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pad2012. 11. 4. 22:31


레이싱 미쿠 2011 푸치 리뷰 이후 첫 리뷰인데 이번에도 레이싱 미쿠입니다. 이쯤 되면 훌륭한 호갱 인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년 넨도로이드, 푸치, 스테츄로 발매되던 레이싱 미쿠 시리즈는 2011년 시즌의 우승기념판 피그마를 기점으로 2012년 시즌부터는 아예 피그마도 연례행사 시리즈에 편입되면서 레이싱 미쿠는 매년 새로운 모습으로 넨도로이드, 푸치, 피그마, 스테츄로 꾸준히 생산되는 훌륭한 소스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만큼 꼬박꼬박 스폰서 비용을 뜯어냅니다.


굿스마일 레이싱이 굿스마일 컴퍼니의 자회사이다보니 자회사의 마스코트를 밀어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하츠네 미쿠, 그 중에서도 특히 레이싱 미쿠가 굿스마일로부터 받는 푸쉬는 각별합니다. 미쿠는 굿스마일 레이싱의 상징이자 굿스마일 컴퍼니의 밥줄이기도 하니까요.


이전까지의 레이싱 미쿠 시리즈 리뷰와 마찬가지로 이번 리뷰에서도 굿스마일 레이싱과 슈퍼GT의 이야기를 조금 곁들일 생각입니다. 슈퍼GT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과 개요는 피그마 레이싱 미쿠 2011 버전의 리뷰에 어느정도 정리를 해두었으니 이 쪽을 참고하시면 이번 리뷰에서의 슈퍼GT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덤으로 전작이라 할 수 있는 2011 버전 넨도로이드의 리뷰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리뷰/피규어] figma No.SP-036 - 레이싱 미쿠 2011 첫 우승 기념 ver.

[리뷰/피규어] 넨도로이드 No.172 - 레이싱 미쿠 2011ver.


2011 시즌 시리즈 챔피언의 영광을 등에 업고 등장한 2012년의 레이싱 미쿠, 그 첫 번째 주자인 넨도로이드 레이싱 미쿠 2012 버전을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넨도로이드 No.239 - 레이싱 미쿠 2012ver. (レーシングミク2012ver.)


패키지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가로방향으로 커진 상자를 사용합니다. 굿스마일 컴퍼니 엠블렘 대신 굿스마일 레이싱의 엠블렘이 들어간 것도 여전합니다. 그 대신 패키지의 디자인은 넨도로이드 공통 레이아웃인 격자눈금이 아닌 체커 플래그의 패턴을 이용하였습니다. 이 쪽이 '레이싱'이라는 이름에는 훨씬 더 잘 어울리네요.


그건 그렇고... 항상 그렇지만 카메라 설정을 똑같이 두고 촬영하는데도 패키지 사진은 유독 노출이 개판이 되더군요. -_-





뒷면 사진. 항상 그렇듯이 큼직한 샘플사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덤으로 제가 구입한 해외스폰서 A 코스는 위 사진의 넨도로이드 패키지 외에 스폰서 카드, 카드 홀더, 클리어 파일, 메탈 키 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굿스마일 레이싱 스티커는 덤입니다. 가격은 이렇게 8000엔, 해외배송료 1500엔을 포함하면 구입가는 9500엔×구입 당시의 환율이 됩니다.


택배상자 안에 송장(invoice)이 들어있는데 이 송장에는 각 품목의 가격이 적혀있습니다.


- FigureToy : JPY 6000

- Key Ring : JPY 1500

- Clear File : JPY 500


......넨도로이드는 스폰서 비용과 스폰서 카드 세트가 붙어서 가격이 저 모양이라고 쳐도 나머지 두 품목의 가격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네요. 특히 저 1500엔짜리 쇳조각...-_-





스폰서 패키지를 제외한 넨도로이드만의 구성품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넨도로이드 본체

- 스탠드(가동암, 하판)

- 파라솔 2개(접은 형태, 펼친 형태)

- 자동차+습식데칼

- 우승 트로피

- 교환용 팔×6(왼팔×2, 오른팔×4)

- 교환용 다리×1(왼다리×1)

- 교환용 표정파츠×1


교환용 팔다리와 우승 트로피 추가를 제외하고는 전작과 소품 구성이 똑같습니다. 레이싱 미쿠의 특징 아닌 특징으로 표정 파츠가 둘밖에 없는 것도 여전합니다. 개그 표정 하나 넣어주는게 그렇게 힘든가...


