로 넘어오면서 비대칭 수어사이드 도어를 버렸지만 트렁크의 트윈 스윙 도어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결과적으로 6도어 모델이 되었습니다. 승차정원보다 문짝 수가 더 많죠.
미니의 SUV 파생사양인 미니 컨트리맨은 자전거 캐리어를 함께 선보였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자전거 캐리어를 후방에 부착할 때는 보조번호판을 발급받아서 붙여야 하지만 한국에서 자전거 캐리어를 달고 다니는 차들은 대부분 보조번호판을 사용하지 않죠. 알고도 무시하는 건지 아니면 본인이 번호판을 가리고 달린다는 자각 자체를 못 하는건지...
▶ 아우디
모기업 폭스바겐이 사고를 거하게 치면서 아우디의 이미지도 함께 쓸려나갔지만 그래도 폭스바겐보다는 후폭풍이 약간이나마 덜한 모습입니다.
아우디 부스에서 메인으로 선보인 차량은 2세대 R8입니다. 사실 2세대 R8 자체는 작년부터 팔리고 있던 차량이지만 이번에 소개되는 차량은 최상위 사양인 V10 플러스입니다.
아우디는 고성능 라인업으로 S를 두고 있지만 이보다 더 강력한 성능을 원하는 드라이버들을 위해 RS 라인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벤츠의 AMG나 BMW의 M과 같은 라인이라고 봐야죠. A7의 RS 사양인 RS7 또한 그런 차 중 하나입니다. 사실 RS 시리즈는 왜건 사양이 참맛이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은 앞서 언급했다시피 왜건의 무덤인지라 한국에서 RS 왜건을 볼 일은 없을 듯 합니다.
▶ 포드/링컨
부스 면적을 매우 크게 가져갔지만 부스의 구성은... 마치 작년의 한국GM 부스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포드 부스의 메인은... 사실 뭔 지도 모르겠습니다. 디젤 삼총사라면서 양산차 세 대를 올려놨는데 무슨 차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군요. 디젤게이트 사태 이후로 붐이 한 풀 꺾인 디젤을 강조하는 것도 한심했고 말이죠.
익스플로러를 별도의 부스로 만들어 강조하긴 했는데... 솔직히 얘도 왜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사양 나온 지도 2년 정도 되었는데 말이죠.
한국GM 부스에서 언급한 쉐보레 카마로 SS의 한국시장 도입은 아무래도 한국에 먼저 출시된 머스탱 GT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머스탱과 카마로는 본토인 미국 시장에서부터 오랜 시간을 이어온 포니카 라이벌이죠. 아니, 이 배기량이면 머슬카라는 호칭이 더 어울리겠군요.
링컨에서 꽤나 반가운 이름을 내놓았습니다. 한때 링컨의 플래그십이자 링컨의 상징 그 자체였던 컨티넨탈은 9세대 모델을 마지막으로 2002년에 단종되었습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10세대 출시 떡밥이 돌더니 2016년에 10세대 컨티넨탈이 등장했습니다. 9세대 모델이 1995년에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무려 21년만에 등장한 신형 컨티넨탈이죠.
사실 기존의 플래그십인 MKS가 단종되고 그 자리에 컨티넨탈이 들어가는 것이라 신형 MKS가 이름만 바뀐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컨티넨탈이라는 상징적인 이름을 되살리면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도일까요.
▶ 캐딜락
에... 분량이 적어서 그냥 한국GM 부스에 붙이는 편이 좋을 뻔 했으려나요.
캐딜락 부스에서 주목할 모델은 XT 시리즈의 첫 모델인 XT5입니다. 캐딜락에서는 XT5를 시작으로 차후 등장할 크로스오버 차량들을 XT 라인업으로 출시한다고 하는데... 크로스오버라기에는 그냥 평범한 SUV인데요.
C필러와 D필러가 그리는 해치라인이 소형 SUV의 그것과 유사하지만 실물로 보면 의외로 상당한 덩치를 자랑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3600cc 엔진이 올라가는 대형 SUV죠. 물론 홈그라운드인 미국 기준에서는 대형이 아니지만요.
▶ 재규어/랜드로버
인도 재벌집에 세들어 사는 두 영국인들의 합동 부스는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습니다. 마치 처음부터 같은 회사가 이니었나 하는 생각이 슬슬 들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랜드로버의 팬시 SUV인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파생 모델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이죠. 오픈탑 SUV는 오프로드를 지향하는 차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성이지만 랜드로버는 이 녀석을 SUV 컨버터블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카이엔을 내놓고 스포츠카라고 강조하는 포르쉐와 유사한 뉘앙스죠.
