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를 2년 정도 타고 있지만 차에 손을 댄 부분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스티커나 LED를 덕지덕지 붙이는 것은 원래부터 취향이 아니었고 편의장비도 뒷좌석 실내등처럼 정말 필요하면서도 돈이 얼마 들지 않는 물품만 추가로 장착했습니다. ECM 룸미러나 전동접이 사이드미러같이 비싼 건 다 패스했습죠. 스파크는 원래 원초적인 구식 빈티지 감성에 타는 차 아닙니까.
그렇게 소모품 교환 외에는 딱히 돈 들어갈 구석이 없어보이던 찰나... 스파크를 타는 내내 눈에 밟혔던 부분을 문득 다시 보게 됩니다. 바로 후드에 딱정벌레마냥 달라붙은 워셔노즐이죠. 2010년대 이후로 생산되는 차량들은 몇몇 회사(쉐보레라든지 쉐보레라든가 쉐보레라거나...) 차종을 제외하면 카울 커버에 워셔노즐이 매립되면서 후드 위에는 워셔노즐을 찾아볼 수 없지만 스파크는 마크리 시절을 포함하면 2009년에 첫 출시된 녀석인만큼 지금 출고되는 2015년형조차 그 시절의 유산을 그대로 가지고 있죠. 재미있는 사실은 1세대~2세대 마티즈는 워셔노즐이 카울 커버에 붙어있습니다. 3세대에 와서 되려 퇴보한 셈이죠. 문제는 말입니다...
이 워셔노즐의 가장 큰 문제점은 후드에 워셔액 자국을 남긴다는 것입니다. 이 자국은 물때 제거제 등의 전용 세제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일반적인 세차로는 지워지지 않죠. 더군다나 종종 분사가 끝난 다음에도 워셔액이 넘쳐서 헤드램프가 있는 후드 아래까지 워셔액이 흘러내리는 일도 자주 일어납니다. 이 때문에 황사나 꽃가루 등으로 차 위에 먼지가 뿌옇게 앉은 상태에서 워셔액이 흘러내리면 그대로 후드 위에 길다란 워셔액 자국이 남게 됩니다. 혹자는 이걸 보고 콧물 흘린다고 하더군요. 눈물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말이죠.
자동차 외관을 치장하는 데에는 딱히 관심이 없다고 해도 이건 볼 때마다 거슬리는 부분입니다. 세차 할 때마다 물때 제거제로 흔적을 갈아내야 하니 말이죠. 그래서 워셔노즐 DIY용으로 흔히 사용되는 그랜저 TG용 3구 워셔노즐, 카이런용 스프레이 워셔노즐 등의 대체품을 찾고 있던 도중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1톤 트럭의 워셔노즐입니다. 1톤 트럭을 비롯한 다수의 상용차들은 와이퍼 암에 워셔노즐을 부착해서 워셔액을 와이퍼 앞에 직접 분사하는 구조를 사용합니다. 기아 봉고 시리즈는 봉고르기니 프론티엘라고봉고 프런티어부터, 현대 포터 시리즈는 위 사진의 포터2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방식이죠. 대우의 경우 레조와 1세대 마티즈의 리어 와이퍼가 이와 같은 직분사 방식을 사용했으나 현재는 이 방식을 사용하는 GM대우-쉐보레 계열 차종은 없습니다.
스파크를 비롯한 여러 자동차 동호회에서는 후드 부착형 워셔노즐을 봉삼이봉고3나 포라리포터2의 워셔노즐로 이식교체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 작업기를 보고 따라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이쯤에서 이번 작업기의 권장 시청자를 정리해보도록 하죠.