이쯤 되면 클래식인지 사보타주인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풍부한 소품으로 이끌어내는 다양한 연출이 넨도로이드의 강점 중 하나인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구성은 적어도 전작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소체는 달라졌지만 소품은 어찌되었건 우려먹기이니까요.


팔의 구성이 독특한데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상박과 하박이 별개의 파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교환용 파츠로는 상박은 1세트만 제공되고 나머지 연출은 하박 파츠를 조합하여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리뷰 본편으로 들어가기 전에 올해의 레이싱 미쿠에 대한 짤막한 소개. 일러스트의 출처는 굿스마일 레이싱 공식 응원 사이트[링크]입니다.


레이싱 미쿠는 2008~2009년 시즌의 경우 미쿠의 일러스트레이터인 KEI 씨의 원안을 거의 그대로 가져갔지만 2009년 시즌 이후부터 등장하는 레이싱 미쿠는 매 시즌마다 담당 일러스트레이터가 바뀌어 시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게 됩니다.

2010년 시즌에는 redjuice 씨, 2011년 시즌에는 나카무라 유이치 씨가 일러스트를 담당했고 2012년의 4대 레이싱 미쿠는 GAN 씨가 일러스트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의 레이싱 미쿠들이 상대적으로 성숙한 이미지였다면 올해의 레이싱 미쿠는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입니다. 어려보이는 얼굴과는 반대로 노출은 대폭 늘어났지만요. -_-


캐릭터 디자인은 GAN 씨가 맡았지만 의상 디자인은 미쿠 어펜드의 디자이너이자 피그마 시리즈의 디렉터인 아사이 마사키 씨가 담당했습니다. 의상 디자인 담당을 따로 분리한 이유는 전작인 2011 버전이 일러스트 면에서는 호평을 받았으나 피규어나 실제 의상*1을 만들기가 상당히 힘들었기 때문에 피규어와 의상 제작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피규어 조형사인 아사이 씨에게 의상 디자인을 의뢰한 것입니다.


[*1 굿스마일 레이싱의 레이스퀸은 레이싱 미쿠의 의상과 동일한 디자인의 의상을 입습니다. 다만 2D 일러스트 의상을 실물로 완벽하게 구현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디테일 생략은 있습니다.]





정면사진. 일러스트에서의 익살스러운 얼굴이 기본 표정으로 포함되었습니다. 머리카락의 색상이 다른 미쿠들과 비교하면 옅은 편이고 의상도 흰색 중심이라 전반적인 느낌은 전작인 2011 버전보다 조금 더 화사해졌습니다. 그리고 머리카락이 해가 갈수록 풍성해져서 사진 촬영이 가면 갈수록 힘들어진다는 점도...-_-





측면사진. 이전까지의 미쿠들과 마찬가지로 그라데이션 도장으로 처리된 ABS 소재의 트윈테일을 달고 있지만 2012 버전의 경우 그라데이션의 농도 차이가 그리 크지 않고 머리카락 끝부분의 반투명 느낌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2011 버전의 원화 일러스트와는 달리 2012 버전의 원화에서는 머리카락의 투명 처리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넨도로이드에서도 이 부분을 반영한 것 같습니다.





후면사진. 디테일에 대한 설명은 조금 뒤에서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면 클로즈업. 일러스트 특유의 익살스럽고 발랄한 느낌이 잘 반영된 얼굴입니다.


넨도로이드 시리즈는 눈코입의 포맷이 어느정도 정해진 편이라 표정파츠만으로는 캐릭터의 구현이 상당히 어려운 축에 속합니다. 특히 '귀여움'을 중점으로 조형되기 때문에 2011 버전처럼 성숙한 얼굴은 넨도로이드로 구현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2012 버전은 원화 단계부터 귀여운 이미지를 부여했기 때문에 특별한 어레인지 없이도 원화 특유의 느낌을 살리고 있습니다.