어쨌든 컨버터블이라고 강조하는지라 전동식 루프를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관람중일 때에는 전동 루프탑을 한 번도 가동하지 않아 루프를 덮은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작년에 잠시 소개드렸던 재규어-랜드로버의 특수차량 디비전인 SVO에서 내놓은 최고급 사양인 레인지로버 오토바이오그래피 블랙이 올해도 다시 등장했습니다.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오랫동안 럭셔리 SUV로 사랑받아 왔는데 그 롤스로이스에서 컬리넌이라는 이름의 SUV 출시 계획을 공개하면서 별명을 뺏기게 되었습니다.
포르쉐가 카이엔을 처음 내놓을 때만 해도 스포츠카 브랜드가 SUV를 내놓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비웃음거리가 되었지만 카이엔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보란듯이 성공하자 SUV와는 도저히 연줄이 없을 것 같은 회사들이 하나둘 SUV를 손대가 시작했습니다. 재규어도 뒤늦게 SUV 브랜드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바로 지금 소개하는 F-페이스를 내놓으면서 말이죠.
XE/XF에서 먼저 선보인 알루미늄 모듈러 플랫폼으로 차체를 구성하고 F-타입의 테일램프를 그대로 빼다박는 등 재규어의 아이덴티티를 안팎으로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이 쯤 되면 SUV 자체가 싫은 사람이 아닌 이상 골수 재규어 팬들에게 정통성 논란은 일어나지 않을 듯 하군요.
재규어의 얼굴마담 F-타입은 의외로 턴테이블이 아닌 플로어에 내려와 있었습니다. 너님 여기 있어도 되는 차 맞냐...
▶ 닛산/인피니티
신차라고는 눈꼽만큼도 내놓지 않았음에도 정리하고 보니 의외로 사진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닛산 부스의 메인은 무라노입니다. 사실 이거 작년에도 메인으로 올라왔던 터라 데자뷰가 심히 느껴집니다만... 왠지 부산 사투리가 심히 땡기지만 여기에서는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신차는 아닌 370Z입니다. 6세대 Z34가 나온 지도 어느 덧 8년이 되었군요. 위에 보이는 페이스 리프트 사양이 등장한 지는 4년 되었고요. 특촬물 팬이라면 필살기를 쓸 때마다 파일럿의 안위가 심히 걱정되는 레스큐 파이어의 레스큐 대쉬 1으로 익숙할 겁니다. 거 있잖습니까. 파이어 드래곤이 '발사'하는 그 차...
한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는 370Z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페어레이디 Z'라는 이름으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Z370은 페어레이디 Z의 6세대 모델에 해당하지요. 이름이 이름이라서인지 여성 컴패니언 모델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기분 탓이려나요.
그나저나 이 자리는 매년 GT-R이 올라오던 자리인데 2007년에 첫 선을 보인 R35가 데뷔 10주년을 1년 남겨둔 지금 시기에 올라오기에는 민망했던 것일까요. 370Z가 올라온다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아무튼 출시된 지는 오래 되었어도 한국에서는 꽤나 생소한 차인지라 의외로 관람객들의 호응은 좋은 편이었습니다.
닛산이 자랑하는 고성능 세단이지만 브레이크 계통의 문제로 자존심을 심히 구긴 맥시마입니다. 지금은 어찌저찌 개선했다고 알려져 있죠. 사실 개인적으로는 다른 것보다도 한국 사양에서 코리스 레드 색상이 빠진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고성능 세단에 레드 컬러가 얼마나 매력적인데...
인피니티 부스에서 메인으로 올린 모델은 Q 시리즈의 막내인 Q30입니다. 사실 이 차도 작년에 출시되었지만 한국에는 올해 4월이 되어서야 들어온 나름 신상 차종이죠.
▶ 토요타/렉서스
국산차 수입차 할 것 없이 매너리즘이 심히 느껴지는 2016년 부산 모터쇼입니다만 토요타는 올해도 수입차 부스 중 가장 알찬 구성을 가지고 왔습니다. 매년 모터쇼 구경하러 가는 제 입장에서는 참 감사한 브랜드 중 하나죠.
작년에 FCV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컨셉트카에 미라이라는 정식명칭이 붙었습니다. 미라이가 일본어로 '미래'라는 것을 감안할 때 컨셉트명이나 정식명칭이나 이름 짓는 데에 무성의한 것은 이 차의 아이덴티티인 듯 합니다. 수소연료 충전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한국에는 아직 수입되지 않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시판되고 있는 모델입니다.
르노삼성 부스에서 전시한 트위지의 라이벌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i-로드라는 이름의 1인승 전기자동차죠. 출시가 확정된 르노 트위지와는 달리 i-로드는 아직 테스트 단계를 거치고 있는 모델입니다.
트위지와는 달리 3륜 구성이라 어째 살짝 불안해보이는 외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토요타 측에서는 이런 외형적인 불안요소를 의식했는지 차체 균형 제어를 위한 신기술을 도입했다고 홍보하고 있죠.
