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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독이 든 떡고물, 먹을 것인가?
대학교의 중간고사 시즌은 보통 4월 중후반입니다. 그런고로 늦어도 3월 말부터는 중간고사 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이런 와중에 학부 게시판에 붙은 종이 한 장.
4월 8일에 서울모터쇼 공짜로 보내줄게. 갈래?
...이거시 무슨 자다가 봉창 찢어먹는 소리인가 하니, '그린카 인재양성센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친환경 자동차, 즉 전기자동차와 관련된 업적(...)을 쌓는 것이라는게 학부의 공식 설명입니다. 분류상 산업체 견학에 해당한다고...
해당 학부는 자동차공학과가 소속된 기계공학부와 전기전자공학과가 소속된 전기공학부. 그리고 저는 전기전자공학과 소속입죠.
시험기간이라는 리스크가 있지만 서울모터쇼는 쉽게 포기하기 힘든 떡밥이었습니다. 이 블로그를 드나들던 분이면 잘 아시겠지만 저는 20년 숙성 자동차덕후입니다. 거기다가 공짜로 보내준다는데.
그리하야 며칠 간의 고민 끝에 모터쇼 관람을 결정했습니다. 결정 다음날에 관람 2일 후 시험이 있다는 공고를 받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수 차례의 벡스코 촬영으로 얻은 상식, 실내행사 촬영은 스트로보 없이는 죽도 밥도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이번에도 출발 전에 스트로보를 물색했습니다. 물색했습니다. 물색했습.......
못 구했습니다.
스트로보 없이는 어떤 참사가 일어나는지를 잘 알고 있기에 잠시 촬영을 포기할까 하는 마음까지 먹었습니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깨문다고, 이왕 이렇게 된 거 배터리 낭비를 감수하고 내장 플래시라도 써보기로 작정했습니다.
어차피 GN58급 고화력 스트로보도 현장촬영 때는 1/32~1/64 정도로 화력을 줄여서 사용하다보니 GN12급 내장 플래시라면 최고 출력으로 때리면 어떻게든 커버는 된다는 계산이 나왔습죠. 다만 내장 플래시를 그대로 썼다간 되려 태양권+동굴효과로 사진만 망치는 꼴이 되니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그리하야 나온 대책이...
...필름통 하나 구해다가 버스 안에서 급조한 내장 플래시용 디퓨저 되시겠습니다.
미놀타 7D에 24-85mm, 그리고 노 스트로보라는 헝그리 정신이 빛나는 조합으로 모터쇼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1. 본문 시작. 그리고 주의사항
- 앞에서 언급했듯이 다수의 사진으로 인해 로딩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그리고 그에 걸맞게 스크롤바의 길이도 매우 깁니다. 포스트를 읽기 전에 이 점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블로그 포스팅 본문의 가로 폭이 700px로 설정되어 가로사진은 자동으로 축소 리사이즈됩니다. 리사이즈된 사진은 클릭하면 본래의 사이즈(800×532px)로 보실 수 있습니다.
일단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넋두리를 좀 하자면...
- 내장 플래시로 땜질하는 것은 역시 무리수였습니다.
안 그래도 부족한 화력에 디퓨저 비스무리한 것까지 덮어씌웠으니 부족한 광량은 셔터스피드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 노이즈와 디테일 뭉개짐을 감수하고 ISO를 800까지 올리는 초강수를 뒀음에도 1/80초를 겨우 확보하는 것이 최선이었습니다.
85mm의 환산화각이 127mm이니 넉넉하게 1/200초, 적어도 1/125초 정도까지는 확보를 해줘야 하거늘...
그 덕택에 초점이 맞은 건지 블러가 난 건지 판단이 애매모호한 사진이 수두룩하게 나왔습니다.