머리에는 작은 티아라(tiara; 머리에 얹는 왕관 형태의 장식. 모 왕따돌과는 관련없습니다.)가 얹혀져 있는데 분리는 불가능합니다. 2012 버전의 일러스트를 처음 봤을 때는 상당히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었는데 실제 제품화가 되고 보니 의외로 괜찮은 디자인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인컴의 디자인이 독특하게 바뀌었습니다. 마이크가 생략된 것은 물론이고 인컴과 머리장식이 아예 일체화되었습니다.





여태까지의 미쿠들은 뒤통수의 꽁지를 두 가닥 혹은 생략하는 조형을 사용했는데 2012 버전은 특이하게 네 가닥으로 조형했습니다. 특별하지는 않지만 의외의 디자인 포인트입니다.   


머리카락의 조인트는 이전의 미쿠들과 동일한 형태입니다. 미쿠 어펜드만 일러스트의 구현 문제로 관절용 조인트를 사용했었는데 레이싱 미쿠 시리즈는 특별히 구현해야 할 포즈는 없다보니 평범한 조인트를 채택한 것일지도요.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트윈테일과 머리장식 간의 간섭이 상당해서 머리카락을 넓게 펼치는 것은 쉽지만 좁게 정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피그마 레이싱 미쿠 2011 버전과 마찬가지로 공간 점유가 상당한 편입니다.





의상의 디테일이 의외로 꽤 높습니다. 원화의 복잡한 디자인을 적절하게 단순화하여 구현했는데 단순화를 거치고도 몰드와 돌출 구조물이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단순히 프린팅으로 구현할 수 있는 부분도 일일이 몰드를 만들어 도장을 덧댄 조형팀의 집념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 도색이 튄 곳이 곳곳에 보인다는 거죠. 당장 이 사진에서만 봐도 왼발의 검은 점이라거나...





전체적으로 세밀한 디테일이 많은 의상이지만 그 중에서도 의외다 싶은 부분은 작은 넥타이입니다. 별도의 조형으로 구성된 것은 물론이고 넥타이 아래에 데칼링까지 되어있어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작년의 디자인에서 좋은 포인트였던 왼팔의 01 넘버링은 올해에는 아예 생략되었습니다.





뒷면의 스탠드 고정핀을 꽂는 구멍을 아예 의상 디테일의 일부로 만들었습니다. 스탠드를 제거했을 때 등에 별도의 구멍이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 좋은 디자인 포인트입니다. 얼핏 보고 지나치기 쉬운 꼬리뼈 부근의 둥근 구조물을 입체적으로 조형해둔 것도 좋은 포인트입니다. 참고로 스커트 오른쪽 골반 부근의 청록색 점은 도색불량입니다. -_-





팬ㅌ.. 아니 바지는 원화 일러스트의 것과 마찬가지로 매우 짧은 핫팬츠입니다. 최근의 걸그룹 의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형태입죠. 사실 넨도로이드의 조형 특성상 핫팬츠나 팬티나 거기서 거기로 보이긴 합니다. -_-


덧붙여 스커트의 형상이 골반을 완전히 감싸기 때문에 2011 버전과 마찬가지로 허리의 가동은 불가능합니다. 연출의 폭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살짝 아쉬운 부분입니다.





몸통 전체를 둘러싸는 반투명 느낌의 레오타드는 넨도로이드에서는 옅은 회색 도장으로 구현되었습니다. 아마 곧 발매될 피그마 레이싱 미쿠에서도 비슷한 처리가 될 것 같네요. 사진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배꼽도 상당히 귀엽게 조형되어 있습니다.


스커트의 앞부분은 반투명으로 처리되어 있지만 투명도는 상당히 떨어져 속이 거의 비치지 않습니다. 2011 버전의 스커트는 상당히 투명도가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귀여움이 중점인 넨도로이드 라인업 특성상 선정성을 줄이기 위해 일부러 저렇게 만든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여담으로 저 스커트를 볼 때마다 [ㅇ▽ㅇ] 이 이모티콘이 연상됩니다. -_-;

 




귀여운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상향된(...) 슴가는 이제 레이싱 미쿠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로 정착한 듯 싶습니다. 누가 미쿠를 빈유라고 했나!





