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sure booth2012. 7. 12. 21:10


-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가수 아이유의 팬, 속칭 '봉빠'입니다. 하지만 봉빠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유애나(아이유 공식 팬클럽), 봉갤(디씨 아이유 갤러리) 등의 커뮤니티에서는 전혀 활동을 하지 않는지라 아이유에 관련된 소식을 접하는 속도는 의외로 느린 편입니다. 아이유가 첫 단독공연을 연다는 소식도 상당히 늦게 알게 되었지요. 하기야, 기말고사 준비하느라 한참 정신이 나가있을 때였으니...


우연찮게 아이유가 6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매주 주말마다 순차적으로 전국 6개 도시를 순회하는, 첫 단독공연 치고는 스케일이 굉장히 큰 공연을 연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서울 공연으로 스타트를 끊고 다음 공연장소는 제가 서식중인 울산인데...


...울산 공연 날짜가 기말고사 기간과 겹칩니다. 지쟈쓰.

그리하야 아이유님께서 친히 울산까지 오신다는데도 울산 공연 보는 건 포기하고 다른 영남권 공연을 물색했습니다. 후보지는 부산과 대구. 대구 공연 시기가 계절학기 끝난 직후라 시기적으로 가장 좋다 싶어서 예매하려고 표를 알아봤....는.....데.........


대구 공연 토/일요일 1등석 전석 매진.

공연 소식을 너무 늦게 접했던 탓일까, 저 멀리 구석자리를 빼고는 모든 좌석이 팔려나간 상태였습니다.

부산 공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그나마 1등석 중 스테이지와 거리가 먼 자리 몇 개는 남아있었습니다. 그나마도 토요일 공연은 대구와 비슷한 상태...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부산 일요일 공연으로 낙찰입니다. 표값을 만들기 위해 한 달 동안 저녁밥이 라면이었던 건 덤입니다.





- 공연이 열리는 부산 KBS홀에 도착했을 때 아차 싶었던 것은 이 공연에서도 공식 굿즈를 판다는 것이었습니다. 인기 굿즈는 공연장에 빨리 도착하지 않으면 매진 크리를 맞게 된다는 것은 두 번의 잼프로젝트 내한공연을 통해 직접 겪었던 일입죠.


아니나 다를까, 가장 끌렸던 아이템인 포토북은 매진되어 구매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은 아쉬움과 빠심에 이끌려 계획에 없었던 액자를 덥석 물어오게 됩니다. -_-





윗쪽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이 날 공연에서는 공식 야광봉을 팔지 않았기에 저는 작년 잼프로젝트 공연에서 쓰던 야광봉을 쓰기로 했습니다. 공연장 안에서 다른 사람들을 슥 둘러보니 어떻게 구했는지 공식 야광봉을 들고 있는 사람이 주로 앞쪽 자리에 포진해 있었고 그 외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상에서 파는 싸제(...) 야광봉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이 날 행상, 매상이 꽤 짭짤했을 듯 합니다.





IU 1st 전국투어 CONCERT - Real Fantasy 2012

2012/07/08 부산 KBS홀 공연 셋리스트


01. 잔혹동화

02. 너랑 나

03. Everything's alright

04. 잠자는 숲속의 왕자


- 플라잉 스테이지

05. 복숭아

06.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07. 하얀 민들레


08. 낭만에 대하여

09. 황혼의 문턱


10. Rain Drop

11. 잔소리 (feat.윤현상)


* 게스트 : 배치기


12. 첫 이별 그날 밤

13. 미아


14. Teacher


- 이어마이크

15. 하루 끝

16. Love Attack

17. 마쉬멜로우


18. 삼촌 (feat.성시경)


* 게스트 : 성시경


~ 댄스 타임

~ 포토 타임


- 관중석 스탠딩

19. 있잖아 (Rock ver.)

20. 좋은 날 


21. 나만 몰랐던 이야기

22. Last Fantasy


~ 앙코르

23. 내 손을 잡아 <밴드 소개>

24. 사랑을 믿어요




- 처음에 배정받은 좌석에 앉았을 때는 의외로 스테이지와 좌석 간의 거리가 가깝다고 생각했었으나 정작 공연이 시작되고 보니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도 먼 그녀였습니다. 다음 번 공연소식은 좀 더 일찍 캐치하는 수밖에...-_-


- 다른 사람도 아닌 국민 여동생이자 삼촌팬들의 여신, 아이유의 공연이라 그런지 공연을 보러 온 관중은 압도적으로 남자가 많았습니다. 이번 공연 관중의 남녀성비는 아이유 추산 약 9:1 정도였다고...



