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mobile garage2011. 4. 16. 05:26
알림 : 첨부된 사진의 수가 150장에 육박하는 탓에 로딩이 매우 오래 걸립니다.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0. 독이 든 떡고물, 먹을 것인가?
대학교의 중간고사 시즌은 보통 4월 중후반입니다. 그런고로 늦어도 3월 말부터는 중간고사 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이런 와중에 학부 게시판에 붙은 종이 한 장.

4월 8일에 서울모터쇼 공짜로 보내줄게. 갈래?


...이거시 무슨 자다가 봉창 찢어먹는 소리인가 하니, '그린카 인재양성센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친환경 자동차, 즉 전기자동차와 관련된 업적(...)을 쌓는 것이라는게 학부의 공식 설명입니다. 분류상 산업체 견학에 해당한다고...
해당 학부는 자동차공학과가 소속된 기계공학부와 전기전자공학과가 소속된 전기공학부. 그리고 저는 전기전자공학과 소속입죠.

시험기간이라는 리스크가 있지만 서울모터쇼는 쉽게 포기하기 힘든 떡밥이었습니다. 이 블로그를 드나들던 분이면 잘 아시겠지만 저는 20년 숙성 자동차덕후입니다. 거기다가 공짜로 보내준다는데.

그리하야 며칠 간의 고민 끝에 모터쇼 관람을 결정했습니다. 결정 다음날에 관람 2일 후 시험이 있다는 공고를 받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수 차례의 벡스코 촬영으로 얻은 상식, 실내행사 촬영은 스트로보 없이는 죽도 밥도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이번에도 출발 전에 스트로보를 물색했습니다. 물색했습니다. 물색했습.......


못 구했습니다.



스트로보 없이는 어떤 참사가 일어나는지를 잘 알고 있기에 잠시 촬영을 포기할까 하는 마음까지 먹었습니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깨문다고, 이왕 이렇게 된 거 배터리 낭비를 감수하고 내장 플래시라도 써보기로 작정했습니다.

어차피 GN58급 고화력 스트로보도 현장촬영 때는 1/32~1/64 정도로 화력을 줄여서 사용하다보니 GN12급 내장 플래시라면 최고 출력으로 때리면 어떻게든 커버는 된다는 계산이 나왔습죠. 다만 내장 플래시를 그대로 썼다간 되려 태양권+동굴효과로 사진만 망치는 꼴이 되니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그리하야 나온 대책이...




...필름통 하나 구해다가 버스 안에서 급조한 내장 플래시용 디퓨저 되시겠습니다.

미놀타 7D에 24-85mm, 그리고 노 스트로보라는 헝그리 정신이 빛나는 조합으로 모터쇼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1. 본문 시작. 그리고 주의사항

- 앞에서 언급했듯이 다수의 사진으로 인해 로딩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그리고 그에 걸맞게 스크롤바의 길이도 매우 깁니다. 포스트를 읽기 전에 이 점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블로그 포스팅 본문의 가로 폭이 700px로 설정되어 가로사진은 자동으로 축소 리사이즈됩니다. 리사이즈된 사진은 클릭하면 본래의 사이즈(800×532px)로 보실 수 있습니다.











킨텍스에 오기 전까지는 일산이 서울 중심부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인 줄 몰랐습니다.


#2. 2011년 서울모터쇼가 남긴 것
- 이번 모터쇼의 슬로건인 <진화, 바퀴 위의 녹색혁명>이 보여줬던 대로 참가 업체들들은 모두 하나의 틀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전기자동차입죠. 화석연료의 서포트를 받는 하이브리드이건, 순수 전기차이건, 수소연료전지 혹은 그보다도 더 대담한 기술-OLEV-이건 제조사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해석한 전기 구동계를 자동차에 접목했습니다.

증기기관으로 시작한 자동차의 역사가 내연기관으로 진화하여 현재에 이르렀다면 다음 세대는 전동기관이 이어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보여준 모터쇼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 모터쇼는 두말할 것도 없고 컴패니언 모델이 투입되는 모든 형태의 행사는 딜레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객이 전도되어 '모델쇼'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전의 한국 모터쇼와 비교하면 이번 서울모터쇼는 컴패니언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과 자극성이 상당히 줄어-일부 부스는 제외-들었습니다. 벤츠 부스처럼 모델을 아예 투입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지요.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컴패니언 모델과 자동차가 따로 논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자동차 문화가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한국에서 개최되는 모터쇼의 입장에서 보자면 컴패니언 모델은 양날의 검입니다. 이 양날의 검을 완벽하게 다루는 방법은 앞으로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숙제로 남을 듯 합니다.
 

- 이전까지 경험했던 부산모터쇼와 비교하면 서울모터쇼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훨씬 수준이 높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아니, 비교하는 것 자체가 서울모터쇼에 대한 실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애초에 참가 업체의 규모부터 다른데... [......]




#3. 그날 밤, 귀가는 험난했다.

당초 계획은 학교에서 짠 일정표대로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학교의 일정에 따르면 오전 7시 출발→13시 킨텍스 도착→17시 복귀 출발→23시 울산 도착까지가 일정표 상의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출발 당일에 일정이 급히 바뀌어 복귀 출발시간이 16시로 당겨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실제 관람시간은 3시간이 채 되지 않습니다.

큰 맘 먹고 시험기간 리스크를 감수하며 서울까지 올라왔는데 3시간도 못 보고 되돌아가는 것이 너무나도 아까웠습니다. 때마침 복귀 출발에 합류하지 않는 서울 잔류자 신청을 받았고 잠시 고민한 끝에 서울 잔류를 신청했습니다. 어차피 서울 오는 비용과 모터쇼 입장료는 공짜였으니 울산 돌아가는 비용만 부담하고 이왕 이렇게 된 일, 미련을 남기지 말자는 방향으로 잡았습니다. 

그리하여 킨텍스에 입장하고...

600여 컷의 사진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300컷 이상에 내장 플래시를 터뜨렸던 터라 카메라의 액정에는 배터리 경보가 켜졌고 시계는 어느덧 18시 30분 가량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모터쇼 폐장까지는 30분 정도가 남았지만 5시간 가량을 논스톱으로 돌아다녔더니 체력이 바닥을 보였고 카메라도 배터리가 다 떨어진데다 울산까지 돌아갈 길이 멀었기에 이 쯤에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하철로 1시간을 넘게 달려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대략 20시 20분 경, 울산행 버스표를 끊었습니다.

................22시 30분 출발이라고?


주간운행은 표가 없어서 심야운행 첫 차에 당첨되었습니다. 심야할증은 둘째치고 터미널에서 2시간 가량을 허공에 버리게 되었습니다.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망했습니다.

그리하야 울산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3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대중교통은 이미 전부 끊긴 터라 콜택시를 소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집에 도착하고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50분 언저리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잔류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22시 이전에 집에 도착했었을 겁니다. 그리고 시외버스와 콜택시 비용도 아낄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미련이 남았을 겁니다. 시간에 쫓겨 자동차 관람도, 사진도 제대로 못 건질 바에야 이렇게 된 게 차라리 낫다는 생각하니 그나마 위안이 되었습니다. 좀 비싼 수업료 냈다고 생각해야죠.


...

중간고사 때문에 모터쇼 끝난 지 1주일이 넘어서야 겨우 후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아직도 중간고사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OTL
Posted by Litz Bla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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