표정파츠의 교체 과정이 다른 미쿠들과는 사뭇 다릅니다. 보통 헤드셋 또는 인컴을 분리해야 표정파츠 교체가 가능한 다른 미쿠들과는 달리 인컴은 앞머리에 고정되어 있어 별도로 분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는 앞에 서술했다시피 인컴과 머리장식이 일체형이라 트윈테일을 분리해야 표정파츠 교체가 가능합니다. 이봐요 아사이 씨, 피규어화하기 편리한 디자인이라며?





그리하여 표정파츠를 교체한 모습. 이 쪽 표정파츠도 귀엽게 잘 나왔습니다. 공통 조형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이 표정파츠는 다른 넨도로이드의 것보다 조금 더 동글동글해보이는 편입니다.





레이싱 미쿠 2012 버전은 눈동자의 형태와 색상이 상당히 독특합니다. 하지만 넨도로이드에서는 공통 포맷을 기준으로 만들다보니 2012 버전 특유의 독특한 눈동자를 살리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눈동자 윗부분을 조금만 더 마젠타 컬러로 만들었으면 상당히 개성있는 얼굴이 되었을텐데 말이죠.





앞에서 빠뜨린 설명. 트윈테일은 두 파츠로 분리되어 있어 별도의 조인트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 트윈테일의 뒷부분을 넓게 전개할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는 양쪽 트윈테일 모두 뒷쪽 파츠를 오른쪽으로 펼친 상태입니다.


기본 조형도 풍성하지만 이 전개 기믹을 사용하면 한층 더 자연스럽고 풍성한 머리카락을 만들 수 있어 동적인 연출에서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트윈테일의 끝부분을 움직이는 기믹은 넨도로이드 HMO 미쿠에서도 선보인 적이 있지만 이처럼 부피감을 늘리는 기믹은 미쿠 중에서는 처음이지 싶네요.





여기서부터는 소품 소개. 우선 첫 번째는 레이스퀸의 상징 아이템, 파라솔입니다. 그 중에서도 접은 형태.





파라솔 자체는 2011 버전에 들어있던 것과 동일하며 파라솔을 쥐는 오른손이 부속되어 있습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전작과는 달리 파라솔 전용 오른손임에도 파라솔이 거의 고정되지 않아 파라솔이 굉장히 잘 빠집니다. 제 것만 이런 것인지 조형불량인지는 알 길이 없네요.





이번에는 펼친 파라솔. 왼쪽의 4번 파라솔은 2011 버전, 오른쪽의 0번 파라솔은 2012 버전의 것입니다.

2012 버전의 파라솔에는 <GSR&Studie with TeamUKYO> 엠블렘과 미쿠 이미지가 빠져있는데 이 그림은 자동차용 습식데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실루엣 위주의 이전 그림과는 달리 완전한 컬러 그림이라 데칼로 구현한 것인지... 아무튼 데칼 생략인 제 리뷰에서는 휑한 청록색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덧붙여 '0번'은 슈퍼GT의 전년도 시리즈 챔피언을 상징하는 번호입니다. 2011 시즌의 시리즈 챔피언만이 사용할 수 있는 챔피언의 특권이죠. 사이버 포뮬러 시리즈를 보셨다면 '1번'의 의미를 아실텐데 그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파라솔의 구조 자체는 2011 버전과 2012 버전이 동일합니다. 즉, 우려먹기입니다. -_-





미쿠에게 파라솔을 쥐어줬습니다. 파라솔은 2011 버전과 마찬가지로 파라솔 전용 오른손이 들어있어 어렵지 않게 쥐어줄 수 있습니다. 덧붙여 상완과 하완이 분리된 팔 구조 덕분에 손목이 고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즈의 자유도가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상완과 하완이 분리된 팔은 HMO 미쿠나 눈놀이 유키미쿠처럼 무버블 소체를 사용하는 넨도로이드에서 볼 수 있는 구조인데 무버블 소체에 적용된 팔은 상완과 하완의 고정이 상당히 약해서 종종 빠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2 버전의 팔은 상당히 튼튼하게 결합되어 일체형 팔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지지강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승 트로피. 공식 샘플에서는 없었던 물건인데 2차전 후지 스피드웨이에서의 우승이 확정된 이후 추가된 아이템인 듯 합니다. 트로피 모양이 상당히 무성의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는데 실물이 저렇게 생겼습니다. -_-


작년 시즌에 3개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2011 시즌 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에는 단 하나의 우승 트로피만 가져갈 수 있었는데... 올해의 성적과 관련된 이야기는 조금 뒤에서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소품, 자동차입니다. 베이스가 되는 머신은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BMW Z4 GT3입니다.