- 내장 플래시 촬영의 문제는 광량부족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장 플래시의 충전시간이 촬영 내내 발목을 잡았습니다. 한 컷 찍고 나면 내장 플래시가 재충전되는 3초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모델을 전문으로 촬영하는 사진가들은 연사촬영으로 표정을 잡아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컴패니언 모델분들도 연속으로 포즈와 표정을 잡아주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제 경우는 연사촬영을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기에 다양한 표정을 잡아내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경쟁을 뚫고 겨우 촬영 시선을 잡아도 한 컷 찍고 충전한답시고 촬영을 멈추니 모델분께서 '더 안 찍어요?'라는 의문의 표정을 보내고서는 다른 분에게 시선을 옮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OTL
- 그리하야 넋두리의 결론. 실내행사 촬영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스트로보를 사수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내장 플래시로 땜질할 거면 직접 만들든 기성품을 구입하든 디퓨저 하나 구해서 갑시다. 이거 없으면 촬영 못 합니다.
↓ 업체 정렬순서는 딱히 정해두지 않았습니다. 단지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이런 순서가 되었을 뿐... -_-
▶ 르노삼성
르노삼성에서 메인 턴테이블에 올려놓은 차량은 차기 SM7로 알려진 프로젝트 L47. 헌데 어째서인지 제 카메라에는 녀석을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었습니다. 그 외에는 양산차들이 부스를 메꾸고 있었으나 유난히 눈에 띄는 녀석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턴테이블에 올라간 또다른 녀석, TWIZY라는 이름의 1인승 컨셉카입니다. 대세가 전기자동차 개발 쪽으로 흐르면서 업체 별로 한 대 이상의 전기자동차를 만들어서 출품했는데 이 녀석도 그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르노삼성 부스에서 매년 선보이는 녀석으로 르노의 F1 머신이 있습죠.
▶쌍용
어째 2010년 부산국제모터쇼의 데자뷰. 코란도C'들'이 쌍용차 부스를 휘어잡고 있습니다.
액티언 스포츠를 베이스로 디자인을 다듬은 컨셉카, SUT1입니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극심하게 갈리는 액티언 시리즈를 좀 더 얌전하게 다듬은 모습이 잘 어울립니다. 아마 액티언 스포츠가 이 디자인으로 양산되었다면 판매량이 훨씬 높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덧붙여 노 스트로보 샷. 스트로보가 필수인 이유는 단지 광량 확보 때문만은 아닙죠. 위 사진의 예시처럼 스트로보 없이는 얼굴의 그림자를 처리할 수 없습니다.
코란도C를 베이스로 만든 전기자동차 컨셉카 KEV2. 작년 부산모터쇼에서도 코란도C 전기자동차를 pure EV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적이 있었는데 그 때와 거의 비슷한 컨셉입니다.
▶ 현대
한국에서 현대가 차지하는 입지에 걸맞게 가장 거대한 부스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제네시스 엠블렘을 달고 나온 컨셉카 HND-6 Blue2. 라디에이터 부분은 전광판으로 되어 있어 FCEV 외에도 여러 문구를 출력할 수 있습니다. 무슨 버스 전광판도 아니고... 덧붙여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녀석입니다.
FCEV라는 문구 그대로 수소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컨셉카입니다. 이 녀석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컨셉카들이 화석연료 대신 전기 계통 동력원을 달고 나오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번 서울모터쇼의 슬로건이 <진화, 바퀴 위의 녹색혁명(Evolution, Green Revolution on Wheels)>이었던 만큼 대부분의 업체들이 친환경 기술을 선보이려고 노력했습니다.
크로스오버 컨셉카 HCD-12 Curb.
이전 공개자료들을 보면 실내 디자인이 굉장히 파격적인데 이번 전시에서는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아니면 제가 문을 닫았던 시간대에만 찾아간 건지...
유럽 시장에서 i40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중형 왜건 VF. 앞모습은 현대차 특유의 헥사고널 그릴이 적용되어서 사진으로 남기지 않았습니다. [제가 헥사고널 그릴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i10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한국 최초의 고속전기차 블루온. 충전 플러그를 저런 곳에 숨겨두고 있었습니다.
블루온의 파워트레인.
벨로스터는 실물로 보니 솔직히 기대 이하였습니다. [......]
현대에서 런칭한 튜닝 브랜드인 튜익스에서 전시한 제네시스 쿠페 레이싱 사양.
오늘도 남양의 모 연구소에서는 외계인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세타 엔진과 R 엔진은 이들을 고문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공밀레... 공밀레...
