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pad2013.10.31 00:11


블로그 시즌2 선언 이후 이 정도로 오래 블로그 포스팅이 끊겼던 적은 처음이네요. 그만큼 먹고 사는 데에 빠듯했다는 소리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포스트 업데이트는 없을 지언정 블로그 관리자 모드는 꾸준히 접속했고 제 블로그의 유입로그도 종종 체크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입로그를 보니...


'아이유 3집 한정판'이라는 키워드가 유독 자주 보이더군요. 흐음, 아이유 신보 나올 때가 되었구만.


이전 포스트에서 잠시 언급했었습니다만 저는 아이유의 팬을 자처하고 있어도 아이유 팬클럽이나 팬 커뮤니티에는 전혀 손을 대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아이유에 관련된 정보나 소식을 얻는 속도는 지극히 느린 편입니다. TV와는 담 쌓은 지 오래되었고 연예계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니.

이리하여 블로그질 하다가 얼떨결에 아이유 3집 발매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리고는 심드렁하게 출퇴근의 일상을 반복하고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평소보다 늦게 퇴근하는 밤, 날은 이미 어두워진 지 오래고 비가 쏟아져서 느릿느릿 운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운전할 때는 일렉기타 속주가 메인인 메탈이나 킥드럼 빵빵한 일렉트로니카를 주로 듣는지라 아이유의 노래를 비롯한 서정적인 곡은 잘 듣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한밤중에 혼자 느긋하게 운전하면서 듣는 아이유의 노래는 오래간만에 감성에 젖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하여 퇴근하자마자 아이유 3집을 뒤적거려 스트레이트로 주문하기에 이릅니다. 오래간만에 아이유홀릭 모드 발동.


여기까지가 아이유 3집을 구입하게 된 동기입니다. 다소 뜬금없긴 하지만 빠심이니까 그러려니 하시고... 오래간만의 리뷰 포스트, 아이유 정규 3집 앨범의 리뷰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IU's 3rd Album - Modern Times : Special Edition


우선 패키지의 전면 사진부터. 전작인 정규 2집 <Real Fantasy>의 한정판과는 다른 슬리브 케이스 구성입니다.

이전의 한정판과 마찬가지로 일반판과는 다른 재킷 이미지를 메인으로 올렸는데 정규 3집에서는 아이유 관련 상품에서 미니 3집[링크] 시기부터 지속적으로 사용해오던 고딕+이탤릭체 'IU' 텍스처가 '모던 타임즈'라는 앨범 컨셉에 맞춰 독특한 폰트로 변경된 것이 눈에 띕니다.


타이틀을 비롯해서 재킷 곳곳의 텍스처가 금박으로 처리되어 있는데 촬영용 조명의 적절한 조절에 실패했고 앨범 전체 컨셉에 맞춰 사진을 저채도로 후보정 처리했기 때문에 사진으로는 금박 특유의 반짝거리는 느낌이 잘 살아나지 않았다는 점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후면도 전면과 같은 컨셉의 흑백사진과 금장 텍스처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패키지를 분리하면 위와 같은 구성입니다.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특전 DVD, 음반, 슬리브 케이스, 그리고 한가운데의 사진 패키지. 덧붙여 아이유 음반 한정판 중 처음으로 2디스크로 구성되었습니다.





우선 본체라 할 수 있는 음반부터 소개합니다. 재킷 이미지는 일반판의 전면 이미지와 동일합니다.

아이유의 음반 중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흑백 재킷입니다. 재킷부터 시작해서 음반의 컨셉과 수록곡 등 많은 면모에서 이전까지의 아이유와는 상당히 다른 방향성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의 한정판들은 일반판 음반에 한정판 전용 특전을 끼워서 패키지로 만들었었지만 정규 3집의 경우 아예 음반부터 일반판과 다른 구성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왼쪽 상단의 스페셜 에디션 표기가 그 증거이지요. 리뷰 중간중간에 일반판과의 비교를 언급할 예정인데 정작 비교할 일반판 사진이 없는 것이 유감이네요.





뒷면은 일반판과는 달리 재킷 이미지가 없는 통짜 검정색 벌판입니다. 트랙 리스트는 덤. 겉표지가 하드커버이고 케이스의 두께가 제법 두터운 편이라 음반보다는 작은 책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케이스의 첫 페이지를 열면 스펀지 파티션에 수납된 CD와 두터운 부클릿이 보입니다. 파티션은 그렇다 치고 CD까지 일반판과 다른 디자인인 것이 의외입니다. 문제는 일반판 CD에는 아이유의 앨범아트가 그려져 있다는 것... 이봐, 뭔가 바뀐 거 아냐? 한정판이 더 썰렁하다니 이게 무슨 소리야.





CD에서 다운그레이드(?)를 먹었음에도 스페셜 에디션임을 표방할 수 있는 증거, 일반판에 비해 눈에 띄게 두꺼워진 부클릿입니다. 지면의 대부분을 화보집으로 할애하고 있지요.