이것이 2012 시즌의 '미쿠 Z4', BMW Z4 GT3입니다. 머신의 공식명칭은 <GSR 하츠네 미쿠 BMW(GSR初音ミクBMW)>. 사진 출처는 일본 위키피디아[링크]입니다.


굿스마일 레이싱은 2012 시즌에 두 대의 머신으로 참전했습니다. 그 중 위의 사진은 0호차로 2011년형 신차를 구입하여 투입했습니다. 전년도 챔피언이었던 4호차는 원래 2011 시즌이 끝난 후 매각될 예정이었으나 시리즈 챔피언을 잡수시는 기염을 토하면서 굿스마일 레이싱이 매입, 2011년 버전으로 개수되어 4호차로 투입되었습니다. 4호차의 도장은 레이싱 미쿠로 꾸며진 0호차와는 달리 3DS용 게임 소프트인 <프로젝트 미라이>에 등장하는 넨도로이드 스타일의 보컬로이드들로 꾸며졌습니다.


Z4의 GT3 계열 최초 우승에 힘입어 2012 시즌부터는 BMW에서 직접 운영하는 <BMW Customer Racing>의 기술지원을 받게 되었으며 팀의 메인인 0호차는 4차전부터 2012년 사양으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문제는 굿스마일 레이싱과 BMW가 손을 잡고 기세등등하게 시작한 2012년 시즌의 성적이 영 신통치 않았다는 것인데...


2012년 시즌부터 슈퍼GT GT300 클래스의 머신 규정이 바뀌었는데 새로 바뀐 규정이 굿스마일 레이싱에게는 악재로, 다른 팀에게는 호재로 작용하는 대참사가 벌어졌습니다. 2012년 시즌부터는 GT300 클래스에 FIA GT의 규정이 상당수 도입되었는데 문제는 이 규정에 GT1 클래스의 절대강자였던 Z4의 웨이트 패널티, 즉 강제적인 중량 증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록 GT3 사양이지만 어찌되었건 Z4인 미쿠 Z4도 이 규정을 피해갈 수는 없었죠.


반면 포르쉐 911 GT3 R, 애스턴 마틴 Vantage GT3, 아우디 R8 LMS 등 다른 브랜드의 강력한 머신들이 리스트릭터*2 없이 도입되면서 머신에서 우세를 보였던 2011 시즌과는 달리 2012 시즌에서는 되려 다른 팀보다 머신의 성능이 더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직선 코스의 절대강자였던 작년과는 달리 직선에서도 커브에서도 추월당하기 일쑤인 호구로 전락하고 말았죠.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굿스마일 레이싱은 드라이버의 기량과 팀의 작전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2 리스트릭터(restrictor) : 엔진의 흡기량을 제한하는 장치로 레이싱카의 성능을 제한하기 위해 적용됩니다. 자동차와 엔진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알고 계시겠지만 흡기량이 늘어날수록 엔진의 출력이 높아집니다. 즉, 리스트릭터가 빠졌다는 것은 엔진의 출력이 높아져서 더 빠른 속력으로 달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굿스마일 레이싱의 올해 결과는 뒤에서 조금 더 이야기하기로 하고 다시 리뷰 본문으로 복귀.

자동차용 습식데칼은 0호차 사양의 것만 포함되어 있으며 데칼의 분량도 전년도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그 대신 부착 시의 실수를 고려해서 두 세트가 들어있습니다. 하단의 4장은 앞에서 언급했던 파라솔용 데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폰서 데칼이 푸짐하게 들어있던 2010 버전[링크]의 데칼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지라 해가 지날수록 줄어드는 데칼을 보니 조금 씁쓸하네요. 안 그래도 소품 우려먹기 하면서...-_-

 




뒷면. 2011 버전과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휠과 페달은 없습니다.