20년 전통의 하이브리드 명가 토요타의 상징인 프리우스가 4세대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자동차 전문 매체들의 평가로는 흠 잡을 구석이 없다고 할 정도로 호평받고 있죠. 한 우물을 판다는 것은 이래서 무섭습니다.
매년 컨셉트카를 한 대씩 내놓던 토요타가 올해는 컨셉트카 대신 상당히 의외의 모델을 내놓았는데 TS040이라는 이름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입니다. 엔진과 모터의 출력을 합쳐 시스템 출력 1000마력이라는 괴악한 성능을 가진 모델로 2014년 WEC(세계 내구 선수권) 출전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구 레이스는 수십 시간동안 경기가 진행되는 특성상 차량의 신뢰성을 홍보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무대죠.
렉서스에서는 새로운 F를 내놓았습니다. 렉서스의 준대형 세단인 GS의 F 사양인 GS F입죠. 일본을 대표하는 서킷인 후지 스피드웨이의 머릿글자에서 따왔다고 하는 F 시리즈는 하이브리드와 더불어 렉서스의 자존심 중 하나입니다.
이전에 나왔던 F 시리즈들이 늘 그랬듯이 보급형 버전에는 위의 사진에 나온 GS450h F 스포츠처럼 '스포츠'라는 명칭이 추가로 붙습니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고성능 모델에 스포츠라는 명칭을 붙이는 것을 보면 이례적인 사례죠.
작년에 데뷔한 선대 F인 RC F는 플로어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왕 내려올 거 문도 좀 열어주지 그랬냐...
토요타 대신 렉서스에서 컨셉트카를 내놓았습니다. LF-C2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C2는 Convertable 2+2의 줄임말이라고 합니다. 이름 그대로 2+2 시트 구성의 4인승 컨버터블인데 이런 차들이 으레 그렇듯이 2열 좌석은 1열 시트 젖히는 공간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렉서스의 쿠페인 RC의 컨버터블 사양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다고 하죠.
▶ 야마하
문어발 기업의 귀감인 야마하이지만 자동차 사업에서는 이륜차 사업이 주력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저는 여전히 이 회사의 자동차를 모르겠습니다.
회사가 회사인만큼 오토바이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뒤에 얼핏 보이는 것처럼 4륜 버기도 출품했습니다. 그나저나 위에 보이는 바이크는 컴패니언 모델의 의상이 꽤나 야했던 탓에 인파가 심하게 몰려 컴패니언 모델을 찍는 것은 포기했습니다.
▶ 에스모터스
수입차 파트로 분류해두었지만 에스모터스는 사실 한국 기업입니다. 에스모터스를 여기에 분류해둔 이유는 벤츠의 상용차만을 전문적으로 개조하는 바디빌더 업체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인지 이 회사의 출품 차량은 모두 스프린터 519의 특장사양입니다.
리무진 컨버전이나 윙바디 사양 등등은 그렇다 쳐도 저상버스 사양이 등장하는 것은 상당히 의외군요.
▶ 만
만은 한국 모터쇼 참가가 이번이 최초입니다. 'MAN'이라는이름 덕분에 한국에서는 종종 '맨'으로 불리고 있고 수입사 측에서는 공식명칭을 '만'으로 정해두었지만 사실 독일 본토 발음으로는 '엠아엔'에 가깝습니다. 어쨌든 한국지사에서 만이라고 불러달라고 하니 만이라고 읽어줍시다. 만은 스카니아와 마찬가지로 폭스바겐 그룹에 소속된 식구이기도 하죠.
만의 플래그십 모델은 장거리 수송 사양인 TGX입니다. 한국의 수입 상용차 시장은 볼보와 스카니아의 양강 구도로 굳혀져 있는데 만이 모터쇼에 부스를 내놓은 걸 보면 본격적으로 점유율을 올리기 위한 이름 알리기에 들어간 모양입니다.
만의 한국 모터쇼 출전도 뜬금없지만 더 놀라운 일은 만이 여기에 월드 프리미어, 즉 세계 최초공개 모델을 내놓았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최초로 한국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되는 수입차라는 타이틀은 TGS 27톤 덤프트럭이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TGS 자체가 풀 체인지된 것은 아니고 27톤 덤프 사양에만 한정되는 이야기라 김이 조금 새지만 어쨌든 한국에서도 월드 프리미어 수입차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는 것이 좋겠죠.
TGS에 덤프 사양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공개된 27톤 덤프의 경우 만 덤프 최초로 1+3 액슬이 적용되었습니다. 4축이 조향축으로 구성되면 흔히 볼 수 있는 2+2 액슬(일명 '앞사발이') 구성에 비해 회전반경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죠.