...는 훼이크고 미래의 해양 교통수단 디자인 컨셉 중 하나입니다.
▶ 기아
피터 슈라이어를 필두로 한 디자인 경영이 시작된 지 어언 6년, 이제 기아=디자인이라는 공식이 점차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현대 인수 이전에 보여줬던 공돌이 정신장인정신만 더하면 완벽할텐데...
기아 부스의 메인 턴테이블에 올라간 K5 하이브리드. 형제차인 YF쏘나타 하이브리드와는 달리 하이브리드 버전과 가솔린 버전의 외관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YF쏘나타 하이브리드도 안 찍었군요. 그놈의 헥사고널...
K5 하이브리드는 포르테 하이브리드에서 LPG 엔진을 기반으로 했던 것이 삽질로 판명난 이후 가솔린 엔진 기반의 하이브리드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2인승처럼 보이는 3인승 소형 컨셉카 KED-7 POP.
이름대로 팝 아트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디자인이 인상적인 전기자동차입니다. '슈라이어 라인', '호랑이 코 그릴'로 일컬어지는 기아 특유의 라디에이터 그릴도 특이한 형태로 구현했습니다.
또다른 전기자동차 컨셉카인 KND-6 NAIMO. NAIMO라 쓰고 네모라 읽는 모양입니다.
HUD의 위엄. 오오 HUD 오오
육지혜 씨, 뒤, 뒤!
여담으로 조명 배치 때문에 뻑하면 역광 상황이 나와서 사진 찍기 힘들었던 부스 중 하나였습니다. [=엄청나게 날려먹었습니다.]
미니밴형 컨셉카 KV7. 이 녀석은 안타깝게도(?) 전기자동차가 아닙니다. 그 대신 외계인 고문의 산물세타Ⅱ T-GDI 엔진이 탑재되었습니다.
2세대 프라이드(JB)의 뒤를 이을 프로젝트 중 하나인 UB. 2층에 전시되어 있어서 많은 분들이 모르고 지나쳤습니다. -_-;
JB의 후속모델은 두 개의 프로젝트로 나뉘어 진행되었는데 유럽 전략형 해치백 UB, 유럽 외 전략형 노치백 LB가 그것입니다. 이 중 UB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공개된 것입죠.
해치백과 왜건의 무덤이라 일컬어지는 한국에서는 LB가 더 먹히겠지만 UB도 이대로만 나와준다면 성공은 희망적으로 보입니다.
한국에는 팔지 않는 기아차, 벤가의 전기자동차 컨셉카입니다. 벤가는 유럽 전략형 모델로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하여 유럽 지역에만 판매하는 녀석입죠.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겁내 큰 모닝 되시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실제 차량은 아닌 조형물입니다. 모닝 런칭 행사 때에 사용했던 물건을 재활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 한국GM a.k.a. 쉐보레
GM이 GM대우의 이름을 버리고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의외로 빨리 대중들에게 각인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기존 GM대우의 간판들-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라세티 프리미어-이 쉐보레 엠블렘을 달고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GM의 부스에서는 쉐보레와 더불어 기존 GM코리아에서 담당했던 GM의 디비전인 캐딜락의 차량도 함께 전시했습니다.
쉐보레로 이름을 바꾼 후 처음으로 공개하는 하이브리드 컨셉카 MIRAY. 이 쪽은 미래라고 읽는 모양입니다. 기아 부스의 네모와 더불어 무리수가 살짝 비치는(...) 네이밍 센스입니다.
미래라는 이름대로 한국 스텝들이 설계를 주도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만든 자동차가 미국 브랜드를 달고 선보이는 것이 묘하긴 하지만 이것이 비즈니스의 세계...
쉐보레의 아이콘, 범블ㅂ... 아니, 카마로입니다.
그리고 이 쪽은 진짜 범블비.
범블비 탓에 노란색 카마로가 널리 알려졌지만 검정색 카마로도 의외로 잘 어울립니다.
미국 머슬카의 상징 중 하나, 콜벳입니다.