- 툭 하면 콧물 흘리는 워셔노즐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고 싶은 오너
- 두 줄기 혹은 세 줄기로 오줌을 찍 싸는 워셔노즐을 두고볼 수 없었던 오너
- 매직 비전 컨트롤[링크]의 벤츠간지와 1톤 트럭의 쌈마이 감성을 함께 느끼고 싶은 오너
이번 작업기는 스파크를 대상으로 한 작업기입니다. 하지만 타 차종도 기본적인 구성은 같기 때문에 작업에 참고할 만한 부분을 함께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의 색상 범례를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1. 전 차종 공통사항
2. 스파크/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참고사항
3. 타 차종 참고사항
포스트의 제목과 마찬가지로 작업에 필요한 부품은 기본적으로 봉고3와 포터2의 순정부품을 사용합니다. 제가 사용한 부품 리스트는 아래의 표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차종 |
품번 |
부품명 |
기아 봉고3 |
98630 4E000 |
노즐 어셈블리 - 프론트 윈드실드 와셔,LH |
98630 4E010 |
노즐 어셈블리 - 프론트 윈드실드 와셔,RH |
|
현대 포터2 |
98650 4F000 |
호스 어셈블리 - 윈드실드 와셔 |
98375 4F000 |
호스 어셈블리 - 윈드실드 와셔 암 드라이버 |
|
98375 4F500 |
호스 어셈블리 - 윈드실드 와셔 암 패스 |
|
현대 i30 |
98886 29000 |
체크 밸브 어셈블리 - 와셔 |
부품대리점이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에 따라, 그리고 점포에 따라 시세가 조금씩 다릅니다. 하지만 그 시세를 모두 감안하더라도 최대 만원 이내에 위의 표에 기록된 모든 부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호스 어셈블리의 경우 봉고3의 것과 포터2의 것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스파크 DIY용으로 널리 사용되는 포터2의 부품을 사용했습니다. 차종에 따라 봉고3의 호스 어셈블리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도 있으니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하시면 됩니다. 다만 워셔노즐만큼은 봉고3의 것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이유는 아래에서 설명하도록 하죠.
작업에 필요한 공구는 두 가지, 복스 렌치와 드라이버입니다. 스파크는 복스 렌치 없이도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는 복스 렌치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만 스파크를 제외한 대부분의 차량은 이 작업에 복스 렌치가 필요합니다. 이 외에 호스나 카울 커버를 손질할 칼이나 가위 등이 있으면 좋겠죠.
송진, 나무 수액, 날벌레 등을 덮어쓰고 점차 자연과 하나가 되어가는 2013년식 스파크가 오늘의 실험대상입니다.
작업을 시작하기 위해 2년 묵은 기름때가 눌러앉은 엔진룸을 개방하고 설치 완료된 상태를 미리 예측해보기 위해 호스 어셈블리를 조립해서 카울 커버 위에 올려봅니다. 98650 4F000 품번의 굵은 호스를 중심으로 가운데에 설치된 Y자형 분기점에 98375 4F500 암 패스, 굵은 호스의 끝에 98375 4F000 암 드라이버를 결합합니다. 암 패스와 암 드라이버는 둘 다 같은 규격의 얇은 호스이지만 조수석 와이퍼를 담당하는 암 패스의 호스 길이가 조금 더 깁니다.
위에 연결된 얇은 호스가 앞서 언급한 암 패스입니다. 이식작업을 할 때 대부분의 차량에서 애를 먹일 부품이기도 하죠. 1톤 트럭은 운전석과 조수석 와이퍼의 규격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와이퍼 암의 길이도 거의 비슷합니다. 하지만 승용차들은 대부분 조수석 와이퍼가 작고 와이퍼 암은 더 긴 형태를 가지기 때문에 암 패스의 길이가 부족합니다. 별도의 부품과 호스로 암 패스를 연장하지 않는다면 조수석 와이퍼가 350mm급인 신형 승용차들은 사실상 장착이 어렵다고 봐도 좋습니다...만 그런 차들은 이미 카울 커버에 워셔노즐이 내장되어 있을테니 굳이 이 작업을 할 필요가 없겠죠.