수입차의 비중이 25%를 넘어갈 정도로 해외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는 대형 트럭 시장과는 달리 카고 트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5톤 전후의 중형 트럭 시장에서는 수입 트럭의 인기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사실 대형 트럭 시장에서도 수입산 카고 트럭은 거의 팔리지 않는데 그 이유는 한국 수송업계에 만연한 과적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적재정량의 2배 이상의 화물을 올리는 일이 흔한 한국이다보니 이에 대비하여 섀시를 보강한 국산 트럭들과는 달리 적재정량+약간의 허용오차에 맞게 설계된 수입 트럭들은 "버틸 수가 없다!"를 외치게 되죠.
뭐어... 아무튼 지금 소개된 TGM이 한국 시장에 얼마나 굴러다닐지는... 사실 저도 장담을 못 하겠군요.
▶ 마세라티
관람객 통제는 올해도 여전했습니다. (1)
일정 관계상 줄 서서 기다릴 여유가 없었기에 외관만 수박 겉핥기 할 수밖에 없었죠.
전 세계적인 SUV 열풍은 기어이 마세라티마저도 SUV를 손대게 만들었습니다. 르반떼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어째 모 국산차와 이름이 많이 비슷하다고 느끼는 건 저 뿐만이 아니리라 믿습니다. 이름의 의미는 '지중해의 바람'이라는 의미의 아랍어라고 하는군요.
리어 뷰 사진이 없 이유는 턴테이블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마세라티 부스는 출입정원 통제 때문에 차 뒤로 돌아가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죠. 왓 더...
위에서 소개한 르반떼는 바로 이 녀석, 기블리의 플랫폼을 사용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상위 모델인 콰트로포르테가 상당히 성의없는 작명 센스를 자랑하는 것과 달리 기블리는 꽤 그럴듯한 작명*5이지요.
*5 Quattroporte는 이탈리아어로 '문 4개'입니다. 그리고 Ghibli는 이탈리아어로 '모래폭풍'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어디선가 많이 본 스펠링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거 맞습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가 여기에서 따온 작명이죠. 기브리가 아닌 지브리인 이유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단어를 잘못 읽어서 그렇게 됐다고 하죠.
공도에서 본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지만 모터쇼에만 가면 친숙한 얼굴 중 하나인 그란 투리스모입니다.
▶ 벤틀리
관람객 통제는 올해도 여전했습니다. (2)
그나마 줄 서면 들여보내주는 마세라티는 차라리 양반으로 보일 정도로 지독한 통제정책을 매년 고수하고 있는 벤틀리입니다.
SUV와는 도저히 연줄이 없을 것 같았던 벤틀리도 기어이 SUV를 내놓았습니다. 벤테이가가 그 주인공이죠. 벤틀리도 폭스바겐 그룹의 일원인지라 폭스바겐 그룹의 럭셔리 SUV인 포르쉐 카이엔, 아우디 Q7, 폭스바겐 투아렉 등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람보르기니의 첫 SUV가 될 우르스도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군요.
벤틀리는 오래전부터 고급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리의 제품을 실내용 시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벤테이가의 경우 다이아몬드와 백금을 왕창 집어넣은 브라이틀리 시계를 옵션으로 제공하는데 이 옵션 가격이 약 2억 원에 가깝습니다. 덧붙여 벤테이가가 가격이 약 2억 원 중반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무슨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SUV라고 해도 바로 앞에서 보면 영락없는 벤틀리의 일원입니다.
컨티넨탈 GT는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살짝 다듬은 코스매틱 체인지 사양으로 등장했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부산국제모터쇼는 쉬어가는 느낌이 강합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해마다 월드 프리미어 모델의 수가 늘어난다고 해도 그 대부분이 일부 사양변경 모델이나 컨셉트카라 파급력은 미미한 수준이지요. 엄연한 국산차 제조사인 쌍용자동차를 비롯하여 푸조, 혼다, 포르쉐 등 한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수입차 제조사들은 2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참가하지 않았는데 이들의 공식 불참사유는 부스 참가비용에 비해 얻을 수 있는 마케팅 효과가 적다는 것입니다. 모터쇼 부스 설치 비용으로 자사 프로모션 돌리는 게 더 이득이라는 의미죠. 쌍용이야 뭐 부산모터쇼 조직위원회와 사이가 안 좋은 것도 한몫 하겠지만요.
저야 막바지 주말에 참가해서 그리 와닿지 않았지만 올해의 관람객 동원 실적은 영 좋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만큼관심도가 떨어졌다는 의미겠죠. 자동차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적어지는 불경기인 것도 원인 중 하나일테고요. 아무튼 부산국제모터쇼 주최 측에서는 슬슬 특단의 수를 내놓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대로 도태되는 것은 어찌되었든 차덕후인 저로서는 그다지 반가운 소식이 아니거든요. 2018년에는 좀 더 신선한 무언가가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