범블... 아니, 노란색 카마로의 캐릭터가 워낙 강한 탓에 노란색 콜벳은 살짝 묻히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콜벳은 빨간색으로 전시하는 편이 더 나았을 듯 한데...
크루즈 레이싱 사양. 라세티 프리미어 시절부터 자주 보던 라디에이터 그릴 덕에 새 이름을 달고 나와도 전혀 신선하지 않다(...)는 문제 아닌 문제가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자동차 볼트. 아마 전 완성차 업체를 통틀어 이번 모터쇼에서의 궁극적인 롤모델이 아닐까 합니다.
덧붙여 앞에 소개했던 미래(MIRAY) 컨셉카는 이 녀석의 구동계에 터보엔진을 접목시킨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쉐보레의 과거 그 1. 1956년식 벨에어입니다.
50~60년대 미국차 하면 떠오르는 형태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이 녀석을 전시하리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쉐보레의 과거 그 2. 1960년식 콜벳입니다.
벨에어와 60년식 콜벳은 부스 안쪽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외부 부스에 전시된 신형 콜벳과 묘한 대비를 보입니다. 그러니까 신형 콜벳을 빨간색으로 전시했어야 한다니까
▶ 현대/상용차 부문
의외로 이번 모터쇼의 취지에 충실한 부스였습니다.
수소연료전지버스의 절개모형. 전시장 내부에는 모형만 달랑 놔두고 정작 실차는 킨텍스 외부에서 운행중이었습니다. [...]
사진에서는 빠졌지만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 버스 일렉시티는 실차를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메가트럭 하이브리드의 배터리. 연료탱크와 비슷한 면적을 잡아먹습니다.
한국에서는 5톤급 메가트럭이 첫 하이브리드 트럭이지만 일본에서는 이미 히노의 레인저와 듀트로가 하이브리드 버전으로 개발되어 굴러다니는 중입니다.
▶ 기아/상용차 부문
...왜 나왔니? [......]
현대에 인수된 이후 중대형 차량의 생산권을 전부 현대에게 넘겨주면서 현 시점에서 기아가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대형 상용차, 그랜버드 이노베이션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최상위 트림인 실크로드에는 피터 슈라이어가 손본 디자인이 적용되었는데... 어째 좀 애매합니다. -┏
▶ 대우버스
대우 그룹이 붕괴될 당시 대우자동차는 총 3개의 회사로 분리되었습니다. 승용차 부문은 GM이 인수하여 GM대우(現 한국GM), 중대형 트럭 부문은 인도의 타타그룹이 인수하여 타타대우, 그리고 버스 부문은 영안모자가 인수하여 지금 소개하는 대우버스가 됩니다. 예전에는 '대우자동차판매'라는 회사가 위 3사의 차량을 함께 유통했으나 대우자판이 사라진 지금은 이름만 대우일 뿐 서로 남남인 회사가 되었습죠.
이번 모터쇼를 통틀어 기술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차량이었던 BC211M OLEV.
바이모달 트램(Bi-modal Tram)의 개념을 응용하여 도로에 매설된 급전라인을 통해 자기장 형식으로 전기에너지를 받아 동력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입니다. 트롤리 버스의 전선을 도로 아래에 묻어두고 무선으로 전력을 받는다고 이해하시면 되... 아니, 그 전에 트롤리 버스를 아시는 분? -_-;
일반차량에는 채택하기 힘들지만 이동 경로가 노선화된 시내버스에 채용했을 때에는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이 외에 FX116 하이브리드도 전시되었지만 사진에서는 생략합니다.
▶ 타타대우
타타대우의 차량 뿐만 아니라 타타그룹 본사에서 전혀 예상 못 했던 녀석을 끌고 나왔습니다.
이름하야 나노. 세계에서 가장 값싼 자동차로 이름을 날렸던 그 녀석입니다. 대략 250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고...
인도의 가정에서 오토바이 대용으로 타고다닐 수 있는 자가용을 목표로 개발된 녀석이라고 하는데 가격이 가격인 만큼 여러 모로 허술한 면이 보입니다. 실내공간 확보를 위해 리어엔진 구동계를 채택한 것이 의외입니다.
