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zing terr.2010. 12. 29. 15:59

#1.
사진을 취미로 시작한 지 7년만에 DSLR을 구입했습니다.



-  Konica Minolta DYNAX 7D + Minolta AF 24-85mm 1:3.5-4.5

미놀타의 이름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발매된 중급형 DSLR입니다. 제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미놀타 A200과 마찬가지로 2004년 하반기에 출시되어 미놀타가 카메라 사업을 포기하는 2006년 초에 미놀타의 다른 카메라들과 함께 단종되었습니다.
딱히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미놀타의 최후를 함께 한 카메라를 두 대나 가지게 되었습니다. A200과 7D 말이죠.

미놀타의 AF SLR은 발매지역에 따라 이름이 다른데 일본에서는 알파(α; Alpha), 미국에서는 맥섬(MAXXUM), 그 외 지역에서는 다이낙스(DYNAX)라는 이름으로 발매했습니다. 종주국이 일본이다보니 셋 중 대표이름은 사실상 알파이고 추후에 미놀타 카메라 사업부가 소니에 인수될 때도 소니 DSLR에게 알파라는 이름을 물려주게 되었습니다.


꽤 오래전에 단종된 기기이기에 신품은 구할 수 없었고 비교적 깨끗한 상태의 중고를 구했습니다.
사진촬영 아르바이트로 번 돈과 비상금을 합쳐 구입했는데... 사진 찍어서 번 돈으로 카메라를 사니 뭔가 미묘합니다. -_-;




렌즈는 여러 모로 고민하다가 24-85mm를 물려주었습니다. 크롭바디에서는 36-127.5mm가 되어 광각단이 심히 부족해지는 문제가 있고 소니의 번들렌즈인 18-55mm SAM(일명 쌈번들)이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굳이 이 렌즈를 선택한 이유는 그저 미놀타 렌즈를 써보고 싶다는 고집 하나 때문입니다. -_-

...덧붙여 저 렌즈, 1993년 출시입니다. 아이유와 동갑입니다. [.........]


현재 희망하는 시스템으로는...
- 소니 30mm 1:2.8 MACRO SAM(일명 30마)
- 소니 16-105mm 1:3.5-5.6(일명 신번들) or 칼 짜이즈 16-80mm 1:3.5-4.5ZA(일명 칼번들)
- 미놀타 70-210mm 1:4(일명 김밥) or 소니 55-200mm 1:4-5.6 SAM(일명 오이쌈) 
- 미놀타 5600HSD or 소니 F58AM


.......언제쯤 가능할까요? OTL




7D의 출시가 꽤 오래된지라 성능은 최신 기종들에 비해 떨어지는 편입니다. 하지만 7D가 현존하는 어떤 DSLR도 버로우시킬 수 있는 강점이 있었으니, 바로 인터페이스입니다.

처음 보면 수많은 버튼과 다이얼에 압도되어 복잡하고 조잡하다는 인상을 받기 쉽지만 손에 익숙해지면 그 어떤 카메라보다도 조작이 편리합니다. 뷰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모든 조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미놀타의 설계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녀석입니다. 그리고 바디와 최고의 싱크로를 자랑하는 것으로 유명한 7D의 세로그립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입니다.




A200과 함께 쓰던 가방은 7D를 담기에는 택도 없이(...) 작아서 가방을 새로 샀습니다. 이것도 중고입니다. [......]
크럼플러의 6 밀리언 달러 홈(six million dollar home). 6백만 달러 집이라는 요상한 이름을 달고 있습니다. 사진 계통 커뮤니티에서는 풀네임보다 '밀달'이라는 별명으로 더 자주 불립니다. 숫자는 가방 사이즈를 의미하는데 6이면 세 번째로 큰 사이즈입죠.

치킨텍스(chicken tex. 닭섬유-_-) 재질이라 겉보기보다 튼튼하고 방수까지 된다는데... 일단 써봐야 판단이 설 듯 합니다. -_-




현재 보유중인 미놀타 카메라들. 좌측부터 X-370, 다이낙스 7D, 디미지 A200입니다.




저에게 카메라를 가르쳐 준 선생님이 있습니다. 그 선생님이 골수 미놀타 유저였기에 제가 지금 미놀타를 좋아하는 것도 그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선생님이 사용했던 카메라가 7D였기에 오래전부터 7D는 마음 한 구석에 동경하는 카메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7D를 써보겠다고...

그러던 사이에 그 선생님과 연락이 끊기게 되고 미놀타도 더이상 카메라를 만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사이 저는 첫 DSLR로 니콘 D80에 눈독을 들였으나 구입하지 못하고 군 입대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군 전역 후 1년이 거의 지난 현 시점,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이 아니면 더이상 7D를 손에 넣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예감같은 것이 들었고 얼마 후 7D를 중고로 구입하게 됩니다.
7D가 처음 발매될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고 가격이 저렴해진 것도 영향이 있었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미놀타가 카메라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점차 수리용 예비부품이 부족해지는 실태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가진 7D도 언젠가는 부품부족으로 수리를 받지 못하는 때가 올 겁니다. 하지만 그 전까진 계속 제 손에 들려져 있을겁니다.




그리고 저의 첫 카메라인 소니 U20. 생긴 것과는 달리 8년차가 다 되어가는 노장입니다.

정작 사진은 제대로 찍지도 않고 기계 욕심만 낸다지만 동경하던 카메라를 손에 넣은 감회는 어떤 신제품보다도 특별한 느낌입니다. 미놀타의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일컬어지는 녀석답게 녀석의 마지막 순간까지 아껴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카메라 4대를 보시면 짐작이 가시겠지만 네 녀석 모두 용도가 다릅니다. 지금도 그랬지만 상황에 따라 렌즈를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를 교체하는 운영이 계속 될 듯 합니다. -_-;




#2.
얼마 전에 신청한 체크카드를 오늘 발급받았습니다.
제 트위터를 보셨던 분들이라면 어떤 카드인지는 대충 보셨을테고... 그 인증샷 올라갑니다.




......이 형용할 수 없는 위엄은........
카드에 펄 코팅이 되어있어서 사진으로 볼 때는 입자가 거칠지만 실물로 볼 때는 의외로 깔끔한 사진이라 실물이 한층 더 강렬합니다. 과연 당초 목적대로 계산대 근무자를 몇 명이나 근무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을지(...) 기대를 걸어봅니다.




#3.

이전 포스트[링크]에서 잠시 언급했었던 아이유 팬미팅 응모권 결과가 나왔습니다.







망했슴다.



........확률이 0.5%에 남짓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탈락 확정이니 허탈감이 밀려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지은아 보고싶다... ;ㅁ;

Posted by Litz Bla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