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말도 안 되는 부록을 넣어주기로 유명한 하비재팬이 2010년 10월호에 이상한 부록을 넣었다는 소식을 듣고 서점으로 달려가 마지막 한 권(...)을 집어왔습니다.
10월호 잡지가 8월말 발매라니, 일본의 잡지 사이클은 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겁니까. [...]
잡설은 집어치우고 바로 사진과 함께 설명 들어가겠습니다.
재생종이의 포스를 풍기는 전형적인 잡지 부록의 상자입니다. 상자의 두께는 대략 본지의 2.5배 정도입니다.
이 녀석이 포함되면서 하비재팬 10월호의 가격이 840엔에서 1200엔으로 올랐습니다.
즉, 이 부록의 가격은 360엔(약 5000원)이라는 의미입니다.
ex:ride(이하 '엑스라이드')는 피그마(figma) 전용 탈것을 표방하는 1/12 피규어 시리즈로 제조사는
박스 오픈. ABS제 러너 1장과 금속 샤프트 2개가 들어있습니다. 조립설명서는 하비재팬 본지에 지면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조립설명서에는 접착제 사용을 지시하는 부분이 꽤 많은데 ABS 재질 특성상 일반 프라모델용 수지/무수지 접착제로는 잘 붙지 않으니 ABS용 접착제나 강력접착제 등을 사용하기를 권장합니다.
덧붙여 저 샤프트들은 강도 확보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조립 시에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
완성 사진. 모델은 영국 브롬톤(Brompton)社의 접이식 미니벨로(minivélo : 작은 자전거)인 M3L입니다.
미니벨로답게 상당히 작은 자전거이지만 한국 가격으로 대략 160만원 정도로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녀석 되겠습니다.
다섯 가지 덕(...)을 쌓은 사람들에게는 케이온 1기 오프닝에 등장하는 자전거로도 잘 알려져 있지요.
러너 사진을 보시면 아시다시피 이 녀석은 색분할이 전혀 되어있지 않은 통짜 빨간색입니다.
위 사진의 경우 타이어 부분만 유성매직으로 칠해준 것인데 이 과정만 거쳐도 제법 그럴듯해집니다. -_-a
각도를 바꿔서 촬영. 체인이나 브레이크 케이블같은 건 없습니다.
잡지에 수록된 작례를 보니 직접 만들어서 달아야 하는 모양입니다. [...]
잡지 부록인 것을 감안하면 제법 괜찮은 디테일입니다. 다만 플라스틱의 질은 반다이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
접이식 자전거답게 곳곳에 변형 기믹이 들어있습니다. 그 덕택에 이리저리 꺾어서 접을 수 있지요.
완전히 접은 상태입니다. 제법 작게 접혀져 피그마의 손에 쥐어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사진은 없습니다. -_-;]
반대편에서. 실제 자전거에도 있는 기믹이라고는 하지만 직접 접어보면 컴팩트함에 놀라게 됩니다.
3D 설계를 통해 실물과 같은 접이 기믹을 구현했다고 하는데 부록 프라모델로서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의 정성입니다.
M3L과 비슷한 시기에 엑스라이드의 SPride 라인으로 독일 Birdy社의 미니벨로인 BD-1이 발매되었는데 이 녀석의 접이 기믹이 M3L의 그것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아마도 정식 제품인 BD-1을 설계하면서 M3L도 겸사겸사(...) 설계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피그마 하츠네 미쿠 탑승. 엑스라이드 딱지를 달고 나온 녀석답게 피그마에 최적화된 사이즈입니다. 인간형 피그마가 대략 1/12 정도의 스케일이기 때문에 1/12 스케일로 나온 M3L이 딱 맞습니다.
M3L용 스탠드 뒤쪽에 피그마용 가동암을 끼울 수 있는 구멍이 있어 위의 사진처럼 안정적으로 태울 수 있습니다.
다만 페달에 발을 자연스럽게 올려두는 것은 좀 힘든 편이며 이 문제는 다리 가동성이 떨어지는 초기 피그마들에게 두드러집니다.
미쿠의 피그마 번호가 14번인데 지금 발표된 라인업이 80번대를 넘는 것을 보면 미쿠도 나름 초기 피그마입니다. ;ㅁ;
리볼텍 초은하 그렌라간은... 좀 힘듭니다. -_-
야마구치 관절의 특성상 평범한 인간의 자세(.......)를 잡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자전거 탑승자세가 좀 추합니다. [...]
HGUC 자쿠2 탑승. 의외로 자세가 잘 나옵니다. -_-a
MG 아스트레이 블루프레임 세컨드R 탑승.
...미안하다. 무리였다.
블루프레임처럼 다리 가동성이 특별히 뛰어난 녀석이 아니라면 탑승조차 힘듭니다.
......아니, 애초에 로봇을 자전거에 태울 이유가... [...]
넨도로이드 하츄네 미쿠도 탑승은 무리. 팔다리가 짧아서 핸들과 페달에 손발이 닿지 않습니다. -_-a
팔다리가 더 짧은 넨도로이드 푸치는 당연히 탑승불가입니다.
여러 종류의 피규어와 프라모델과 조합할 수 있지만 엑스라이드는 역시 피그마와 조합할 때 가장 어울립니다. 이것이 '전용'의 힘.
조립과정에서 인간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부분도 있지만 잡지 부록으로 보기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기합이 들어가 있어 완성시켜놓고 보면 제법 그럴듯한 자태에 만족하게 됩니다.
5천원 가량의 가격에 이 정도 품질의 자전거 프라모델을 구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죠.
적절한 가격에 가지고 놀기 좋은 물건을 찾는다면 추천입니다. 다만 지금 시기라면 하비재팬 10월호를 손에 넣는 것이 살짝 힘들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