프리마를 베이스로 한 컨셉카 블링. 대형트럭 컨셉카가 국내 모터쇼에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 듯 합니다.
▶ 번외 - 금호타이어
완성차 업체 외에도 많은 부품업체들이 참가했는데 그 중 단연코 돋보이는 부스는 금호타이어였습니다.
......?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의자에 앉은 척 연기하는 퍼포먼스가 압권입니다. 저런 자세로 버티고 있는 것만 해도 쉬운 일이 아닐텐데 거기에 표정까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연기를 해야 하니... [아니면 진짜로 뭔가에 앉아있는 것일수도?]
일단 국산차 부스는 여기까지. 수입차 부스는 다음 파트에서 소개하겠습니다.
...물론 다음 파트도 스크롤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 포르쉐
포르쉐를 비롯한 수입차 부스 몇몇은 프레스 데이와 일반공개 때의 차량이 다르고 일반공개 때도 시기에 따라 차량 몇 대가 바뀐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시아 최초 공개라던 918 RSR도 프레스 데이에만 등장했다고 하더군요. 아깝다...
가장 먼저 눈에 띈 녀석은 박스터 S 블랙 에디션.
덧. 이래서 다들 값비싼 B+W 필터를 쓰나봅니다. 저 플레어 어쩔...-_-;;
노출을 잘못 계산해서 상당히 오버가 되었습니다. OTL
파나메라 터보. 어째 한국에서는 포르쉐 최초의 '세단'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종종 있는 듯 한데...
이 녀석도 엄연한 '해치백'입니다. 카이엔에 이은 포르쉐의 두 번째 외도는 양의 탈을 쓴 늑대로 완성되었습니다.
포르쉐 부스에서 비교적 평범(...)했던 녀석인 카이엔 디젤. 이왕 전시용으로 들고 올 거 터보 버전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수 년 전, 카이엔 하이브리드가 처음 나올 당시에는 다들 무슨 헛소리냐고 했었죠. -_-; 외형은 카이엔 S와 동일합니다.
포르쉐 하면 누가 뭐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녀석, 911입니다. 그 중에서도 터보 S.
언젠가 운전하다가 이 녀석의 뒷태와 대면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녀석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벌벌 떨며 안전거리 2배를 유지했습니다. [........]
포르쉐의 막내 포지션, 카이맨 R입니다. 복스터의 하드탑 버전에 가깝지만 실제로 두 녀석을 모두 접해본 사람의 증언에 따르면 전혀 다른 녀석들이라고 하더군요.
포르쉐의 턴테이블을 차지한 녀석은 911 카레라 GTS입니다.
여러 모로 뒷태가 예쁜 녀석입니다. 꼬리를 올린 모습도 보고 싶었지만 주행이 아니니 무리인가...
▶ 메르세데스 벤츠
실버 애로우가 전시되어 있었다는데 제가 찾아간 날에는 없었습니다. OTL
벤츠 부스는 컴패니언 모델을 세우지 않는 것이 전통이라고 합니다. 컴패니언 모델이 자동차를 감상하는 데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 모터쇼의 취지를 생각하면 가장 적절한 대처가 아닐까 합니다.
컴패니언 모델을 노리는 하이에나사진사들이 없어도 벤츠 부스는 북적거렸습니다. 자동차만으로도 시선을 붙잡는 데에 성공한 것입죠.
모든 벤츠의 시작, 벤츠 1호(Benz First Vehicle)의 레플리카입니다. 이걸 실물로 보게 될 줄이야... ;ㅁ;
덧붙여 벤츠 1호는 세계 최초의 가솔린 엔진 자동차로 알려져 있습니다. 벤츠가 열었던 가솔린 엔진의 시대는 이제 전기 모터에게 자리를 물려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걸윙 도어가 인상적인 SLS AMG. 위엄 넘치는 녀석이건만 한국 한정으로 '똥차' 취급을 받은 적이 있기도 합니다. -┏;;
[2010년 영암GP에서 세이프티 카로 활약했었는데 이 때 얻은 별명이 10억 짜리 똥차입죠. -,.-;;;]
CLS 63 AMG. 일단 그냥 봅시다.