3년 전에 입었던 청바지 허리마냥 타이트한 암 패스에 비해 암 드라이버의 길이는 비교적 넉넉합니다. 너무 남아돌아서 선 정리가 귀찮을 정도죠.
이쯤에서 워셔액을 공급받을 주 배관을 확인하도록 합니다. 스파크의 경우 위의 사진과 같이 펜더에서부터 후드를 타고 올라가는 워셔액 호스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파란색 원으로 표시한 워셔액 호스 커넥터를 분리해서 아래에 분홍색 원으로 표시해둔 배수구에 끼워넣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타 차종의 경우도 위와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카울 커버 및 와이퍼 박스로 연결되는 배수구가 없다면 카울 커버 옆구리에 작은 구멍을 뚫는 등의 방법을 통해 카울 커버 내부로 워셔액 호스를 관통시킵니다.
후드에 남은 순정 호스는 철거하셔도 되고 그냥 남겨두셔도 됩니다. 파란색 원으로 표시한 부분을 분리하고 나면 후드에 연결된 호스와 워셔노즐로는 더이상 워셔액이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죠.
작업을 위해 카울 커버를 고정하고 있는 클립을 분리합니다. 스파크의 경우 십자 드라이버로 클립을 해체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작업을 할 때는 카울 커버를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 정석이며 이를 위해서는 와이퍼 암의 탈거가 필요합니다. 와이퍼를 탈거할 때는 14mm 복스 렌치 또는 14mm 스패너가 필요한데 스패너는 와이퍼 분리에는 상당히 불편하기 때문에 복스 렌치를 권장합니다. 차종에 따라 12mm 등의 규격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차종은 14mm 규격입니다. 헌데 문제가 있다면 저는 14mm 복스 렌치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에 카울 커버를 분리하지 않는 야매 작업으로 진행합니다. 스파크는 카울 커버를 분리하지 않아도 설치 자체는 가능합니다만 깔끔한 호스 정리를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탈거가 불가피합니다.
덧붙여 와이퍼 암을 탈거하기 전에 수성펜으로 앞유리에 와이퍼의 현재 위치를 표시해두는 편이 와이퍼를 재조립할 때 수월해지니 와이퍼 암을 탈거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어쨌든 카울 커버의 고정클립을 분리하면 위와 같이 카울 커버를 들어올릴 수 있습니다. 카울 커버 아래에는 와이퍼 모터, 크랭크 등의 와이퍼 구동장치가 들어있는 와이퍼 박스가 위치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호스 어셈블리를 집어넣게 됩니다. 호스 어셈블리에 부착된 클립을 이용해 와이퍼 박스 안에 호스 어셈블리를 고정시키는 것이 정석이지만 이번 작업기에서는 카울 커버를 탈거하지 않기 때문에 적당히 구겨넣기만 합니다.
운전석 측의 와이퍼 박스는 구동장치의 밀도가 꽤 높습니다. 구동장치를 잘 피해서 호스를 구겨넣어야 합니다.
스파크는 위에서 언급했던 순정 워셔액 호스를 옮기는 작업을 할 때 두 개의 배수구 중 녹색 원으로 표시한 구멍에 집어넣어야 합니다. 아래의 구멍에 집어넣을 경우 카울 커버를 재조립했을 경우 카울 커버에 호스가 눌리게 됩니다. 사진에서는 아래의 구멍으로 호스를 넣으려는 연출처럼 보이는데 사실 저기에 넣었다가 카울 커버를 닫아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분해하고 재조립했기 때문입니다. Don't try this at car.
순정 워셔액 호스를 앞서 조립한 포터2 호스 어셈블리와 결합합니다. 이제 운전석에서 와이퍼 레버를 당기면 포터2 호스 어셈블리를 통해 워셔액이 나오게 됩니다.
