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오토살롱? 그거 먹는거냐?
오토살롱이나 모터쇼나 다를 게 뭐냐고 의문을 가지실 분들이 계실 겁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모터쇼는 완성차 업체의 축제, 오토살롱은 튜너의 축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완성차 업체 대신 튜닝 업계에서 이름을 날리는 유명 튜너들이 주축이 되는 전시회로 전시차량도 순정차량보다는 튜닝카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슈퍼카들이 대거 집결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11월 말에 결혼식 촬영 때문에 부산에 내려갔었는데 지하철에 부산 국제오토살롱 광고판이 붙어있더군요.
...어째 지난 번 지스타 때와 같은 전개인 것 같지만 넘어갑시다.
중간설명 생략. 카덕 본능에 따라 2010년 12월 3일, 전시 2일차에 갔다 왔습니다.
#1. 여기서부터 본문 시작
사진 탑재량이 이번에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라 스크롤바 감소를 위해 접이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거슨_이종교배.jpg
지스타 촬영 때 썼던 묻지마 스트로보를 빌리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며칠 전에 고장났다더군요. [...]
그래서 카메라 대여점에서 캐논 580EX를 빌렸습니다. TTL이 안 먹히는 문제는 여전하기 때문에 카메라의 세팅과는 관계없이 닥치고 발광. 그나마 다행인 건 스트로보 자체에 광량조절 다이얼이 붙어있어서 지난 번에 썼던 묻지마 스트로보보다는 한결 더 편했다는거...
대여점 주인에게 소니 기기는 들여놓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아직까지는 캐논과 니콘의 수요가 압도적이라 한정된 자금으로는 캐논 기기를 들여놓는 것이 가장 이윤이 많이 남는다고 하더군요. 미놀타/소니를 포함한 모든 마이너 유저에게 묵념.
카메라에 얽힌 이야기는 지난 번의 지스타 포스트[링크]를 읽어보셨다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일단 오토살롱이라는 명찰이 붙은만큼 전시된 차량에 어느 정도 기대를 걸게 되는데...
한 바퀴 훑어본 소감,
...오토살롱인데 볼 만한 차가 없다!
이건 무슨 날벼락인가...
부산 모터쇼와 부산 오토살롱을 여러 번 드나든 경험을 비춰봤을 때 오토살롱에는 비교적 보기 드문 슈퍼카의 전시가 많은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동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국산 튜닝카들만 잔뜩 깔려있더군요.
부가티 베이론은 커녕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조차 코빼기도 안 보였으니...
오토살롱의 체면을 살려주는 차량이 몇 대 있긴 했지만 그것만 빼면 어딜 봐서 오토살롱인지 주최 측에 따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인터넷 예매를 해서 티켓 2천원 할인을 받았으니 망정이지 제값 7천원 주고 들어왔다면 돈 아까워서 눈물이 났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형태의 행사가 매번 모델쇼로 까인다지만 이번에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컴패니언 모델 말고는 볼 것도 없었고 찍을 것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끄적거릴 가치가 있는 차량 몇 대를 찍어봤습니다. 그 뒤로는 쭉 모델 사진만 나갈 예정입니다.
버스비, 지하철비, 입장료, 스트로보 대여료까지 날린 상황에서 뭐라도 건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베일사이드의 에어로 튜닝 파츠는 과격한 디자인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이번 에어로 파츠는 베일사이드 치고는 심히 얌전합니다. 베일사이드 엠블렘이 없어도 베일사이드 튜닝임을 알 수 있었던 기존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근데 이 녀석 베이스바디 이름이 뭐였더라?
Studie의 튜닝 파츠가 적용된 1세대 SM5. Studie는 2009년 SuperGT에서 굿스마일과 협력하여 하츠네 미쿠 레이싱 머신을 출전시켰던 팀이기도 합니다. [참고링크]
하니웰 산하의 터보차저 브랜드인 가레트 부스에서 전시한 제네시스 쿠페 튜닝카. 내장을 뜯어내고 롤케이지와 버킷시트를 설치한 레이싱 머신 사양입니다.
오바야시 팩토리에서 사운드 튜닝을 거친 허머 H3. 허머 시리즈는 H3으로 넘어오면서 사실상 군용차 험비와의 연결고리는 끊어졌습니다. 민수용 험비였던 H1 때의 전율은 느낄 수 없습니다. 그저 큼직한 SUV일 뿐.
허머 H3와 마찬가지로 오바야시 팩토리에서 전시한 페라리 F430.
워낙 볼만한 차가 없었기에 아우디 R8 정도만 해도 귀한 차 대접. 설명에 따르면 TID 스타일링이 일본에서 공수해온 데모 카라고 합니다. 사진에서는 빠졌지만 바로 옆에 아우디 TTS 데모 카도 있었습니다.
이거슨...
사람을 흥분시키는 마성의 M, BMW M3입니다. 코팅전문업체에서 전시한 차량이라 외형 상으로는 사실상 순정 상태였습니다.
이번 오토살롱에서 그나마 체면을 살렸던 미국형 슈퍼카, 머슬카 특별관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3세대 콜벳을 비롯한 머슬카 6대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머슬카의 매력이라면 뭐니뭐니해도 거칠게 그르렁거리는 배기음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듣지 못한 것이 아쉬웠을 뿐...
...그건 그렇다 치고 콜벳 5대와 카마로 1대 갖다놓은 걸로 특별관 운운하기에는 좀 민망하지 않나? 거기에 죄다 시보레...
도대체 이게 왜 오토살롱에 있는거냐.