- 관중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만만찮은 규모의 공연장이었지만 오케스트라 세션과 밴드 세션을 모두 담기에는 스테이지의 규모가 좁았던 탓인지 세션과 오브젝트의 배치가 다소 어수선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솔로가수의 공연이라 스테이지가 너무 넓을 때 무대 장악력이 떨어지는 가수에게는 되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테이지의 규모 자체는 적당했다고 보지만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조금 욕심을 부렸다는 느낌이 드는 스테이지 구성이었습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나고 나서 저 대목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을 땐... 역시 좀 더 넓은 스테이지가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은 조금 뒤에 서술하겠습니다.



- 플라잉 스테이지가 뭔고 하니... 초승달 모양의 오브젝트에 와이어를 달아서 공중에 띄우고 그 위에 아이유가 어쿠스틱 기타를 메고 앉아서 노래를 부르는 것입니다. 공식명칭은 아니고 제가 편의상 붙인 가칭이니 오해 없으시길...-_-;

이런 구성이 등장한 이유는 일반 스테이지에서는 2~3층 관객들과는 눈을 마주칠 기회가 거의 없어서 최대한 높이 올라온 것라고 합니다. 덤으로 다음 공연에서는 관중석 쪽으로 돌출된 스테이지나 와이어를 달고 날아가는 연출도 해보고 싶으니 로엔(아이유의 소속사)에 압력 좀 넣어달라는 어필도...


조금이라도 더 많은 관중들과 함께 호흡하고 싶은 아이유의 생각이 기특하면서도 예능에서 몸치 이미지가 강했던 아이유가 다치진 않을까 내심 걱정하기도 했던 스테이지였습니다. -_-;



- 첫 단독공연답지 않게 아이유의 무대 장악력과 관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는 실로 대단한 수준이었습니다. 노래로 관중을 사로잡는 능력도 훌륭했지만 진짜 놀라웠던 것은 MC 파트에서의 공연 운영. 데뷔 4년차에 이제 갓 10대를 벗어난 소녀라고 보기에는 놀라울 정도로 능숙하게 공연장을 움직였습니다. 중간중간 삼촌팬들을 조련(...)하는 것도 센스도 잊지 않았구요.

아무래도 전국투어를 돌다보니 경험치가 많이 쌓여서 입담도 그만큼 늘어난 것 같습니다.


공연 중의 MC 파트 중 일부분을 분위기 설명을 위해 적절히 편집해서 적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아이유 : 이번 공연 게스트는 남자만 불렀습니다.

여자관객 : 꺄아~ [환호]

남자관객 : 우~ [야유]

아이유 : 걸그룹 친구도 데려오려고 했는데 스케줄 때문에 못 온대요.

남자관객 : 아... [탄식]

아이유 : 여자는 저만 있으면 충분하잖아요?

남자관객 : 와~

아이유 : 어허, 아까보다 소리가 작다!


이런 식으로 삼촌들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

덤으로 밝고 가벼운 노래에서는 노래를 부르는 도중에 허를 찌르기도... "오빠야, 아이유 좋나?"



- 오빠팬, 그리고 오빠팬을 가장한 삼촌팬이 대부분이었지만 의외로 가족 단위로 공연을 보러 온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아이유는 이 점을 예상한 것인지 아이유의 팬층 뿐만이 아닌 공연을 보러 온 관중 모두를 위해 '특정 연령층을 위한 노래'도 준비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버지를 위한 곡인 <낭만을 위하여>, 어머니를 위한 곡인 <황혼의 문턱>, 그리고 제목부터 대놓고 삼촌팬 헌정곡인 <삼촌>.