▶ BMW 그룹
BMW가 아닌 BMW 그룹이라고 표기한 이유는 현재 BMW 산하에 있는 미니도 BMW 부스로 출품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이브리드 컨셉카 Vision Efficient Dynamics, 통칭 VED입니다. 하이브리드 구동계이지만 가솔린 구동계를 씹어 잡수시는 무시무시한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이 녀석은 양산 확정이라고 합니다. 다만 디자인은 좀 더 현실적으로 수정될 거라고...
750Li 코리안 아트 에디션. 한국 시장을 위해 특별히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외형 상으로는 차이를 찾을 수 없습니다.
코리안 아트 에디션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실내에 있습니다. 크래쉬패드와 도어트림에 나전칠기 장식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장식은 나전칠기 무형문화재로 인정받은 장인이 한땀한땀손수 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BMW 부스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으리라 짐작되는 M1 오마주.
1시리즈 M쿠페. 벤츠에 AMG가 있다면 BMW에는 M이 있습니다.
엔진에서 느껴지는 M의 위엄.
그란 투리스모 30d. 기묘한 스타일 덕분에 데뷔 때부터 주목받았지만 정작 평가는 애매한 편입니다.
얼핏 봐서는 컨셉카가 아닌 것 같지만 컨셉카 맞다고 합니다. 이름하야 미니 페이스맨.
남성적이고 활동적인 컨셉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합니다. 이 녀석도 양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미니 50주년 기념모델인 미니 쿠퍼 SD 클럽맨 50 햄프턴 에디션.
...이름 한 번 징그럽게 길군요. 그리고 미니의 역사는 그보다 훨씬 더 깁니다.
미니 페이스맨의 베이스 모델인 미니 쿠퍼 S 컨트리맨 ALL4.
죄다 맨자 돌림(...)으로 끝나는 이름 때문인지 미니의 컴패니언 모델은 전부 남자가 맡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니 주변에는 유난히 여자 관람객이 많았던 것 같기도... [......]
▶ 아우디
누가 콰트로의 발상지 아니랄까봐 거의 대부분의 모델이 콰트로 드라이브를 달고 나왔습니다.
데뷔 당시 아우디의 반항아 취급을 받았던 TT도 어느 덧 데뷔 10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주유구를 찍어도 간지가 넘치는 R8 스파이더 되시겠습니다.
전기자동차 컨셉카 e-tron. 전기자동차까지 콰트로를 때려박는 위엄을 선보이셨습니다.
언젠가부터 LED 헤드라이트는 싱글 프레임의 뒤를 잇는 아우디 디자인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아우디의 기함 A8L. 덧붙여 아우디 부스는 유난히 남자 컴패니언 모델이 많았습니다. 여자 모델을 찾는게 더 힘들었을 정도...
▶ 폭스바겐
현존하는 자동차회사 중 가장 많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정작 본인은 국민차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비운(?)의 폭스바겐입니다.
한국에는 시판하지 않는다는 공식 코멘트가 있었던 시로코 R. 시판하지 않는다니 지금이라도 실컷 봐두는 수밖에...
두툼한 볼륨의 뒷태가 매력적인 녀석입니다.
한국 출시를 앞둔 신형 투아렉. 앞에서 소개한 포르쉐 카이엔과 형제 뻘 되는 녀석입니다.
고성능 소형 해치백을 의미하는 단어인 '핫 해치'의 원조, 골프 GTI 되시겠습니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빨간 스트라이프가 GTI의 상징이자 고성능의 상징입죠.
일단 차종은 제타입니다. 시대의 눈물Zeta가 아니라 Jetta입니다.
...정작 사진의 주인공은 제타가 아닌 것 같지만요.
이종빈 씨의 경우 촬영한 사진의 분량이 많아서 나머지 사진은 외부 링크로 분리합니다. [SLR클럽 주제갤러리 링크]
▶ 푸조/시트로엥
같은 PSA그룹 산하라서 그런지 두 회사가 통합 부스로 출품했습니다. 시트로엥은 이번이 첫 한국 방문입니다.