얼씨구. 그래도 캐논 홍보차량 쪽은 꽤 흥했습니다. 포토프린터를 이용해서 즉석에서 사진을 출력해주는 행사가 좋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대부분의 사진사들이 여기에서 사진을 뽑은 다음 사진에 찍힌 컴패니언 모델에게 사인을 받더군요. [.......]
...저요? 제 A200의 실내촬영 사진은 보정 없이는 쓸 수 없는 물건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시도하지도 못했습니다.
하도 찍을 게 없어서 평소였다면 지나쳤을 법한 것까지 찍게 되었습니다. -,.-
임시카페에서 보게 된 라이카 M9. 오오 라이카 오오
자동차 사진 몇 장 안 나온 것 같지만 자동차 사진은 여기에서 끝입니다. 진짜로. [......]
첫날 오토살롱을 갔다 온 사람들이 자동차 관련, 사진 관련 커뮤니티 여기저기에서 자동차는 볼 것이 없다는 불평을 터뜨려 내심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였습니다.
그것을 반증이라도 하듯 전체적으로 썰렁한 전시장에 컴패니언 모델이 있는 쪽만 사람이 미어터지는 악순환이 이어졌습니다.
그 악순환 속에서 건진 사진들은 아래에서부터 이어집니다. 별다른 추가 설명은 없을 예정입니다. [있긴 있다는 소리...]
모든 사진은 니트 이미지로 노이즈를 처리하고 라이트룸으로 보정했습니다.
...나날이 갈수록 촬영실력 대신 보정요령만 늘고 있습니다. OTL
- 인명에 대한 존칭은 전부 '○○○ 씨'로 통일합니다.
눈썰미 좋으신 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이 사진부터 밴딩 노이즈와 핫픽셀이 폭증합니다.
흔들림 방지를 위해 연사를 이용한 탓에 대략 670컷 정도를 찍었는데 촬영 중에 CCD가 과열된 건지 300컷 이후의 사진들은 죄다 밴딩 노이즈와 핫픽셀로 도배되었습니다. 니트 노이즈로 밀어도 밴딩 노이지는 밀리지 않으니 오호 통재라. 망했습니다.
사진 배열순서는 시간 순서가 아니기 때문에 중간중간 밴딩 노이즈가 뒤덮힌 사진이 나오더라도 양해바랍니다.
이 사진을 찍을 때가 대략 17시 30분 안팎, 폐장을 30분 가량 남겨둔 때였습니다.
리츠 : 죄송합니다. 저희(사진사)가 빠져줘야 마치고 쉬실텐데... 유은 : 아니 괜찮아요. [장난기 섞인 어투] 어차피 시간 다 되어야 끝나는데요. 男1(...) : 몇 시에 끝나세요? 유은 : 5시 40분에요. 리츠 : ...5분 남았슴다!
이유은 씨와 민다흰 씨의 부스에서는 후반에 농담 따먹기(...)하면서 촬영했습니다.
...위 사진의 최별이 씨와 아래 사진의 한민지 씨, 분명히 같은 부스입니다.
도대체 무슨 컨셉이길래 의상을 이렇게 극단적으로 배치한겨...-_-
김현진 a.k.a. 햄토리.
인물 촬영에서 연사촬영의 장점은 전혀 진지하지 않은 재미있는 표정도 잡아낼 수 있다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전 그 댓가로 밴딩 노이즈를 얻었지만요. 이럴 때마다 DSLR이 갖고 싶습니다. ;ㅁ;
...추가설명 드리지 않아도 촬영 난이도를 짐작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조명은 없는데 사진사들은 떼거지(......)로 몰려들어 프레임 침범은 기본이고 뒤에서 옆에서 밀치기당해 흔들림 크리까지...
덧붙여 콘트라스트 AF의 한계인 저조도시 미칠듯한 AF 실패로 사진을 가장 많이 날려먹은 부스이기도 합니다. OTL
효과적인 밴딩 노이즈 제거법을 알고 계시는 분은 부디 도움을 주시길 바랍니다. 보정을 더 하려고 해도 밴딩 노이즈 때문에 레벨 히스토그램을 건드릴 수가 없습니다. OTL
이래서야 모델분들께 죄송해서 사진을 올리기도 민망합니다. ;ㅁ;
이쯤에서 촬영후기 두 줄 정리.
- DSLR이 갖고싶어요.
- 밴딩 노이즈를 죽입시다 밴딩 노이즈는 나의 원쑤
#2. BAS? 갈 길이 멀다.
행사 자체는 명백히 기대 이하. 20년 숙성 자동차 덕후로서 기대 이하라는 평가 이외에는 더 줄 것이 없습니다.
카덕이 차에 흥미를 잃고 모델 촬영에 올인했으니 더이상 설명이 필요할 리가...
갈 곳 잃은 카덕 사진사들의 플래시 세례에 고생했을 모델분들에게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남기며 부산국제오토살롱에 대한 평가를 마칩니다. 너무 기대 이하라 뭐라 궁시렁댈 건수도 못 찾겠습니다.
...빨리 미놀타 α-7D에 김밥을 영입하든가 해야지 하이엔드로 모델 촬영은 못 해먹겠습니다. 귀신은 아직 무리수...
* 김밥 : 미놀타 AF Zoom 70-210mm F4 / 귀신 : 미놀타 AF Zoom 70-200mm F2.8 APO G(D) SSM
[귀신에 붙은 수식어가 좀 많은데 그만큼 괴물급 성능을 자랑하는 렌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