개인적으로는 황혼의 문턱 무대를 특히 인상깊게 봤습니다. 노래야 두 말할 것도 없지만 다른 곡보다도 스크린을 통한 연출이 가장 효과적으로 먹힌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 셋리스트의 선곡은 아이유가 소화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장르를 넣었습니다. 아이유의 주특기부터 시작해서 아이유가 단독공연 이전부터 스스로 어려운 곡이라고 언급했었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까지...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의욕이 보이는 셋리스트입니다.


다만 분위기가 상반되는 곡이 워낙 많았던지라 곡과 곡 간의 연결에서 다소 갭이 느껴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대부분 MC 파트와 스크린의 영상을 통해서 아이유 본인의 이야기를 담으며 재치있게 연결했지만 MC와 스크린만으로 커버하기보다는 셋리스트의 배열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셋리스트에는 표기하지 않았지만 공연 초반에 관중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셋리스트에 기록하지 않은 이유는 정확히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아서...-_-;


공연장 입구 로비에서 공연장에 함께 오지 못한 사람을 위해 메세지를 남기면 그 중 일부를 추첨해서 아이유가 직접 전화한다는 안내가 있었는데 이게 공연 중 이벤트가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사연 세 건이 당첨되었고 사연을 쓴 당사자에게는 아이유의 사인이 들어간 상품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화는 셋 중 한 명만 연결...

이 와중에 아이유의 낚시(...)로 탤런트 김수현 씨가 잠시 전화연결 되었습니다. 여자 관중들 난리 난 거야 뭐... 반대로 남자 관중들의 반응은 시큰둥 그 자체였습니다. [......]


여하튼 본론으로 넘어와서 여자친구에게 고백하기 직전인 남자의 사연이 아이유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오작교를 놓아주고 싶었나본데... 훈훈한 이벤트가 되리라는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여자 쪽의 반응이... 아무래도 차였다고 보는 게 맞지 싶습니다. 그리고 아이유 멘붕. [......]


덤으로 이 황당한 돌발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진땀 빼는 아이유의 모습이 꽤 귀여웠습니다. <



- 게스트는 <잔소리> 피쳐링으로 잠시 등장한 윤현상 씨를 제외하고 배치기와 성시경 씨가 두 곡씩 불렀습니다. 이 중 압권은 삼촌 포스를 풀풀 풍기며 아이유 치마가 짧다느니 나쁜 남자를 만나면 안 된다느니 잔소리를 줄줄 늘어놓던 성시경 씨.

성시경 씨 왈, 여자 관객들로만 가득 들어찬 본인의 콘서트에 아이유가 게스트로 무대에 올랐을 때 어떤 심경이었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고... 남탕(......)에서 발라드를 부르려니 군대에서 위문공연 했던 때가 생각난다고 해서 많은 군필자들의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_-;



- 아이유가 이어마이크를 부착하고 방송무대에 출연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아무래도 아이유가 부르는 곡들이 댄스 중점이 아닌 경우가 많은데다 아이유 왈, 핸드마이크가 노래 부를 때 손맛이 더 좋다고 하더군요. 거 있잖습니까. 3단 올릴 때라거나... <


하지만 어느 팬이 이어마이크를 끼고 춤추는 아이유를 보고싶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언급과 함께 시작된 3연속 댄스 스테이지.

이 공연을 통해 알게 된 사실. 방송 활동을 하지 않은 <하루 끝>은 댄스곡이었습니다! 아이유가 공연을 직접 보러 온 팬들만을 위해 준비한 회심의 한 수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여담으로, <Love Attack>에서 <마쉬멜로우>로 곡이 넘어갈 때 마쉬멜로우의 간주에 사용되는 테이프 되감기 샘플링이 사용되었는데... 아이유가 "어? 이게 무슨 소리지?"라는 대사를 날릴 때 저는 순간 머릿속에 Anisakis[링크]의 주작울음 늘어지는 샘플링, 그러니까 "킈,에,에,에,에에에에에엥!!!"을 떠올리고 말았습니다. -_- 욧닭을 깝시다. 킈에에에에엥!



- 아, 이어마이크 말고도 아예 대놓고 댄스 퍼포먼스만을 준비한 파트도 있었습니다. 춤바람 난 지은이

서울 공연에서는 아이유의 댄스 파트 엠바고 요청이 있었다는데 여기에서는 그런 거 없었습니다. -_- 아무래도 다음 주 대구 공연이 전국투어의 마지막인지라 엠바고를 유지할 필요가 없었던 것인지...