이 페이지를 보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이미 다 아시겠지만 아이유는 작년 말에 터진 사건 하나로 인해 데뷔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소속사는 무대응으로 일관했지만 이 때문에 '병문안'이라는 굴욕적인 오명만 남기고 진압할 시기를 놓쳐버리고 말았죠. '사건'이 '사태'라 불릴 정도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아이유 또한 이전까지의 가장 강력한 세일즈 포인트였던 '국민 여동생' 이미지를 모두 잃어버리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전까지 아이유의 음반에서 활용해오던 꿈 많은 소녀의 이미지는 더이상 활용하기 어려웠을 터, 사건 이후 처음 내놓는 앨범인 정규 3집에서는 상당히 과감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습니다.





전작인 정규 2집 <Real Fantasy>의 경우 수록곡들의 장르 분포가 상당히 다양했습니다. 말인 즉슨, 좋게 보면 다채로웠고 나쁘게 보면 난잡한 구성이었었다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정규 3집 <Modern Times>의 경우 보사노바, 집시재즈, 스윙재즈, 라틴재즈 등 이전에 비해 색이 짙고 개성이 강한 장르를 집중적으로 채워넣었습니다. 아이유 본인의 표현으로는 '흑설탕'맛 앨범이라고 하죠. 컨셉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전작보다 더 마음에 듭니다.





이번 앨범에서의 아이유는 이전까지와는 달리 상당히 과감한 컨셉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색이 짙고 강한 음반을 지향하면서 도발적이고 끈적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시도가 엿보입니다. 음악과 화보 양면에서 말이지요.


가수가 급격한 이미지 변화를 시도하면 기존의 팬들에게는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것에 반해 아이유의 경우 이전의 이미지가 완전히 박살난 사건이 오히려 이번 앨범에서의 이미지 변화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새옹지마 격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도 간단히(...) 납득했습니다.





피쳐링에 참여한 가수 중 몇몇은 화보집 촬영에도 참여했습니다. 사진은 아이유의 아버지가 애창곡으로 부른다는 <낭만에 대하여>의 최백호.


아이유에게는 좀 미안한 이야기이긴 한데 이번 음반에서의 미흡한 점을 꼽으라면 가요계 대선배들과의 합작곡을 들고 싶습니다. 최백호와 양희은, 이름만 들어도 아이유가 감당하기 힘들 것 같은 사람들인데... 아니나 다를까, 한 곡 안에서 두 사람이 따로 놉니다. 심지어 양희은과의 합작곡인 <한낮의 꿈>은 음반 전체와 이 곡이 따로 노는 느낌입니다.


최백호의 섭외는 배경이 되는 이야기가 있다보니 그나마 납득이 가는 편이긴 한데 양희은의 섭외는 아무래도 무리수라는 느낌입니다. 혹자는 가요계 원로들의 커리어를 배경으로 "나 이런 사람하고 합작한다"라고 과시하는 느낌이 든다고 비평하기도 했지요.











이번 음반에서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를 하는 아이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파격적인 시도를 꼽으라면 이 곡, <누구나 비밀은 있다>입니다. 아이유의 곡에서는 보기 드문 일렉트로니카인데 이전의 아이유와는 상당히 이질적인 컨셉임에도 두 보컬의 조화가 자연스러웠던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덧붙여 일반판과 한정판의 부클릿 화보집 구성이 다릅니다. 일반판의 경우 화보와 가사가 함께 배치되어 있지만 한정판의 경우 화보의 비중이 대폭 늘었고 가사는 화보집 맨 뒤에 분리해서 배치했습니다. 화보에 집중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사도 일반판처럼 분산배치하는 쪽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화보 각각의 컨셉이 곡의 테마를 담고 있다보니 가사와 함께 사진을 보면 사진이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를 좀 더 쉽게 알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이번에는 특전 DVD 케이스. 재킷 이미지는 일반판의 후면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DVD 케이스의 구성은 음반 케이스와 동일합니다.





화보집은 티저 영상의 촬영현장과 <분홍신> 뮤직비디오 촬영현장의 메이킹 필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티저 영상 쪽부터 보시죠.





<Modern Times>의 티저 중에서. 찰리 채플린 주연의 <모던 타임즈>에서 컨셉을 차용한 곡으로 이번 음반 전체의 컨셉을 관통하고 있는 곡이기도 합니다. 20세기 초반에 유행했던 문화에서 여러가지를 따왔죠.











타이틀곡 <분홍신>의 뮤직비디오 촬영현장 중에서.














깨알같은 우리의 감성변태 매희열님





마지막 페이지는 문제의 분홍신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꽤 인상적인 연출입니다.



화보집 소개는 끝났으니 알맹이인 DVD의 내용을 잠시 설명하자면...



