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sure booth2010. 9. 16. 14:25
대략 8월 경, 한국에 그 분이 오신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그리고 9월 13일, 그 분은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내셨습니다.

그 분의 이름은 사스케. 2010년 1월 경, 일본에서 차크라 공중회전(チャクラ宙返り)이라는 이름으로 일본 맥도날드에 출현하여 열도를 충격과 공포에 빠뜨린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8개월 뒤인 2010년 9월 13일, 사스케 플립백(Sasuke Flip Back)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한반도를 점령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에서는 경의를 담아 이 분의 이름을 '사스케에(サスケェ)'라 부르고 한국에서도 화장실에서 고뇌하는 듯한 포즈에 감명을 받아 몇몇 신도들이 '싸스케'라는 이름으로 부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조악하다는 말로는 모자라는 괴악한 품질의 피규어가 어째서 아무데나 두어도 어울리는 궁극의 피규어로 추앙받는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쪽팔림을 무릅쓰고 해피밀 세트를 털었습니다. 아래에 그 결과물을 공개합니다.




지극히 저렴한 패키지. 무언가가 머리를 내밀고 있습니다.




포장을 뜯으니 무언가가 늘어난 것 같지만 신경쓰면 지는 겁니다.




무심한 듯 시크한 표정에 빠져듭니다.




증식스캔을 시작합니다.




스캔 결과 무언가가 더 늘어났습니다.







이쯤 되면 무섭습니다.




5호전차 판터가 영 좋지 않은 곳을 노리고 있습니다.




결론은 응징. 지나가던 T34/85까지 봉변을 당합니다.




가벼운 몸풀기. 뒤집어도 전혀 흐트러짐이 없는 쓸데없이 놀라운 균형감각을 자랑합니다.




컨테이너에서 무언가가 내리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트럭 점령.




한국에서는 사스케가 트럭을 탑니다.




소련에서는 트럭이 사스케를 탑니다. [주 : 러시아어 문법을 사용한 러시아식 유머(Russian Reversal)입니다.]




소련에서는 사스케가 트럭을 탑니다...? 이런 경우에는 뭐라고 설명해야 합니까.




......솔직히 이것까지 가능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떤 피규어로도 구현할 수 없는 궁극의 균형에 경악했습니다.




평범한 책상입니다. 필통이 이상하게 생긴 것 같지만 신경쓰면 지는 겁니다.




드릴로 우주를 정복한 남자에게도 인술을 수련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시퍼런 놈이 농땡이를 부리는 것 같지만 사스케님은 신경쓰지 않는 듯 합니다.




누군가가 시크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지만 신경쓰지 않습니다.




돌대포 대신 사스케를 깔고 앉은 투석기 아가씨. 부제는 <초 고퀄리티 피규어와 초 저퀄리티 피규어의 조화>입니다.




스테이지에 무언가가 난입한 것 같지만 신경쓰면 지는 겁니다.




스핏파이어의 표정에서 두려움과 공포가 느껴집니다. 단지 사스케를 두었을 뿐인데...




마땅한 비행체가 없자 칼을 타고 비행하시는 사스케님.




위엄이 넘칩니다.




AM복서에 탑승한 사스케. 이름하야 사스케 복서.




웬지 <두둥>이라는 효과음을 써줘야 할 것 같습니다.




묘하게 생긴 사스케입니다. 나루토의 천적이죠.




지극히 평범한 모니터입니다.




한결같이 개떡같은 품질입니다.




2층사탑.




강화 2층사탑. 3층사탑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들지만 참아야 합니다.




사스케류 철의 장막. 그 무엇으로도 뚫을 수 없을 것 같은 포스를 풍깁니다.




뭐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위엄.



그동안 프라모델, 피규어, 전자기기 등 여러 소품을 촬영해봤지만 이번처럼 뿜으면서 사진을 촬영한 기억은 없었습니다.

괴이한 자세와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시크한 표정, 그리고 조악한 마감 품질까지.

무엇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지만 그 존재감 하나는 어떤 피규어로도 따라올 수 없는 엄청난 것으로 어디에 두어도 공간에 녹아들어 결국에는 공간을 지배하는 궁극의 친화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떤 심각한 소재라도 이 녀석이 들어가면 개그가 됩니다.


결론은... 등신같지만 멋있습니다. 괜히 전설이 된 것이 아닙니다.

진심으로 개발자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Posted by Litz Bla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