...분명히 아이유가 추고 있는 춤은 성인식, 그리고 트러블 메이커의 그 춤인데 어째서 섹시하기보다는 귀여운 걸까요. -_-;



- 공연 초반에 스크린에 피크 미터처럼 생긴 물건이 잠시 나왔습니다. 아이유의 설명으로는 데시벨 미터라는데 이거 아무리 봐도 오락실의 해머 내려치기 게임기에 달린 그거...-_-

아이유가 이걸 보여주면서 설명하길, 스크린에 이 데시벨 미터가 나왔을 때 관중석의 환호성이 미터의 최고치를 찍으면 포토 타임을 제공한다고 했습니다.



.........뭬라? 포토 타임?!?!?!?!?!?!?!?!?!! 예매 주의사항에는 이 공연 촬영금지라며!!!!!!!!!!!!!!!!!!!!!!!!!!!!!!!!!!!!!!!!!!!!!!!!

사실 혹시나 해서 A200을 챙기긴 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공연장에 가서 점검차 A200을 켜고보니 EVF에 표시되는 자막 한 줄. 


No Card.

...............제대로 멘붕했습니다. 지은이를 카메라에 담을 기회가 바로 지금인데!!!!!!!!!!!!!!!!!!!!!!!!!!!!!!!!!!!!!!!


여하튼 댄스 타임이 <트러블 메이커>로 한창 무르익어갈 때 스크린에 등장한 데시벨 미터. 관중석의 환호가 높아지고 저는 메모리카드를 잊어먹은 저 자신에 대한 분노를 담아 괴성을 질렀습니다. 

...사실 저 데시벨 미터, 말이 미터지 적당한 타이밍에 포토 타임 자막을 출력하도록 설정되었을 것 같지만 그냥 넘어갑시다.



꿩 대신 닭이라고, 휴대전화를 꺼내서 스크린만이라도 촬영해보려고 했는데 이 녀석의 AF는 열심히 허공에 삽을 푸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야, 결과물은 이게 최선이었습니다. 아........ OTL

...다음 번 공연에는 7D에 망원렌즈 하나 섭외하든가 해야지 원.



- 셋리스트의 선곡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이유의 공연에서는 스탠딩 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곡에 따라서는 박수조차도 없이 감상에만 전념해야 하는 곡도 있죠. 아이유가 감정을 담아야 하는 무거운 발라드곡이라거나...

하지만 저는 아이유의 공연 이전에 보아왔던 공연이 모두 스탠딩 공연이었던지라 몸이 근질근질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소리지르고 점핑하고 야광봉을 후리고...


쌓아둔 열기를 발산할 기회는 공연 후반에서야 찾아왔습니다. 스탠딩의 기점이 된 <있잖아>는 제가 아이유의 팬이 되기로 마음먹은 계기를 만들어준 곡이라 저에게는 특히 각별한 곡이기도 합니다. Let's Rock&Roll!!!


뒤이은 곡은 아이유를 '리얼 대세'로 만들어준 <좋은 날>. 아이유의 곡 소개 멘트를 봐도 명실상부하게 아이유를 상징하는 곡의 입지에 올랐습니다. 마치 'JAM Project=SKILL' 등식이 성립하는 것 처럼요.

아이유의 전매특허 3단 고음, 처음에는 관중들에게 역할을 맡겼습니다. 저도 질렀습니다. 아임 마 드뤼↗이이↗↗이이임

하지만 이대로 그냥 넘길 아이유가 아니죠. 이것이 오리지널이다! "I'm in my dream----------------!!!"



- 아이유의 데뷔곡인 <미아>를 부르고 난 뒤에 4년 전의 기억을 이야기하는 아이유. 4년 전에는 이 곡을 부르고 난 뒤의 관중석이 싸늘했었지만 지금은 뜨거운 호응에 힘을 얻는다고... 아이유가 데뷔한 시기, 그리고 제가 아이유의 팬이 되기로 마음먹은 때가 제 군대 시절이었습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나...


사실 그 때만 해도 아이유가 이렇게 '대세'가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는데 말이죠. 아무렴 어떻습니까. 예나 지금이나 아이유는 귀엽고 노래 잘 하는 사랑스러운 소녀입니다.