2012 시즌에도 4호차를 맡은 2011 버전과의 비교. 오른쪽이 0호차인 2012 버전입니다. 전체적인 조형은 전작과 동일하고 리어 스포일러 등 일부의 도장만 다릅니다. 사진 상에서는 2012 버전이 약간 누렇게 보이는데 사진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 2012 버전이 조금 더 누렇습니다. -_-





외형이 동일한 대신 미쿠가 탑승하는 실내의 조형이 약간 바뀌었는데 이 덕분에 탑승 자체가 힘들었던 2011 버전의 자동차와는 달리 스탠드 없이도 안정적으로 미쿠를 자동차에 태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미쿠가 직접 운전하는 듯한 연출을 만들 수 있었던 2010 버전과 비교하면 아쉽지만 그래도 스탠드 없이 미쿠를 태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발전이라면 발전입니다.





"이봐 아저씨, 남의 차에서 뭐하는 짓이야!" / "역시 담배는 식후땡이지. 캬~"


표정파츠 호환성을 설명한답시고 개그컷을 연출해주시는 레이싱 미쿠. 인컴이 앞머리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2011 버전과는 달리 인컴에 의한 호환성 문제는 없습니다. 그건 그렇고... 저 해골은 아무리 생각해도 명품입니다. -_-





"거기 호갱ㄴ.. 아니 오빠! 여기 좀 봐요♡" / "이건 사기야..."


단지 표정파츠만 바뀌었을 뿐인데 좌절포즈에서 청순포즈로 바뀌는 넨도로이드 매직.





여기서부터는 레이싱 미쿠의 자태를 감상하도록 합시다. 시작은 오피셜 포즈 그 첫 번째.

원래 경례는 오른손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귀여우니까 봐줍시다. 옙.








오피셜 포즈 그 두 번째. 트윈테일에 추가된 머리카락 전개 기믹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포즈가 아닐까 합니다.























상박과 하박이 따로 움직이는 덕분에 경례손으로 위와 같은 포즈를 만드는 등 포징의 자유도가 매우 높아졌습니다. 추후에 생산되는 다른 넨도로이드에도 이 기믹이 적용될 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유용한 기믹임은 분명합니다.














무게중심만 적절히 맞춰주면 위의 사진처럼 머리카락을 날리는 연출로도 균형을 잃지 않습니다. 전작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














제 리뷰의 넨도로이드 레이싱 미쿠라면 항상 거쳐가는 그 자세. 올해도 날려봤습니다.








넨도로이드 레이싱 미쿠들. 원화의 일러스트레이터가 모두 다른만큼 저마다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레이싱 미쿠 총집합. 여기에 피그마 레이싱 미쿠 2012 버전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증식의 끝을 모르는 넨도로이드 미쿠 분대. 이제는 두 줄로도 한 화면에 정렬이 되지 않네요. -_-


1열 : 33. 미쿠 / 194. 미쿠 어펜드 / 97. 유키미쿠

2열 : 150. 눈놀이 유키미쿠 / 172. 레이싱 미쿠 2011 / 109. 레이싱 미쿠 2010 / 129. HMO 미쿠

3열 : 212. 주간 미쿠 / 239. 레이싱 미쿠 2012 / 207. 코트 유키미쿠


여기에서 사쿠라 미쿠가 추가될 예정입니다. 다른 캐릭터는 건드리지 않고 미쿠 한우물만 파는데도 허리가 휠 지경입니다.





1년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게요!


▶ 장점

- 여러 모로 신경 쓴 흔적이 보이는 꼼꼼한 디테일

- 효과적인 기믹 배치로 더 쉽고 효과적인 연출 가능


▶ 단점

- 사골 우리듯 우려낸 소품 주작이 운다. 킈에에에엥!

- 호갱님을 위해 특별 코스 8000엔에 모십니다.



공식 샘플사진을 봤을 때는 그리 탐탁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왜냐 하면 전작과 똑같은 소품 구성 때문에 신선함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지요. 거기에 2011 버전의 일러스트가 호평 일색이었던 것과는 달리 2012 버전의 일러스트는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 생겨 평가가 작년보다 좋지 않기도 했구요. 하지만 저는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올해의 레이싱 미쿠가 더 마음에 듭니다.