이번 작업기에서는 체크 밸브라는 부품을 사용합니다. 체크 밸브는 지정한 방향으로만 액체가 흐르도록 하고 반대로 흐를 경우 흐름을 막는 밸브입니다. 주로 액체의 역류를 방지하는 목적으로 사용하지만 워셔노즐 작업에서 체크 밸브가 필요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일부 차종의 경우 워셔액이 분사되기 전에 와이퍼가 작동되어 유리에 오염물질이 많을 경우 와이퍼가 유리에 스크래치를 남기는데 이는 워셔 펌프가 비어있는 호스로 워셔액을 끌어올리는 딜레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체크 밸브는 워셔액의 분사가 끝나도 끌어올려진 워셔액이 워셔액 탱크로 되돌아가는 것을 막아 항상 호스에 워셔액이 충전된 상태로 유지하기 때문에 신속한 분사가 가능하게 합니다. 즉, 와이퍼가 움직이기 전에 워셔액이 분사되도록 만들어주는 밸브라는 거죠.
장착방법은 간단합니다. Y자형 분기점 직전의 호스를 잘라 그 사이에 끼워주면 됩니다. 이 때 체크 밸브에 표시된 화살표의 방향이 워셔액이 분사되는 방향을 향하도록 배치하여야 합니다. 반대로 설치할 경우 체크 밸브 고유의 기능으로 인해 워셔액의 분사를 막게 됩니다.
호스 어셈블리를 카울 커버 아래, 그러니까 와이퍼 박스로 구겨넣습니다. 이 때 와이퍼 구동장치와 간섭을 일으키지 않도록 잘 배치하도록 합시다. 호스 어셈블리에 달린 클립은 앞서 언급했다시피 카울 커버를 완전히 분리해서 작업할 경우 와이퍼 박스 내에 호스를 고정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카울 커버가 부착된 상태에서는 도저히 작업할 공간이 안 나오거든요.
암 패스는 위의 사진과 같이 와이퍼 암의 구멍을 통해 빠져나오도록 합시다. 이 부분의 여유공간이 부족한 차량이라면 카울 커버에 구멍을 뚫어서 암 패스를 카울 커버 위로 올려야 합니다. 카울 커버에 구멍을 뚫게 될 경우 봉고3용 호스+커넥터 어셈블리(품번 98660 4E000)를 사용하여 구멍을 마감하면 순정품과 같은 수준의 깔끔한 처리가 가능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암 드라이버도 카울 커버 위로 뽑아올린 다음 카울 커버를 닫고 카울 커버용 클립을 다시 고정해줍니다. 그리고 와이퍼가 작동했을 때 호스가 꼬이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이 포스트의 두 번째 사진에 올려둔 포터2의 호스 배치를 참고하여 구동축에 호스가 엉키지 않게끔 배치해줍니다. 저의 경우 암 드라이버는 운전석 와이퍼 구동축 아래로, 암 패스는 조수석 와이퍼 구동축을 감싸도록 배치했습니다.
후드를 닫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후드를 닫은 상태로 작업합니다.
와이퍼 암을 들어올리고 와이퍼 암 내부에 장착된 스프링으로 암 드라이버를 끼웁니다. 봉고3/포터2용 호스 어셈블리를 사용하는 이유는 바로 이 과정 때문이지요. 타 차종의 워셔액 호스는 두껍기 때문에 스프링을 통과할 수 없습니다. 물론 스프링을 통과하지 않고 별도의 고정기믹을 만들어 와이퍼 암 내부에 호스를 부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방법을 사용하면 가장 간편하고 깔끔하게 마감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 과정으로 암 패스를 스프링 사이로 통과시키고 와이퍼 암을 내립니다.