DVD의 런타임은 30분을 조금 넘습니다. 전체적인 구성은 음반 전체의 제작과정에 대한 후일담과 몇몇 수록곡에 대한 아이유의 생각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았습니다. 정규 2집 한정판에 들어있었던 특전 책자를 영상으로 만들었다고 보시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아무래도 30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이기에 책자에 비해서는 담아낼 수 있는 내용이 그리 많지 않고 모든 수록곡에 대해서 다루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음반 녹음현장이나 뮤직비디오 제작현장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책자와는 다른 형태의 매력이 있다고 봅니다.


맛보기로 영상의 스틸컷 몇 장만 올려봅니다. 더 올려달라고요? 직접 구입해서 보세요.











정석원 : 지은아 우짜노, 여기까지 왔는데...

아이유 : 알겠심더, 마 한번 해보입시더.


이 드립을 이해하셨다면 당신도 훌륭한 야구인.












음반과 DVD, 사실상 알맹이의 소개는 여기까지.





보너스 격인 사진 세트. 무광 인화지에 6×6 규격으로 인화된 사진이 3매 1세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 3가지 종류의 세트가 무작위로 배송된다는데... 로엔 이놈들, 일본에서 장사하면서 몹쓸 것을 배워왔습니다. 전부 모으려면 한정판을 최소 3장은 사라는 이야기잖아 이거.


사진에서는 빠졌지만 지관통에 담긴 포스터도 포함됩니다. 포스터의 이미지는 슬리브 케이스의 그것과 같으니 포스터 사진을 따로 촬영하지는 않겠습니다. 이유는 당연하지만 귀찮아서...-_-





아이유의 정규 음반들. 좌측부터 정규 1집 <Growing up>, 정규 2집 <Last Fantasy>, 정규 3집 <Modern Times>입니다. 군대에서 1집 시절의 아이유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그러니까 '포스트 윤하'로 불리던 시절에는 아이유가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한다는 상상 자체를 못 했습니다. 좋아하는 가수가 저보다 어리다보니 가수의 성장을 수 년에 걸쳐 지켜보는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되는군요.





각각 제 MP3P인 코원 J3와 전화기인 갤럭시 S2. 뻘스러운 고민이지만 파일에 ID3 태그를 박아넣을 때 음반 이름을 전부 대문자로 적을 지, 아니면 사진처럼 적을 지 고민 많이 했습니다. -_-





아이유의 새로운 시도가 인상적인 앨범, <Modern Times>였습니다.



아이유에게 있어 이번 음반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른바 '멸치 사건'으로 연예인으로서 큰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가수로서의 재기를 위해서는 이번 음반에서의 이미지 쇄신이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를 걸고 나온 결과물은 예상보다 더 파격적인 물건이었습니다.

다소 미흡한 점이 보이긴 했지만 한 가지 컨셉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는 노력은 높게 평가할 만 합니다. 이전 음반에 비해 트랙 리스트의 구성이 더 깔끔해진 점도 마음에 듭니다.


다만...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아이유가 대중들에게 미운털이 제대로 박혔다는 겁니다. 타이틀곡인 <분홍신>과 <기다려>의 표절 논란에서 이를 엿볼 수 있지요. 가요계에서 표절 논란은 종종 볼 수 있는 일이지만 표절이 아니라는 기술적인 해명이 덧붙여지면 논란은 사그러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아이유의 경우 소속사가 기술적인 증거를 제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를 호구로 보지 말라면서 오히려 논란이 더 거세졌습니다. 여기에서 지켜볼 재미있는 사실은 이 사태를 지켜보던 작곡가, 음악평론가 등 음악인들이 나서서 표절 논란을 적극 반박하고 있다는 거죠. 


저는 이 논란에는 입을 대지 않겠습니다. 비전문가가 전문가의 영역에서 잘못된 주장을 펼치는 것이 얼마나 웃긴 일인지를 알기 때문이죠. 얼마 전에 SNS 상에서 일어난 사건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모 민간단체가 송전탑의 특고압 송전선(ACSR)에 피복을 씌우지 않아 위험하다는 주장을 했다가 전기 전공자들의 비웃음과 함께 뭇매를 맞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ACSR에 피복을 씌우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는 전력공학을 배운 사람에게는 콩으로 메주를 만드는 것만큼 당연한 상식입니다. 마찬가지로 표절 논란을 정리하는 것은 음악인들의 판단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규 3집 <Modern Times>는 불미스러운 사건을 떨쳐내고 음악만으로 승부하기 위해 아이유와 제작진이 여러 모로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이지만 아쉽게도 목적을 완수하지는 못한, 타의적인 미완의 작품이라는 애매모호한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음반 자체로는 컨셉도 확실하고 구성도 좋은데 이 음반의 전후에 걸친 뒷이야기들이 발목을 잡아 음악 외의 요소가 음반에 작용하는 기묘한 물건이 되었네요.






Posted by Litz Bla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