어찌되었건 매년 속는 심정으로 구매하고 뚜껑을 열어본 결과... 어라, 이거 의외로 물건입니다?!

작년의 레이싱 미쿠는 물론, 다른 넨도로이드들과 비교해도 디테일 면에서 확실히 우위에 있습니다. 원화 일러스트 자체에 정보량이 상당히 많은 편인데 빽빽한 의상 디테일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흔적이 곳곳에 보입니다. 단순히 도장 처리로 넘길 수 있는 부분도 몰드와 구조물로 처리하여 자그마한 몸체에 제법 오밀조밀하고 풍부한 디테일을 집어넣었습니다.


여기에 2012 버전 특유의 화사한 색감과 귀여운 형상이 더해져 2012 버전 레이싱 미쿠는 넨도로이드 중에서도 특별히 눈에 띄는 녀석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다른 넨도로이드들이 푸짐한 소품을 강점으로 내세웠다면 이 녀석은 소체 자체의 품질로 밀어붙입니다. 단순히 우려먹기라고 생각하기에는 소체의 품질이 눈에 띄게 높아져 잠시라도 의구심을 가졌던 것이 미안해질 정도이지요.


...다 좋은데 이왕이면 소품도 좀 새로 만들어주면 안 되겠니? 조형사 양반들이 소체 개발에 전력을 쏟아부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속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_-



앞에서 끝맺지 못한 슈퍼GT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갑니다.

머신의 열세를 안고 시작한 굿스마일 레이싱의 2012년 시즌은 2011년 이전의 암흑기만큼이나 눈물나는 분투를 보였습니다.

느린 머신 탓에 단순히 달리기만 해서는 이길 수 없었기에 타이어 무교환 작전*3같은 무리한 작전을 서슴치 않고 펼치는가 하면 4호차는 두 번의 충돌사고로 대파되어 머신의 잔해를 스폰서들에게 경매로 팔아 머신의 수리비를 조달하는 사태를 맞기도 했습니다. 올해 9월 경에 뜬금없이 레이싱 미쿠 2010/2011 버전의 넨도로이드와 피그마가 재판되었는데 아마 이것도 팀 운영비용 조달의 일환으로 생각됩니다.


매 경기 때마다 큰 리스크를 감수하는 작전 탓에 0호차는 3차전과 5차전에서 경기 도중 연료가 바닥나는 사태를 맞았습니다. 3차전에서는 2위를 달리다가 골인 반 바퀴를 남겨두고 연료 고갈로 12위로 추락, 5차전에서는 아예 리타이어*4를 당했습니다. 6차전도 타이어 무교환 작전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나머지 7차전과 8차전의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결국 시즌 최종 성적은 5위(우승 1회)에 머물게 되었고 4호차 쪽은 상황이 더 심각해서 최종 성적 22위의 하위권을 기록했습니다. 팀 순위는 두 대의 머신을 각각 산정하여 최종 4위/15위로 집계되었습니다.

머신의 압도적인 열세를 생각하면 최선을 다한 결과였지만 전년도 챔피언이라 보기에는 상당히 저조한 성적입니다. 팬의 입장에서는 머신의 상태를 보면 이해는 하지만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성적표입니다.


[*3 타이어 무교환 작전 : 타이어 교환 횟수를 줄여 타이어를 교환하기 위해 피트인하는 시간을 줄이는 작전입니다. FIA 규격 머신은 JAF 규격 머신에 비해 출력이 높아 타이어의 소모가 심한 편이라 주로 JAF 규격의 머신들이 사용하는 작전인데 굿스마일 레이싱은 미쿠 Z4가 FIA 규격임에도 불구하고 리스크를 감수하고 이 작전을 자주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작전은 A, B 드라이버 두 명 모두의 뛰어난 타이어 관리능력을 요구받게 됩니다.] 

[*4 리타이어(retire) : 사고, 고장 등의 문제로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2013년 시즌에는 새롭게 바뀐 규정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Z4를 준비해서 조금 더 나은 성적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덤으로 2013년 슈퍼GT부터는 한국의 영암 서킷에서도 한 경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미쿠 Z4가 달리는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한국에서 우승한다면 저같은 차덕후 겸 미쿠덕후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되겠죠. :)


Posted by Litz Blaze