이 작업은 보통 '포터 워셔 다이'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번 작업에서 사용하는 노즐은 봉고3용입니다. 그 이유는 포터2와 봉고3의 노즐 구성이 다르기 때문인데 봉고3의 노즐 구성이 더 좋습니다. 봉고3의 노즐은 위의 사진에 표기한 것과 같이 3개의 노즐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금속으로 마감된 1번과 2번 노즐은 바늘이나 이쑤시개 등을 꽂아 움직여주면 분사각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포터2용은 운전석 노즐이 2구 노즐이라 포터2용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보통 조수석용 2개를 구입하는데... 포터2용 노즐의 가장 큰 문제는 1번 노즐의 분사각도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워셔액을 분사할 때 워셔액이 와이퍼 범위를 벗어나 오른쪽 차량을 강제 세차시키는 불상사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물론 비슷한 구성의 봉고3용 노즐도 출고상태 그대로 부착하면 1번 노즐이 오른쪽 차량을 저격하게 되지만 봉고3용은 노즐을 내려 워셔액이 유리만 조준하도록 영점조절이 가능하죠. 포터2용은 허공을 향해 쏘는 노즐을 실리콘 등으로 막지 않는 이상은 답이 없습니다.
봉고3용 워셔노즐을 와이퍼 암에 부착합니다. 와이퍼 암을 타고 올라가는 호스는 포터2용 암 드라이버와 암 패스에 동봉된 클립을 사용하면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조수석 와이퍼에도 워셔노즐을 부착합니다.
조수석 와이퍼에 와이퍼 구동축을 휘감는 암 패스가 얼핏 보이는데 저는 이 형태로 마감했을 때 실제 작동에서 간섭이 가장 덜하더군요. 같은 차량에 같은 부품으로 설치해도 작업방법에 따라 호스의 여유길이가 달라지는 기묘한 작업인지라 오너의 손재주에 따라 호스의 최종 마감형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워셔노즐 이식작업을 완료했습니다. 와이퍼 박스 내부는 호스 정리가 안 되어 엉망진창일 지 몰라도 겉보기에는 제법 그럴 듯 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면 와이퍼 암이 워셔노즐의 부착을 고려한 구조가 아니다보니 일부 와이퍼 블레이드는 워셔노즐과의 간섭으로 인해 장착이 불가능하다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와이퍼 블레이드를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거나 워셔노즐의 안쪽 클립을 자르고 접착제로 워셔노즐을 고정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다행히도 제가 애용하는 저가 와이퍼들은 별다른 간섭 문제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쯤에서 작동 영상을 보도록 하죠. 이 동영상에서는 운전석 와이퍼의 분사가 조금 더 잘 보입니다.
실제 사용결과는 꽤 만족스럽습니다. 순정 상태에서 워셔액을 분사하면 사방을 향해 마구잡이로 워셔액이 튀는 현상이 눈에 띄게 줄었고 후드에도 더이상 워셔액 자국을 남기지 않습니다. 분사가 끝난 상태에서 워셔액이 소량 넘치는 현상은 여전히 발생하지만 넘치는 위치가 와이퍼 바로 앞이기 때문에 와이퍼 한 번 더 움직여주면 해결됩니다. 더이상 콧물 구경할 일은 없다는 거죠.
사소한 문제가 있다면 워셔노즐이 3+3구 구성이 되어서인지 순정 상태(2+2구 노즐)와 비교했을 때 워셔액의 소모량이 체감으로 느껴질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사실 신기하다고 당겨보는 사람들도 한 몫하고... 오염에 대한 세척력의 변화는 별도의 실험을 진행하지 않아서 알 수 없으나 오히려 순정 상태보다 좋아졌으면 좋아졌지 세척력이 떨어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와이퍼 암을 분리한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렸겠지만 카울 커버를 완전히 분리하지 않는 선에서 작업한다면 간단하게 끝낼 수 있으면서도 비용과 수고 대비 만족도가 꽤 높은 작업입니다. 이 상태로 작업을 마무리지어도 무방하지만 저는 14mm 복스 렌치를 구하는대로 호스 어셈블리를 정리하는 재작업을 할까 싶기도 합니다.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구식 부품이 어째 재미있는 과제를 남겨주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