독특한 뒷태가 인상적인 푸조의 플래그십 세단 508GT입니다. 이번 모터쇼를 위해 프랑스 본사에서 직접 공수해왔다고 하더군요.
어째 두 회사의 차량을 모두 돌아본 것 같은데 508GT 말고 남은 사진은 RCZ밖에 없습니다.
...어째서 시트로엥 DS3의 사진이 없는거지?
▶ 재규어/랜드로버
이 쪽도 통합전시 부스. 재규어와 랜드로버 둘 다 현재 타타그룹 소속입니다. 앞에 나노를 전시했던 그 타타그룹 말입죠.
레인지 로버 이보크. 사막의 롤스로이스라 불리는 레인지 로버의 이름을 받은 소형 SUV입니다. 곱상한 외관과는 달리 랜드로버 차량 특유의 무지막지한 험로 적응력은 여전하다고...
엄청난 덩치에도 불구하고 날렵한 몸매가 인상적이었던 XJ 수퍼스포트. 정작 사진에서는 날렵함이 살지 않는 것이 아쉽습니다.
beautiful fast car, XKR.
▶ 닛산/인피니티
닛산에도 '리프'라는 이름의 양산형 전기자동차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이 없습니다. [......]
올해 하반기에 한국 출시 예정인 큐브. 닛산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녀석입니다.
비대칭 박스형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한국에서는 기아 쏘울이 거의 유일한 경쟁 상대가 될 듯 합니다.
14년 연속으로 세계 10대 엔진에 이름을 올렸던 닛산의 자존심, VQ엔진입니다.
닛산의 또다른 자존심, GT-R의 절개 모형입니다. 절개 말고 원본을 보여달라고 이것들아...
닛산의 고급 디비전인 인피니티로 선보인 컨셉카 에센스.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 포드
여러 대를 끌고 나왔지만 눈에 띄는 녀석은 딱 하나였습니다.
미국 자동차에서 머슬카를 빼놓을 수 없고 머슬카에서 머스탱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진을 촬영하던 도중 갑자기 스텝 한 명이 모델을 머스탱에서 물러서게 했습니다.
당연히 스텝에게 모두의 어그로눈총이 쏠리던 찰나, 스텝 여러 명이 리프트 잭과 임팩트 렌치를 들고 와서는 타이어를 교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서야 모두들 납득.
▶ 토요타/렉서스
이번 모터쇼의 주제에 걸맞게 프리우스 군단(...)을 끌고 나왔습니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자동차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는 컨셉을 내놓았는데...
화석연료 자동차와 전기자동차의 기술적 과도기에 해당하는 하이브리드에서 또다시 하이브리드와 전기자동차의 중간을 선택한 토요타의 잔머리(...)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 쪽은 잡종이 아닌 순수 전기차, FT-EV입니다. 작년에 부산에서도 봤었으니 초면은 아닙니다요.
이 녀석의 이름은 FT-86 G 스포츠 컨셉입니다. ......잠깐, 86이라고?
토요타에서 '86'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모델, 스프린터 트레노 AE86의 정식 후속차량이라고 합니다. 예, 맞습니다. 이니셜 D에 나오는 그 두부배달차 이야기입니다.
...근데 이게 어딜 봐서 86 후속이여? 팬더색 후륜구동 스포츠카면 죄다 86이냐!
▶ 혼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킨텍스를 몇 바퀴 돌도록 혼다 부스는 빼먹고 있었습니다.
전시 종료시간이 임박하고 카메라 배터리가 거의 다 떨어질 때 쯤에야 혼다 부스에 잠깐 들렀습니다.
혼다 부스에서 주목할 만한 차량으로 시빅 컨셉, FCX 등을 꼽을 수 있으나 사진으로 남은 녀석은 골드윙 뿐이었습니다.
빨간 색인데 어째서 이름이 골드윙인지는 혼다 영업점에 가서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에어컨, 에어백 등 모터사이클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장비들로 무장한 중장갑(...) 모터사이클로 탑승 중 교통사고를 당하더라도 자동차 수준의 안전성을 보장한다고 합니다. 다만 가격도 중형차 수준... [.......]