- 살짝 무거운 선곡들로 공연을 마무리짓는 아이유. 사실 마무리 MC도 없이 공연을 마무리짓는 방법이 전형적으로 앙코르 떡밥을 남기는 연출기법이었는데 성질 급한 부산 사람들은 진짜 공연이 끝난 줄 알고 나가는 사람이 꽤 많았습니다. -_-;;;

덕분에 앙코르 콜 도중에 스크린이 켜지자 출구 쪽에서 황급히 좌석으로 달려오는 사람들의 무리를 제법 볼 수 있었습니다. -_-

그건 그렇고 시작은 잔혹동화, 그리고 마무리는 라스트 판타지. 휼륭한 다크 판타지가 완성되었습... 응? 



- 앙코르 스테이지를 앉아서 낭비할 수는 없는 노릇, 다시 스탠딩입니다.

지은이 왈, "생각보다 많이 안 나가셨네요?" 다른 지역 공연에서도 앙코르 낚시에 걸린 사람이 제법 있었던 모양입니다. -_-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등장한 아이유는 그녀의 첫 자작곡인 <내 손을 잡아>로 앙코르 스테이지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기세를 몰아 흔히 공연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을 때 진행하는 밴드 세션 소개까지 일사천리로. 이 곡이 원래 이렇게 텐션이 높은 곡이었나?


그리고 두 번째 앙코르 곡, <사랑을 믿어요>를 마지막으로 3시간 20분 가량의 '리얼 판타지'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마지막 곡은 사실 가사를 잘 모르는 곡이었지만 어떻게든 따라부르게 되더군요. 아이유의 무대가 끝나고 커튼이 닫히고 나서도 한참동안 스테이지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현실로 돌아갈 시간이다...



- 길어야 2시간 반 정도를 예상했던 공연 시간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중간에 게스트 무대가 있었다는 것을 감안해도 혼자서 3시간이 넘는 공연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아이유의 저력이 대단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심지어 이런 공연을 매주 주말마다 한 달 넘게! 중간중간 AR의 도움을 받은 부분도 있었지만 혼자서 무려 24곡이나 소화한 것을 보고 셋리스트를 작성하면서 뒤늦게 경악했습니다. 이게 사람이야 아이유야...



- 기대와 약간의 우려를 품고 들어간 공연장이었지만 실제 공연을 접했을 때는 공연의 주제대로 '리얼 판타지'를 접했습니다. 공연 내내 입꼬리가 스멀스멀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 나이 스물 다섯에 벌써 아빠미소라니...


첫 공연이라 구성 면에서 다소 미숙한 부분도 보였지만 그 미숙함을 충분히 메우고도 넘칠 만큼 아이유는 많은 것을 준비했고 또한 그것을 모두 전해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열정을 엿볼 수 있었기에 이번 공연은 감히 최고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한 달 동안 라면 퍼먹은 보람이 있었습니다!!!


공연 홍보영상에서 평소에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아이유의 예고는 결과적으로 모두 사실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수천 명의 관중을 휘어잡고 스테이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는 이전까지 알고 있었던 마냥 여리고 귀엽기만 한 여고생 소녀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아이유의 여러 면모를 새롭게 보게 되었지만 최고의 발견은 역시 이 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첫 단독공연부터 이 정도인데 다음 공연 때에는 얼마나 발전했을지 벌써부터 기대를 갖게 하는 부분입니다.


스무 살 소녀 디바의 첫 공연은 그렇게 강렬한 인상과 함께 여운을 남겼습니다. 다음 공연은 언제이려나...

그리고 정 모 씨의 아이유앓이는 한층 더 심각해졌습니다. 지은아!!!

다음 번 공연에는 포토 타임 있다고 귀띔이라도 좀 해줘요 이지은 씨... ;ㅁ;



- 여담. 예매처인 인터파크에 공연 후기를 작성했더니...



이런 걸 주더군요.


아이유가 직접 준 건 아니지만 아이유 공연 덕분에 얻게 된 티켓이니 아이유가 준 선물로 봐도 무방하리라 보고... <

지은 씨, 사랑합니다! <<



Posted by Litz Bla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