#2. 2011년 서울모터쇼가 남긴 것
- 이번 모터쇼의 슬로건인 <진화, 바퀴 위의 녹색혁명>이 보여줬던 대로 참가 업체들들은 모두 하나의 틀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전기자동차입죠. 화석연료의 서포트를 받는 하이브리드이건, 순수 전기차이건, 수소연료전지 혹은 그보다도 더 대담한 기술-OLEV-이건 제조사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해석한 전기 구동계를 자동차에 접목했습니다.
증기기관으로 시작한 자동차의 역사가 내연기관으로 진화하여 현재에 이르렀다면 다음 세대는 전동기관이 이어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보여준 모터쇼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 모터쇼는 두말할 것도 없고 컴패니언 모델이 투입되는 모든 형태의 행사는 딜레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객이 전도되어 '모델쇼'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전의 한국 모터쇼와 비교하면 이번 서울모터쇼는 컴패니언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과 자극성이 상당히 줄어-일부 부스는 제외-들었습니다. 벤츠 부스처럼 모델을 아예 투입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지요.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컴패니언 모델과 자동차가 따로 논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자동차 문화가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한국에서 개최되는 모터쇼의 입장에서 보자면 컴패니언 모델은 양날의 검입니다. 이 양날의 검을 완벽하게 다루는 방법은 앞으로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숙제로 남을 듯 합니다.
- 이전까지 경험했던 부산모터쇼와 비교하면 서울모터쇼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훨씬 수준이 높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아니, 비교하는 것 자체가 서울모터쇼에 대한 실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애초에 참가 업체의 규모부터 다른데... [......]
#3. 그날 밤, 귀가는 험난했다.
당초 계획은 학교에서 짠 일정표대로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학교의 일정에 따르면 오전 7시 출발→13시 킨텍스 도착→17시 복귀 출발→23시 울산 도착까지가 일정표 상의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출발 당일에 일정이 급히 바뀌어 복귀 출발시간이 16시로 당겨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실제 관람시간은 3시간이 채 되지 않습니다.
큰 맘 먹고 시험기간 리스크를 감수하며 서울까지 올라왔는데 3시간도 못 보고 되돌아가는 것이 너무나도 아까웠습니다. 때마침 복귀 출발에 합류하지 않는 서울 잔류자 신청을 받았고 잠시 고민한 끝에 서울 잔류를 신청했습니다. 어차피 서울 오는 비용과 모터쇼 입장료는 공짜였으니 울산 돌아가는 비용만 부담하고 이왕 이렇게 된 일, 미련을 남기지 말자는 방향으로 잡았습니다.
그리하여 킨텍스에 입장하고...
600여 컷의 사진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300컷 이상에 내장 플래시를 터뜨렸던 터라 카메라의 액정에는 배터리 경보가 켜졌고 시계는 어느덧 18시 30분 가량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모터쇼 폐장까지는 30분 정도가 남았지만 5시간 가량을 논스톱으로 돌아다녔더니 체력이 바닥을 보였고 카메라도 배터리가 다 떨어진데다 울산까지 돌아갈 길이 멀었기에 이 쯤에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하철로 1시간을 넘게 달려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대략 20시 20분 경, 울산행 버스표를 끊었습니다.
................22시 30분 출발이라고?
주간운행은 표가 없어서 심야운행 첫 차에 당첨되었습니다. 심야할증은 둘째치고 터미널에서 2시간 가량을 허공에 버리게 되었습니다.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망했습니다.
그리하야 울산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3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대중교통은 이미 전부 끊긴 터라 콜택시를 소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집에 도착하고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50분 언저리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잔류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22시 이전에 집에 도착했었을 겁니다. 그리고 시외버스와 콜택시 비용도 아낄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미련이 남았을 겁니다. 시간에 쫓겨 자동차 관람도, 사진도 제대로 못 건질 바에야 이렇게 된 게 차라리 낫다는 생각하니 그나마 위안이 되었습니다. 좀 비싼 수업료 냈다고 생각해야죠.
...
중간고사 때문에 모터쇼 끝난 지 1주일이 넘어서야 겨우 후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아직도 중간고사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